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때 친정에 다녀왔다.
언제부터인가 친정은 나의 깊은 한숨이 되어있다.
결혼 11년차,
비교적 유복하게 자라 결혼했고 나머지 동생들도 모두 결혼했다.
4형제들 모두 잘자라 주었고 결혼들만 하면 별 문제없이 부모님께 손주재롱
보시게 하며 별문제없이 행복하게 살게 될 줄 알았다.
모두들 착하고 순했기에..
하지만 남동생의 결혼문제와 세째동생의 이혼이 점점 우리부모님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세째동생은 언니인 우리가 아무리 품으려 해도 너무 막나가고
남동생은 지금 물론 행복하다.
하지만 그행복을 갖기 위해 너무나 부모를 짓밟았다.(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내가 슬픈것은 이제 아무런 기대없이 재미없이 하루를 살아지니까 그냥 사시는
우리부모님을 보는게 너무 슬프다.
남동생 의대보내면서 또 수련의과정 뒷바라지하며 생활했던 그 환했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내동생도 참 착하고 순수한데..
너무 순수했나보다.
결혼할 사람이 있는데 전문대 나왔다 하였다.
당연 우리 부모님은 놀라셨고(우리형제들 모두 4년제졸) 그때부터 남동생과
갈등이 시작됐는데 남동생은 어쩜 그렇게 그 여자쪽의 집안 사람과 한목소리로
우리부모에게 모멸감을 주던지...
바란다고.(바라는 부모가 전문의된 아들에게 2억5천짜리 집을 사줄까?)
우리 여자들 눈에는 빤히 보이는게 내 남동생은 안보였던거다.
결국은 결혼했고 올케는 원하는것을 다 얻었다.
11년전 결혼한 나보다도 더 적은 결혼 비용으로 전문직 남편을 얻었고
친정엄마와 시엄마를 남보다 더 못한 관계로 만들어 명절때 시아버지생신.회갑등에
당연히 나몰라라 하게 만들고(올케의 아버지는 안계심)
우리 앞에서는 언니들이 반대하는 결혼 했다고 자기와는 말도 안한다며 우울해하고.
그 유치함에 살이 떨리지만 그래도 행복해 하는 내 남동생을 보며 그래 지들만
잘 살면 되지. 지들이 행복해야 내 부모에게 잘하겠지.
하며 마음을 다져 잡고 하는데,
정작 내가 마음이 아픈건 아들과 그네들이 줬던 모멸감과 싸워내고 그런 며느리를
아무일 없는 냥 보듬으려고 노력하며 애쓰는 우리엄마의 모습이 내게는 보인다는
것이다.
격주로 보건소가 쉰다고 하면서도 거의 두달에 한번꼴로 오는 그것도 토요일 밤 11시에
도착하여 다음날 오전에 내려가는 그아들이 반가우면서도 못내 허전해 하신듯
그날은 오후 내내 서울시내를 무작정 걸으신다.
너무 애쓰지 말으시라 하면 다 엄마 잘못이라 한다. 엄마가 그렇게 키우셨으니
다 엄마 몫이라 한다.
그리고는 만약 엄마 돌아가시거든 화장하시라 한다.
남동생이 안쓰럽다고도 하신다. 친정아빤 너무 충격이 크셨는지 말씀이 없어지셨다.
딸이 더 좋단 말만 하신다.
내 남동생을 겪고 남일 같지도 않아 지금부터 딸보다는 내아들에게 정을 떼려 하는데
왜 그렇게 이쁜짓을 하며 달라 붙는지...
이 일곱살짜리 이쁜 내아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한다는게 너무 슬퍼진다.
우리 어머님에게도 내 남편이 이쁜 아들인데 잘해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