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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한마디로 인해


BY 야옹이 2004-07-20

회사일이 바빠 지난 주부터 어제까지 거의 매일

회사에서 자다 시피 하는 남편이 안쓰러워

힘들어하는 마음을 잡아 주기 위해 조금 위로라도

받으라는 뜻에서 사랑한다는 메일도 띄우고

좋은 음악 선물도 보내고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도 보내주고

남편에게 자그마한 기쁨을 주고 싶어 나름대로 애를 썼습니다.

어제는 그래도 10시 조금 넘은 시간에 들어 온다면서

전화를 했어요.

항상 전화를 하면 "여보세요"란 말도 꺼내기 전에

"내가 다시 전화 할께."

 그것도 아니면 곧 폭발할 것 같은

감정을 한 껏 실어 "나 바뻐 전화 하지마."

이런 식이었는데

어제는 한껏 기분이 업된 목소리로 지금 종로 3가라면서

집에 들어가는 길에 뭐 먹고 싶은 것이 있냐면서

자상하게 이야기 하더군요.

평소 안하던 행동이라 적응이 되지않아 아무 것도

필요 없으니 조심해서 들어 오라고만 했어요.

40분 정도 지나니 한아름 빵을 사들고 들어와서는

당신 좋아하는 빵 사왔으니 먹으라 하더군요.

왠일인가 싶었는데 남편이 기분이 좋으니

저도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야심만만이란 프로를 보면서 남자가 내 여자 외에

다른 이성을 생각할 때에 대해 설문 조사 내용을

시청하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남편이 그러더군요.

외제 과자가 어떻고 초콜릿이 어떻고

이야기를 하길래 지금 이시간에 무슨

초콜릿 과자 이야기를 하냐고 되 물었더니

남편이 자기랑 같이 수영 강습 받는 처녀 하나가

그런 것을 취급하는 회사에 다닌다는 군요.

오늘도 수영 끝나고 같이 이야기 나누면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것이었어요.

조금 기분이 나빠 지더군요.

그러면서 농담을 했지요.

 "이거 큰일 났네 수영 강습 받는다는

핑계로 같이 지하철 타고 다니다가 정분 나겠다"고 했더니

우리 남편 말 그 처녀는 자기 취향이 아니라면서

"같이 수영 강습 받는 처녀보다 더 예쁘고 탱탱한 눈 돌아갈 아줌마라면 몰라도"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어요.

저 사실 그 순간 기분이 확 상하더군요.

이 사람이 전화 하면서 맛있는 것 사간다고 묻는 전화가

왠지 어느 한 여자로 인한 상큼한 기분 전환으로 인한

떡 고물이란 생각이 들면서...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당신이 어느 여자가 예쁘고 날씬하다고 느꼈으면

그냥 마음 속에만 담고 있지 절대 내 앞에서 그것도

그 여자랑 비교하는 말투로 나를 무시하는

어투로 이야기 하지 말라고 이야기 했어요.

내가 당신과 다른 남자를 그것도 신체적인 부분을 정확히 꼬집어

비교하면 당신 기분은 어떻겠냐

당신이 남의 여자 보고 군침 흘릴 때

나도 남의 남자 보면서 당신과 똑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언어 선택 잘해라

마음가면 몸도 가는 법이니 당신

아이들 생각해서 절대 아이들 가슴에

피멍 들이는 일은 없기 바라며 아이들이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를 바란다면

무책임한 행동과 즉흥적인 행동의

자제를 바라며

내가 무슨 일을 저질러도 내 마누라 만큼은

내 곁에 있을 거라는 착각은 없었으면 한다"고

단단히 못 박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네요.

남편에게 보인 제 행동이 너무 민감한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