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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BY 서글픔 2004-10-21

어머니 ! 우리가 인연을 맺은지도 7년이 되어가는군요.

 

처음 저를 보셨을때 못마땅했지만 어머니 아들이 저를 좋아해서 결혼하게 된거 어쩔수 없는 악의 인연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어머니 ,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길수 있습니다.

저 애비랑 결혼한거 남들이 보면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고 얘기할겁니다. 물론 어머니가 보시기엔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잘 낫겠지만요.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다니고 물려받을거라곤 집한채 단랑 하나. 그러기에 어머닌 더욱 재산이 있는 집 며느리를 원하셨는지도 모르겠죠.

 

저의 친정집. 비록 시골에서 농사짓고 있으나 우리 자매들 이 악물고 공부해서 이렇게 공무원이 되어있지 않습니까? 요즘 다들 어려운데 든든한 공무원 며느리 얻은거 미덥지 않으십니까 ?

 

어머닌 늘 저의 친정을 싫어하셨지요. 돈이 없는 농사꾼의 집안이라구요. 그래서, 제 앞에서 시동생에게 " 너는 있는 집 여자랑 결혼해라" " 누구는 처가도 먹여 살린다더라" 이런 소릴 하시면서 ..물론 저 들으라고 하셨겠죠.

 또 어머니 친구분의 며느리는 변호사집 며느리라 집살때 몇억을 보태더라, 그 며느리는 나중에 한 재산 물려받을수 있겠다... 늘 다른 집 며느리를 부러워 하셨죠

 

하지만 어머니. 농사꾼의 자식이나. 빚없고 남에게 손벌리지 않을 정도만 살면 전 만족하는데... 요즘 사업하다가 빚덩이에 있는 분 얼마나 많습니까 ? 

 

어머닌 제가 늘 친정에 돈을 빼돌린다고 생각하시는데 결혼해서 지금까지 명절때 빼곤 용돈도 잘 드린적도 없구요. 애비한테 피해준거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지금 미국에 와 있지만 요즘 어머니가 우리 친정언니한테 전화해서 폭언을 해서 언니가 마음아파하는데 저는 어젯밤 잠을 설첬습니다.

 

어머니. 제 동서는 어머니가 원하시는대로, 좋은 집안과  직장 튼튼한 여자로 꼭 맞이 하시구요. 사랑많이 주세요.  시동생이 어려울때 한 재산 떼어 줄수 있는 그런 집안요. 어머니가 원하시는 바 대로 꼭 이루시길 바래요.

 

그리고 혹시 제가 너무 힘들어 세상을 등지더라도 애비가 새로 맞이할 아내는 꼭 "있는 집 자식"으로 얻으세요. 이제 두번 다시 저같은 며느리 얻는 실수 저지르지 마시구요.

 

어머니 아들 예의 바르고 착실하게 키워주셔서 감사하구요, 이제까지 살면서 애비랑 너무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제가 너무 알뜰해서 가끔은 하고 싶은 거 못하게 한거 마음에 참 걸리네요.

 

어머니, 부디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