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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의 바람2


BY 증오찾는이 2004-11-29

여러분들이 답글 써주신것 진정되지않는 맘으로 어제도 읽고 이젠 어느정도 진정된맘으로 오늘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배신감에 비이성적였던 제 자신도 다시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어제 시어머님께서 조금이라도 눈붙이고 쉬라고 아기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답글처럼 죄책감이 들더군요.

내가 무슨짓을 한거지? 도대체 내가 무슨짓을 한거야... 내가 미쳤나보다.

미치지않았으면 어떻게 그런짓을 하지....

오늘 병원에서도 괜찮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행이도 뱃속 아기가 열심히 움직입니다. 다른때보다도 더 많이...

마치 '나를 잊지마세요 엄마'라고 이야기하는 듯 합니다.

 

전 둘째가 태어나서 호적에 제대로 오를때까지 헤어질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신랑과 얼굴을 마주보며 살수도 없습니다.

신랑을 볼때마다 비이성적으로 변할까봐 두렵습니다. 그리고 그나마 먹었던 음식조차도 속이 안좋아서 결국은 소화를 시키지 못합니다.

 

오늘 회사로 출근하였습니다.

제가 먹을 과일을 잔뜩 사들고 출근하였습니다.

이렇게 비싼 과일을 저와 아기를 위해서 사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제일 좋은 과일로 평상시에 먹고 싶었던 크고 먹음직스런 과일로 사왔습니다.

그리고 밥도 먹었습니다. 결국 두숟가락밖에 먹지못했지만 열심히 씹고 또 씹어서 삼켰습니다. 하지만 소화시키기는 쉽지가 않네요. 다시 화장실로 갔습니다.

하지만 전 또 먹을겁니다. 우유도 먹고 밥도 먹고 과일도 먹고 다 먹어서 우리 아기에게 줄겁니다.

 

어제 신랑과의 대화.

부부이면서도 하지못했던 이야기들까지 다 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이미 떠난것 같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후회하며 용서를 비는 신랑의 모습에서도 저는 어떤 안타까움조차도 저의 맘속에서 느낄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내가 이 생활을 유지할때 나에게 다가올 미래가 더 두렵기만 합니다.

6개월동안 괴로워하면서 조금씩 커져갔던 나의 의부증같은 행동들....

신랑이 돌아와서 잘때까지 불안감으로 가뜩했던 나의 마음과 신랑이 자는것을 확인후 속옷부터 와이셔츠 바지 지갑 핸드폰등 모든것을 1~2시간동안 살펴보다가 두눈뜬채 새던 밤들...

이젠 모든것을 알아버린 이순간....

조금씩 커져갈 의부증 증세... 그리고 이로인해 나를 이상한 여자로 보게될 시댁식구들... 무엇보다도 이상하게 변해가는 내 자신을 바라보게될 나 자신... 결국 그런 나의 비이성적태도로 인해 어쩔수없이 떠나가게 될 식구들....  전 더 두렵습니다.

신랑은 자신의 잘못이니까 다 감수하겠다고 절대 놔줄수없다고 끝까지 기다릴거라고 합니다.

저도 두렵습니다. 저의 자리를 버린것에 대해서 후회하게될까봐 겁도 납니다.

하지만.... 전 다시는 이자리로 오게되지 못할것 같습니다.

 

집을 구해서 나오려고 합니다.

아기를 낳을때까지 제가 있을수있는 집으로요.

첫째는 시어머님께서 데리고 계시니 시어머님댁 근처로 구해서 가능한 첫째랑 같이 있으려고 합니다.

아이들의 엄마로서만 살고 싶습니다.

아기를 낳은후 아기봐주는 아주머님을 구해서 회사 근처로 이사오려고 합니다.

 

지금 가장 큰 걱정은 뱃속의 아기와 친정부모님입니다.

가슴에 아직도 큰 돌을 올린듯합니다.

아직 저에게는 짧지만 2개월의 시간이 있고 그 시간동안 많은 준비를 해야할것 같습니다.

 

많은 답글에 적힌 글들 그것이 저에게 뭐라고 하는 이야기이든 힘을 주시는 글이든 모두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