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성격이 유순하다. 엄마인 내가봐도 착하고 여리다.
누가 소릴 지르면 찍소리 못하고 울고있다.
남에게 베푸는것도 과히 상상 이상이다.
집에 좋은게 있다 싶으면 누구 주어야 한다며
지가 먼저 주섬주섬 챙긴다.
더운 여름엔 친구들 아이스크림도 사주어야 한다면서
동네 친구들 다 데려왔길래 한두번이지싶어 혼도내고
하루 500원씩 주면 꼭 지친구랑 같이 사먹는다.
이렇게 남주기좋아하고 친구좋아하고
하는 행동이 꼭 지 아빨 닮았다.
남편도 남에게 퍼주는거 둘째라면 서러워할만큼
대단하다. 그리고 그걸 이용하는 사람이 있어
때론 상처받기도 하고 괴로워한다.
아들이 하는 모든 행동이 남을 위하는것같아
칭찬해야겠지만 여물지 못해 아들역시
그로인해 상처받고 괴로워할까봐 걱정이다.
그런 유약한 아들이 검도를 한다.
어제 급심사가 있어 작은애 데리고 갔다.
지네 반에서 일찌감치 싸움대장 서열이 매겨지고
아들은 알아주지않는 싸움5대장이다.
초등1년짜리가 4~5명되는데 아들은 제일꼴찌다.
자연스레 1대장 2대장에게 주눅이 드나보다
조그만 어깨들이 나란히 앉아 지네들끼리 수군대지만
우리 아들은 어디도 끼지 못하고 혼자 앞만 보고 있었다.
뒤에서 보고 있으니 마음이 넘 아프다.
형들 대련하는거보면서 잘한다며 아들이 소릴지르자
옆에 앉은 1대장이 우리아이 머릴때린다.
그러자 아들이 찍소리 않고 1시간 이상을 조용히
입다물고 있다.
1대장에게 머릴 맞고 아들은 맨먼저 날 쳐다본다
아주 태연히 아무일 아니라는듯이.
그 와중에도 속상해 할 날 위로라도 하듯 하다.
아들은 2대장하고 대련이 붙었다.
그애는 힘껏 내려치지만 아들은 그러질 못한다.
내가봐도 대련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대련이 끝나니까 아들이 심사중임에도 그 아이에게
괜찮냐며 묻는데 그 소리가 이렇게 뒤에 앉은 내게도 다 들린다.
속상하다. 그렇다고 그 애들이 우리아들을 왕따시키거나
그런건 아니다. 그건 내가 안다.
근데 아들은 그 애들에게 주눅 들어있다.
집에서 물었다. 괴롭히는 친구있냐고.
엄마는 언제나 네편이고 널 괴롭히는 친구는
엄마가 혼내준다며 얘길해도
눈빛은 있다는것 같은데 말은 하지 않는다.
아빠가 물어봐도 마찬가지다.
아들은 그런얘기를 잘안한다.
상처가 생겨서 물어보면 친구들끼리
장난치다 그런건데 그런것까지
어떻게 다 얘기하냐며 되려 날 핀잔준다. 그걸보며서
어리기만 아들이 이젠 사나이가 돼가나보다 했다.
아들은
사교성이 좋아 누구랑도 잘어울린다.
비슷한 부류는 무척이나 밝게 잘 어울려
관심있게 봐주지 않으면 전혀 문제가 없다.
엄마의 지나친 걱정일까.
검도관에서 비친 내 새끼는 싸움 서열상 많이 밀려
그 애들에게 무척 주눅들어 지내는데
나는 모른체 해야하나 어떤식으로든 간섭을 해야하나.
아들은 그래도 검도학원은 관두지 않는다한다.
그것이 내가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지는 그정도는 걱정하지않아도 된다는 나름의 방어책인지
아니면 정말 나의 지나친 기우인지
남편은 아직 두고보자 했지만 어제밤
검도학원에서 있었던 그 일들이
자꾸만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