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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속에 푸욱 빠져버린 나


BY 미친년 2004-08-25

저녁을 먹다가 늘 그래왔듯이 서로를 외면하며

밥을 먹는다.

그러다가 눈이 마주치면 둘다 짜증난 표정으로 외면.

대충 저녁 때우고 답답한 속을 풀 요량으로 바깥으로 산책.

아파트 불빛에 비쳐지는 다른 집들.

나처럼 사는 사람이 여기도 있을까?

늘 그랬지만, 오늘은 죽고 싶을 정도로 절망이라는 놈이

내 몸속 깊숙히 들어온다.

얼마전 큰 수술을 해야했을때 살아만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지금와선 오히려 다른 생각으로 하루종일을 보낸다.

언제쯤 이런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과연 그런 날이 오기나 하는 걸까?

예쁜 딸을 보니 더 힘들다. 그녀는 아는지 모르는지 더 예쁜 짓으로

내 옆에 있는데...

산다는 게 도대체 뭐길래 35살 먹은 날 이렇게 절망 구렁텅이로

몰아가는 걸까?

가슴속이 시려온다. 벌써 가을 바람이 불어온다.

이 가을은 언제 또 도망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