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섬뜻하네...
울 엄마, 오빠네랑 살림 합친 지 두달 남짓입니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쫄딱 망한 오빠네 식구 보증금 구할 돈도 없어서 친정에 얹혀 살게 된건데, 울 친정 대궐 같이 넓은 집에 붙은 경비실 만한 20년 된 연립주택 입니다.
첨에 제가 강력히 주장했어요. 옛날 연립은 지하에 셋방이 있잖아요. 거기 지하실로 보내라구. 같이 살면 올케랑 엄마랑 오빠랑 서루서루 상처입고 웬수된다구.
근데 지하실이 난방도 안되고 어쩌구, 암튼 영 여의치 않아서 결국 같이 살게 되었죠.
저희 친정엄마는 딸인 제가 보기에도 상당히 성격 어려운 사람이예요. 굉장히 예민, 찬바람 씽씽, 잔걱정이 태산 등등인 성격이지요. 찬바람이 씽씽나는게 타인에게 무신경해서 나만 아는 이기주의적 찬바람이면 차라리 이 경우에 낫겠어요. 굉장히 잔걱정이 많고, 매사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하는 성격이면서(엄마 인생에 어려움이 나름대로 많다보니), 자식에게 따스하게 대하는 기술은 좀 부족하죠.
거기에 우리 친정 오빠는 왕 이기적이고, 말두 거의 안하구, 왜 그런 사람 있죠? 입 꾹 다물고 앉아서 분위기 쫙 가라앉히며 눈치 보게 하는 사람. 딱 그래요.
올케요? 올케라서 괜히 미운털 박혀 그런다 할지 몰라도, 제가 보기에 집안에서 좀 가정 교육을 못받고 자란거 같아요. 시아버지가 식사 중인데도 화장실에 가서 볼일 보구 앉아 있질 않나( 집이 워낙 커서 화장실 앞이 바로 식탁이랍니다. 어쩌다 한번 급해서가 아니구, 아무 개념없이 자연스럽게), 시아버지 시어머니 신발을 자기 신발 신은 발로 툭툭 차서 이러저리 치우질 않나, 여든 넘으신 시할아버지가 잠시 다니러 오셨는데, 아침에 9시 넘어서까지 쿨쿨 자면서 (울엄마와 할아버지는 아침을 드시는데도), 드러 눕지를 않나...
이런 사람들이 20평 남짓한 공간에서 부대끼니 그 현장에 없는 저 조차도 가슴이 답답합니다.
엄마는 게다가 오빠 내외에 대한 분노가 커요. 오빠네가 망하게 된게 경기 탓도 있지만, 두 사람의 허황함이 한 몫 했고, 그걸 해결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나 한심하고 실망스러웠으며, 결국 그 부담이 엄마와 나에게 왔거든요. 자다가도 치밀어 오는 분노, 그 원인이 바로 눈 앞에 있는데, 그들의 지금 모습도 저러니 엄마의 맘 고생이 말도 못합니다.
그래서 지금 엄마는 감옥살이예요.
같은 집에 살아도 코딱지 반만한 공간에서 최대한 서로 부딪치지 않으려고 니 구역 내 구역의 범주에서 웅크리고 있는 모습. 같이 밥을 먹지 않으려고(이건 엄마의 유별 스러움이죠. 근데, 한번 같이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엄마가 오빠네 식구 밥 먹는 식탁에 앉으니까, 며늘님이 심퉁 이빠이 올라서 밥 숟가락 놓고 방으로 들어가더래요. 내 참, 모자라는 건지, 못된 건지...그 뒤론 절대, 네버, 결단코 식사를 따로 합니다) 11시가 넘어서야 아침이랍시고 드시는 엄마와 전화 통화를 하고 난 지금, 참 서럽네요. 우리 엄마, 소중하고 귀한 우리 엄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