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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이라도 나 혼자 살고파요


BY 혼자 살고파 2004-11-10

부모가 결혼을 반대할 때는 다 이유가 있음을 이제사 알았네요

가난하고 여러 남매의 맏이라는 사실 때문에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유로 결혼을 강행했습니다.

 

그러나 이십년 세월이 흐른 다음

그렇게 아파했던 부모님들의 마음을 제가 백배로 받고 삽니다.

 

그동안 친정 집안 대소사에 얼굴 내밀기를 거부하는 것을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그런가보다 생각했고

세상말데로 마누라가 이쁘지 않아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하다가

시댁의 구조를 봤습니다.

 

시어머니는 차칭 동네서 천사입니다.

이웃과의 너무 잘 지내는데 다른 친척들과는 왕래가 전혀 없음을

알았지요.

친척이라곤 시삼촌과 시고모 달랑 두 분

다른 사람들은 이제껏 보지도 못했습니다.

심지어 시외삼촌과 이모가 있다는데

아직 얼굴 한 번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사촌들이 득실거리는 집안에서

친사촌뿐 아니라 외갓집 식구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이 집의 분위기를 이해하지를 못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몰라도 친척의 왕래가 없는 시댁에서 자란

남편은

직장 동료가 상을 당하면 하루 걸리는 먼곳까지

그들의 장인 장모까지 문상을 다녀오나

처외삼촌이 돌아가셔서 반응 없고 저의 사촌오빠가 돌아가셔도

반응없습니다. 그런것이 너무나 섭섭했습니다.

 

도대체 나를 뭘로 알고 사는지........

남편이 가지는 그 열등심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차라리 혼자 살고 싶습니다. 배려도 배려도 이제는 밑바닥까지

내려 갔나 봅니다.

 

자기집 식구가 기본도리를 못하는 것은 다 이해를 해라....

내가 조금만 힘들다고 하면 화를 내면서 사람을 어쩔 줄 모르게

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제사 봤습니다.

 

어릴적부터 잘 배워야 함을..........

그 시어머니에 그 아들.........

무엇이 중요한지를 모르는 사람들........진짜로 벗어나고 싶습니다.

 

많이 배워서 죄인이 되었고

돈 잘 벌어서 미안했고

....

 

옳은 말을 해서 가르치면 시댁 식구 무시하는 사람이 된 지난

세월.............나 혼자 일주일 넘게 고민합니다.

살까 말까를.............

 

그동안 남편이 불쌍해서 모든 것을 덮었는데

이제는 실체가 보입니다.

 

열등감에 사로 잡힌 지지리도 가난한 홀시어머니를 둔

자기 책임을 못 지는 여러 형제 거느린  장남인 남편의

현 주소를.........

 

마누라는 삶에 몸부림치는데 마누라 생일이 오늘인 것도

모른 채 시어머니 여행 잘 다녀 오라고 어제부터 문안인사

드리기만 바쁜 남편....

물론 저도 제 할 도리는 해야겠기에 전화를 했습니다.

혹시나 남편이 잊어 버렸나 싶어서 전화를 했더니

어제도 오늘도 며칠전에도 전화를 했다더군요

 

돈은 사방에서 목죄어 오고

아이들은 애 먹이고

저 혼자 잘 난 남편을 바라보고 살자니

너무나 힘이 들어서

차라리 내 혼자 살고 싶습니다.

한달만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