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털 나고 처음 해 보는 사랑...
드디어 내 나이 서른 세살에...사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혼자만 끙끙 앓는 상사병도 아니고 멀리서 속 끓이는 짝사랑도 아닌 함께 하는 사랑을
이제...저도 합니다.
사랑이란 것에 가슴 벅찬 상상을 하고 지냈던 내 나이 스무살 때...
펜팔하던 군인 아저씨께 강간을 당한 뒤...결벽증과 성 기피증으로 시달리면서 남자 손 한번 못 잡아보고...청년기를 보냈습니다.
(펜팔 하던 아저씨가 제 첫 사랑이었어요. 얼굴 한번 안 보고 이년 넘게 편지를 주고 받았는데 참 좋은 감정들을 주고 받았어요. 말년 휴가 때 만나자고 하더군요. 설레는 마음으로 나갔는데 왠지..제가 아는 그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하지만 별 대수롭지 않게..하지만, 그가 나를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서 그 짓을 할 때..뭔가 잘못 되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그가 아니라는 것을..편지는 다른 사람이 적었다는 것을...)
가슴으로는 사랑이 가능했지만 육체적으로는 전혀 시작할 수 없었고...
혼자하는 감정은 가능했지만 누군가와 함께 함께 하는 사랑이란 게 제게는 고문과도 같은 것이었답니다.
사랑하면 스킨쉽도 생긴다면서요. 사랑하는 사람과는 막 안고 싶고, 뽀뽀하고 싶다면서요..
저도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정말 그런 감정이 생기는 지 궁금...
이런 나를 모르시는 부모님들은 대학 졸업 후 바로 시집을 가게 하셨고, 남자 얼글 한번 보고(선 봤거든요) 일 주일만에 바로 갔습니다.
물론 첫날밤은 두 달이 훨씬 지난 날 했고, 당연히 신랑은 처녀가 아닌 것을 의심했지만
묻지는 않더군요. 반신반의 했겠지요. 참고로 저희 신랑은 천연 기념물입니다.
결혼한 지 팔년이 되어갑니다. 첫애가 8세, 둘째가 5세...
신기하시죠.. 남자에 대한 기피증이 있는 제가 우째 애기 낳고 살았냐고요.
하늘은 한번만 봐도 되더라구요. 팔년동안 살면서 남편과 잠자리 한거 손가락으로 셉니다.
남편도 많이 힘들어햇고, 저 또한 부부생활이 전혀 안될 정도로 힘겨워했습니다.
예전에 여명의눈동자라고 하는 드라마 있었잖아요.
거기 보면 채시라가 위안부 생활을 하는 거..그게 저의 모습이었어요.
결혼이라는 의무감..남편의 성욕을 주기적으로 풀어줘야 한다는 그런 책임감 같은것으로
살다보니 결혼생활이 지옥이죠. 얼굴 한번 보고 결혼해서 무슨 정이 많았겠습니까
그리고 아까 제 신랑이 천연기념물이라 했잖아요. 부부 생활에서 애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거든요. 별명이 5분맨이예요. 하고싶다는 의사 표시에서 옷 벗고 ...하고, 옷 입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 까지가 100m 달리기 수준이었습니다.
ㅎㅎ 사실 저 또한 부부 생활은 이런 건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거사를 치르기 위해 으례적으로 하는 그런 행위들..
상대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그런 거 보다..남편이 원하면 그냥 해주고 그러다 애가 생기면 애 낳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옆으로 샜네요.
그렇게 살다보니..마음 붙일데가 없어 우울증과 아동 학대라는 몹슬 병에 걸렷어요.
첫애 세살대 부터 막대걸레로 애를 때리기 시작했어요. 조금의 실수도 용납이 안되는 거예요. 애들이 다 그렇잖아요. 물 쏟고, 어지르고..근데 그게 허용이 안되기 시작했죠.
요즘도 우리 큰 애는 제 눈치를 많이 볼 정도랍니다.
그 어린 거 때릴데가 어디 있다고...나중에는 아동 학대 고발 센타에 제가 저를 고발한적도 있었답니다. 다른 사람들은 웃으면서 우화거리로 얘기를 하곤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참 마음이 아파 온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일을 가지자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지금도 목숨 걸고 하고 있습니다. 일에 미친 여자..그게 바로 접니다. 첨엔 아이 때리지 않으려고 아이와 좀 떨어져 잇어 볼려고 했었고 하다보니 남편 거사를 치르기 위해 아내가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오랜 시간을 남편과 잠자리를 피해 볼려는 심산으로 늦게 잔업을 한 적도 많았습니다.
일이 없으면 만들어서 일부러 하지 않아도 되는 우유 배달까지 했고, 회사 갔다 와서 시간이 남으면 불고기 집에서 고기 구워주는 알바도 했습니다. 모든 것이 남편과 잠자리를 피하기 위해서이죠. 슬슬 피하는 날 보면서 남편도 힘들어 햇고, 어절 수 없는 나 자신도 힘들었습니다. 그런 생활이 벌써 사년째입니다. 남편도 최고조에 다다랐고, 이제는 제가 잠을 잘 때 강간하다시피거사를 치르곤 합니다. 어떤 날은 느낌이 이상해서 눈을 떠 보면 옷을 다 벗갸 놓고 물끄러미 제 밑을 보곤 합니다. 그 대의 기분이 어떤지.. 상상이나 할 수 있나요.
신랑에게 그러지 말라고 부탁을 해보지만 그런 자신도 싫다고, 자기가 왜 그렇게 까지 해야되는 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측은해서 바람 피워라고도 해보고 이혼하자고도 해 보지만 남편은 저를 포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기다리겠다고 함께 고쳐 보자고 합니다. 그래서 정신과에도 가 보았습니다. 정신과에서는 너무 오랫동안 성에 얽매여 있었고 감정을 닫은 지가 오래 되어 일 하는 거 말고는 죽은 사람과 같다고 햇습니다. 얼마나 그 증상이 심하냐면 애들을 한번 꼭 안아 본 적이 없습니다. 애기들 한테까지 스킨쉽ㄴ이 생기지 않는 겁니다. 애들이 "엄마"하고 달려 들면 어쩔 수 없이 안아 주지만 제가 먼저 안아 준 기억이 없으니까요. 그런 지경이니 좀체로 웃을 일이 있어도, 웃지를 못합니다. 웃어 지지도 행복해 지지도 않아요. 왜 행복해야 하는 지를 모를 그런 상태입니다.
남편도, 자식도 문제지만 제 나이 서른 세살이 되니까...참 비참해졌습니다.
몇년을 바쁘게 살아왔는데...뭔가가 허전했습니다.
추억이란 거 ... 여자는 나이가 들 수록 추억이란 걸 먹고 산다는 데 아무리..생각을 해 봐도 20세에서 지금까지 제게는 추억이라고는 일하고 남편하고 악몽같은 성 생활 빼고 나니 추억이 없더군요.. 정말 가슴 한 켠이 허전 했습니다. 남편은 그래도 연애를 해 봤으니 저보다는 훨씬 행복한 사람이고.. 스무살의 상처도 많이 아문 상태이고... 저도 사랑을 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더 나이 들기 전... 아니 죽기 전에 한번만이라도 스무살의 풋풋한 사랑을 하고 싶었습니다.
육체적인 그 어떤 요구보다 차 마시고 함께 거닐고 자전거 타고..함께 쇼핑하고..왜 그런 거 있잖아요. 순수한 사랑...
그런 게 정말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랑에게 입버릇처럼 말했어요. 언제든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연애 한번 하겠다고...(신랑하고는 그런 사랑이 안되더라구요. 애당초 의무감으로 만나 살아 온 거라 그런가봐요...) 신랑은 그저 웃을 뿐 별 다른 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유뷰녀인 저와 그런 순수한 사랑을 해 줄 사람은 사실 없더군요..
보통은 종착역이 육체적인 결합이거나, 부담 없는 만남이거나 그런 거...
그러던...지난 달...
우연히 만난 사람이 있습니다. 일 적으로 처음 만나게 된 사람이었는 데 따지러 갔다가 어째 어째 되서 한 번, 두 번 만나다가...이상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결혼한 지 1년이 되는 사람이었는 데 매우 자상한 사람이었습니다.
시작은 안 좋은 일 처리차 만났지만 자연스레 일이 해결 되면서 밥 먹고, 차 마시고, 그리고 그 사람의 고민을 우연히 알게 되고 본의 아니게 의논 상대가 되다가 저 또한 자연스레 제 비밀을 말하게 되면서 (스무살의 아픈 기억...타인에게는 처음 밝히게 된..)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애인이 되겠다고 약속을 하게 되었어요. 첨에는 추억을 만들고 싶은 저랑, 죽은 애인을 심년 째 못 잊고 있는 그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시작 된 그런 계약이지만...손가락 걸고 맹세한 구월의 어느 날... 그 이후 부터 제 생활이 달라졋습니다.
하루에 한 가지씩 추억을 만들어 주기로 한 그 사람은 첫째날은 호수가에 데리고 가서 물 안개 자욱한 그 모습을 보게 해 주었고, 둘째 날은 뒷 산에 올라 시내 밤 전경을, 세째 날은 떡볶이를, 네째 날은 자전거를, 다섯 째 날은 낚지 볶음을 맛있게 먹었고, PC방에 가서 신나게 오락을 했고, 도ㅐ지 국밥도 함께 한 그릇을 사서 둘이서 사이좋게 나눠 먹었고 아가씨 나오는 단란 주점 가서 놀아도 보고, 날 위해 노래도 불러 줫고, 1700cc맥주에 빠지기도 해 봤고, 집 앞에서 날이 새도록 얘기도 해 봤고, 함께 미용실 가서 머리도 잘라 봤고, 찜질방에서 계란도 깨어 먹어봤고, 모텔에 가서 고스톱도 쳐 봤고, 비 오던 날 비 맞으면서 한 없이 뛰어도 봤고, 선술집에서 정종 한잔 씩 시켜 놓고 담소를 나누기도 했고, 밤 늦은 시간에 바다를 구경 가기도 했고, 내가 먹고 싶다는 것 있으면 사 주었고... 내가 한 평생 할 만한 추억거리를 한 달 동안 다 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있는 한 달 동안 스킨 쉽 한번 안 했다는 것이 제 맘을 사로잡은 이유인 거 같습니다.
그 사람의 사고 방식은 상대 여성이 원하지 않는 섹스는 본인도 원하지 않는다는 거죠.
두 사람이 진정 원할 때 완전한 사랑이 가능하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와 함께 있는 것이 편했고 그 시간이 기다려지고 보고 싶고 처음으로 안아보고 키스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와이프가 있고, 저 또한 가정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불륜이 저의 처음 가져보는 사랑이 된 셈입니다.
그 사람은 그러더군요. 사랑은 사랑하는 것 자체가 좋은 거지 선입견이나 다른 사고는 필요치 않다고..
가정 생활에 충실하면서 충분히 사랑하고 싶은 사람과 사랑은 할 수 있는 거라고...
과연 그럴까요.
사랑해도 되는 건가요?
그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