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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온통 우울하다......


BY 아기엄마 2004-10-15

아기 낳은지 세달......

해질녘 이맘때만 되면 마음이 너무 우울하고 온세상이 회색빛이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불안하고 심장이 두근두근 불안해진다.

아기는 예쁘고 사랑스럽다.

그런데 너무 힘들다.

젖도 잘 나오지 않아 우유 먹이고 젖병 소독하고 설겆이 하고 집안 청소 하기도 빠듯하다.

하루하루가 똑같다.

남편은 거의 매일 술이다. 회식이니 친구하고 약속이니......

몇 번을 부탁도 해보고 사정도 해봤다.

일주일에 두 번만 늦을 순 없냐고,나머진 가족들과 시간 좀 보낼 순 없냐고.

근데 남편 하는 말

집에 일찍 들어오기가 싫단다. 매일 지치고 피곤에 절어 있는 내 모습,

너저분한 짐안꼴이 들어오기 싫단다.

어젠 와이셔츠 다려 놓지 않았다고 삐져 말도 안하고 아침에도 그냥 갔다.

작년 이맘때 여자문제 흔히 말하는 바람도 아주 거하게 피워

내 가슴에 칼자국을 냈다. 싹싹 빌었다.

정이 뭔지 자식이 뭔지 뭔가 달라지겠지 기대하며

남들이 다 말리는 둘째아이까지 가지며 희망을 기대했다.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결혼초부터 이건 아닌데 하며 희망을 걸었었는데 이젠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걸

이젠 알겠다.

웃음이 많던 나,낙천적이고 어려워도 희망을 잃지 않던 나였는데

희망이 사라지고 나니 온 세상이 회색이다.

해질녘만되면 미쳐버릴것 같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고통의 시간이 왜 이렇게 긴지......

이렇게 자식들때문에 참고 살아가야하는지.

애들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뻔뻔스런 남편의 얼굴을 어쩌다 볼때면 갈겨버리고 싶다.

분이 풀리도록 짓밟고 머리칼을 뜯어놓아 버리고 싶다.

요즘 보기 싫은 이기적인 남편을 볼때 맘속으로 내가 아는 온갖 저주의 말과

쌍욕을 하는게 습관이 돼 버렸다.

남편은 조금이라도 수 틀리면 말을 안 한다.

난 그걸 못 참는다. 야비한 남편은 나의 그런 약점을 잘 알아 그걸 이용한다.

그래서 거의 모든 일은 내가 져 준다.

그럴때 맘 속으로 온갖 저주를 퍼 붇는다.

아침에 잘 갔다오라고 현관문 앞에서 상냥하게 손을 흔들면서

맘 속으론 저주하고 욕을 한다.

언젠가 들었던 말, 내가 절대로 너보다 오래 살아 니가

자리에 누웠을때 그때 물 한방울 간절히 원할때

그럴때 다 갚아주리라. 아주 천천히 고통스럽게 괴롭게 해 주리라.

 

난 이런 우울한 흔들리는 맘을 안으로 되새기며

우는 아이를 한 손으로 잡고 남편을 위한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세수하고 머리를 빗는다.

손목이 시큰거린다. 인대가 늘어났다고 의사가 쓰지말라고 했지만 

나 혼자서 하려면 어쩔 수가 없다.

엄마가 보고 싶은데 결혼해 지금까지 준 상처가 너무 많아

또다른 상처를 줄까봐 전화도 못하겠다.

하나뿐인 딸때문에 한상 전전긍긍하는 우리 엄마.

내 목소리만 들어도 다 아시는데.

목 놓아 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