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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기 좀 들어주시겠어요?


BY 에스더 2004-08-19

결혼 10년차 주부입니다.

중매로 만나 1년반을 연애하다 결혼했습니다. 교제 당시, 성격이 서로 맞지 않는것 같아 끝까지 도망다니다  죽겠다는 말에 '저 사람도 집에선 귀한 아들일텐데..내가 뭐 잘났다고..하느님께 벌받지..'하는 생각으로 결혼했습니다.

결혼식장에서...영화 졸업에 나오는 더스틴 호프만이 사랑하는 애인의 결혼식장에 나타나 신부를 납치해서 둘이 도망가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그정도로 마음이 안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결혼 후..

이제는 내 사람이 되었다는 체념과 함께 혈육하나 없는 낯선 울산..이라는 곳에 살게되었습니다.. 신랑은 원래 말이 없는 사람입니다. 혼자 뭐든 하길 좋아해서 지금도 가끔..저는 묻습니다..혼자살지 왜 결혼했냐고..

 

시댁은 결혼당시 1000만원을 보태주셨습니다. 1000만원은 대출받아 살면서 갚으라고 빚까지 해서 2000만원짜리 전세로 살았습니다.

저는 남편의 월급을 정말 절약해서 살았습니다. 3년동안 대출금과 원금을 착실히 갚아 나갔고 얼마의 여유금이 생기게 되자 집장만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IMF가 터졌고 남편은 실직해서 몇개월간 휴직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러저러한 고민을 하다 남편은 돈을 어디서 융통해서 학교버스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시댁은 워낙 가난해서 돈얘기는 엄두도 못냈고..남편은 우리 친정을 바라고 있는듯 했습니다.

남편은 지금 버스수입으로 2년 후면 장모님 꾼돈도 갚을 수 있을것 같다 했습니다.

 

어렵게 친정엄마에게 의논해서 4000만원을 꾸어 우리가 가지고 있던 돈과 합해 학교버스를 사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을 시작한지 몇달만에 또다시 우리는.. 학교들이 평준화가 되어 멀리서 학교버스를 이용해 통학하는 아이들이 갑자기 줄게 되었고..그로인해 프레미엄을 주고 산 학교버스는 버스차값만 받는(200만원)정도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일어난다고..저는 울산에선 더이상의 기대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정있는 서울로 이사를 하자고 했고 작년에 엄마의 도움으로 남편은 서울의 작은 회사에 취직해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울산에서의 삶은..

그동안 시댁어른들은 계속 돈을 요구했고 심지어 어머니는 배추를 사다 김치를 담아주시곤

김치값을 달라 하셨습니다. 시아버님이 그동안 우리보다 더 많은 수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선 주는대로 써버리고 없으면 꿔서라도 좋은걸 먹어야하는 성격이었습니다.

 

공무원아빠 밑에 빠듯한 살림을 하는 것을 보며 근검절약을 배워 온 저의 친정과는 아주 대조적인 생활이었습니다.

 

애기아빠 아래로 시동생이 셋이 있는데 두딸은 남편들을 잘 만나 집도 있고, 사는것이 넉넉한 편입니다. 막내 시동생은 없이 사는 동서를 만나 그래도 자신들의 생활은 근근히 이어나가는 형편입니다.

 

서울로 올라오자 집값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2000만원 있는 돈과 3000만원 대출을 받아 5000짜리 전세에 살면서 매달 대출이자 내기도 벅찹니다.

160월급 받아 세금내고 이자내고 보험금을 내고 나면..생활비는 20만원 안팎입니다.

 

거기다..작년에 서울로 이사와서야 갑상선 암이 제게 있다는 것이 밝혀져 수술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동안의 맘고생 몸고생..정말 결혼해서 공공근로며 정수기 세일즈까지..안해본일 없이 고생한것이 병으로 나타났나 봅니다.

 

병원에 다니며 해야하는 검사는 여러가지로 아직 많은데 마이너스 통장을 보며 빠듯한 생활때문에 먹어야 하는 약조차 제대로 사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시댁에 막내 시누이가 한달에 20만원씩 시댁으로 보내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일을 하시던 아버님께서는 이제는 일하기가 싫다며 일을 안하셔서 생활비가 없다는 것입니다. 어디가 아프신것도 아니고..이제 연세 66세 인데..

울산에 가지고 있는 작은집을 팔아 시골로 이사를 할 계획을 하신다며 ..

 

막내 시누이는 한달에 80만원은 있어야 생활하실꺼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며 자식 넷이 20만원씩 보내라고 통보해 왔습니다. 어떤 상의조차 없이..

 

정말 앞이 캄캄하고 너무 속이 상해서 남편에게..

한달 우리 생활내역을 꼼꼼이 적어 보여주었습니다. 없는 집에 보험은 꼭 들어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기에 남편이 실직할 때 도 밖에 나가 내가 벌어 보험료 만큼은 꼭 넣어왔는데..

남편은 이제 그 보험들을 모두 없애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20만원씩 보내야 겠다구요..

 

암보험..상해보험..우리생활에 필요한 보험들을 해약하고 나서 혹시라도 닥칠 위험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인지..

당장 암투병을 해야하는 당신의 와이프 생각은 왜 못하는 것인지..

 

저는 정말 속상하고..지금까지 참고 살아온 날들이 모두 허무하단 생각이 듭니다.

당장 3000만원 은행 대출에..엄마돈 4000만원은 남편은 안갚아도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 잠이 안오는데요..

 

여러분.....제가 못된 며느리 인가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이 되질 않아서 도움을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