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버님 제사였다.....
친정이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고 시아버님 어머님 두분다 기독교시다....
그래서 결혼하기 전까지 제사 안지냈다고 한다....
나랑 결혼한 남편은 예전에 목사랑 싸워서 교회라면 치를 떠는 사람......
그래도 부모님이 교회를 잘 다니시니 울 엄마는 그거 하나보고 결혼을 허락했다....
결혼하기 얼마전...... 시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이제 집안의 대표는 울 신랑.... 누나 넷에 막내아들 하나인 집안의 아들이다....
울 남편 말이라면 어머니를 비롯해서 누나들 꼼짝 못한다......
제사를 다시 지내야 한다고 남편이 우겼다.... 어머니는 그냥 예배나 드리자고 했지만 남편이 몇번 말하니 바로 니맘대로 해라....가 됐다....
친정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 이말하면 울집 분위기상 난리난다.....
무슨 사기결혼 이런식으로 받아들일게 뻔하다......
어쨌든 어제 제사에 외며늘인 나혼자 음식 다 했다.... 지난 설에는 어머니랑 같이 했지만 시어머니랑 부엌에 같이 있으면 감정 안좋아져서 차라리 나 혼자 하는게 편하다....
설 지나고 시어머니와 큰일이 벌어져서 (예전에 여기다가도 썼어요) 한 아파트 단지내에 옆동에 사는 시어머니와 우리집은 이제 하루에 한번.... 밥때를 피해서 9시 반쯤 가서 드라마 한편 보고 어머니랑 수다떨고 온다...(난 예..예... 웃기만 하고 거의 남편과 어머니의 수다다)
그 전에는 점심 저녁으로 밥차리러 옆동의 시댁에 갔었다..... 남편없이 나와 시어머니만 있으면 그 썰렁한 분위기는 정말 참을 수 없다.... 시어머니의 괜한 신경질과 역정도 정말 싫었다..... 그래도 웃으면서 네네... 했건만 결국은 시어머니가 먼저 터트리시더라..... 빠득빠득 대든다고..........;;; 난 어머니가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네네..... 한기억밖에없는데....
그 큰일 터졌을때 어머니가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면서 너 할말 있으면 친정엄마 데리고 와서 하라그러고 예단도 적게 해왔으면서...... 좀 심한말을 했다..... 나 그때도 일벌이고 싶지 않아서 그냥 고개숙이고 눈물 뚝뚝흘리면서 죄송해요 어머니.... 이소리만 했었다.....
그때부터 어머니가 혼자 밥먹는게 편하다며 밥챙기러 오지 말랬다.... 그 소리듣고 나 정말 날아갈듯 기뻤다...... 그동안 점심저녁 챙기느라 내 개인적인 일 할 시간도 없었다.....
그래서 밥 안챙기고 그냥 매일 밤에만 간게 이제 두달 좀 안됐다.....
부엌에서 시어머니랑 같이만 있으면 일나는 우리....... 음식하는거 좋아해서 아무리 많은 음식을 해도 난 불만 없으니 정말 이번 제사는 나 혼자 했으면 했다...... 그런데 시어머니댁에서 제사를 하니 그냥 자기네서 하지 뭐하러 니네집에서 음식해서 다 싸 나르냐 할것이 뻔했다...
그래서 저혼자 내집에서 음식하고 나른다는 소리도 못하고 있는데 내 사정을 알았는지 어쨌는지 다행히도 남편이 어머니한테 말했다.... (남편한테도 이러고 싶다고 말 안했었다...)
어머니도 별 말씀없이 그러라고 하셨다...... 나 이제 힘드니 니가 알아서 하라고.....
정말 기뻤다..... 이젠 별게다 기쁘다......
그래서 어제 그저께부터 열심히 전도 부치고(혼자하는터라 하루에 하기 힘들거 같아서 미리미리 했다...) 이것저것 다 했다..... 어머니가 주신 녹두가지고 전도 부쳤는데 미리 부쳤다고 하니 어머니가 미리 부치면 딱딱한데 왜그랬냐고 그러시고....고사리도 넣었냐 그러셔서 숙주나물 넣었따고 하니 그러면 싱겁다고 어쩌고 저쩌고...... 언제는 나보고 알아서 하라더니;;
앞으론 자기한테 물어보고 하라신다.... 웃으면서 알았따고 했다.......
그 다음날 제삿날에 내가 한 음식 다 싸들고 어머니댁으로 가니 시누이 한명이 벌써 와있었다....... 그 시누이는 나를 잘 이해해줘서 그래도 심적으로 내가 많이 따르는 편이다.....
오셨어요~ 인사하고 음식한거 다 꺼내고 있는데 어머니가 녹두전이 좀 적다고 그러신다...
그래서 이거 부치면서 맛보려고 좀 먹었다 그랬더니.... 니들끼리만 먹냐고 내 입은 입도 아니냐고.......;;; 별게다 속상하신가보다.... 그런걸 했으면 어른부터 드리고 그래야지 니들만 먹냐고 웃으면서 농담식으로 말씀하신다....... 순간 당황했다.... 그런말을 들은거에 당황한게 아니라 전같으면 역정내면서 표정 싹 바뀌면서 분명히 뭐라 하실텐데 오늘은 웃으면서 말씀하신다.....;;; 시누이가 옆에 있어서 그런건지.... 아님 전에 큰일 터지고 난뒤에 안좋은 소리는 웃으면서 하려고 결심해서 그렇게 한건지 모르겠다......
그 소리듣고 시누이가 야..... 우리 어머니는 양반이시다.... 우리 시어머니 같으면 소리 버럭지르면서 막 큰소리 치실텐데...... 이런다............. 전에 어머니가 나한테 어떤식으로 했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제사를 다 치르고 다 같이 모여서 밥먹는데 시누이가 자기네집 옆에 어떤 여자는 회사다니면서도 아침저녁으로 옆에 사는 시댁 밥차린다고 대단하다고 그런다.....;;; 내가 보기엔 별뜻없이 하는말 같긴한데 막 찔린다...... 나도 점심저녁으로 차렸었는데...... 이젠 안하니까.........
그말듣고 남편은 대단한게 아니라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이지.... 이런다.... 그럼 난 정신이 똑바로 안박혔나?? 난 그소리들을 듣고 뭐 별 할말도 없어서 그냥 미소만 지었따...;;
사람들 다 가고 남편은 시누이 데려다 주러 나가고 어머니랑 나만 남아서 정리하고 설겆이하고 그랬따...... 내심 어머니랑 단둘이 있어서 또 뭔일 터지면 어떡하나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도 어머니가 별 소리 안하신다.... 그냥 니집 마루는 코팅이 돼있어서 좋겠다는 말에 그렇게 좋지고 않다고 어머니 마루가 청소하기도 더 좋고 더 매끄럽다고 뭐 이런얘기 하면서 정리했다.....
남편이 안오길래 어머니가 그냥 먼저 집에가라신다..... 알았다고 하면서 나가는데 오늘 수고했다고 그러신다..... 나는 에구... 아니에요... 음식 빠뜨린것도 많고 넘 부족했어요.... 웃으면서 그러니 아니라고 그정도면 다 한거지 잘했다고 그러신다...... 속으로 왠일이야~ 했따.
암튼 무사히 집에 돌아오고 나니 제사 전에 긴장해서 체한 기운이 있었는데 제사 끝나고 나니 쑥 내려갔다.......
지난일 생각해봤다..... 시어머니랑 매일 부딪히며 안좋아서 남편한테 참다참다 조용히 말했더니 넘 당연하다는 듯이 자기 어머니 그렇게 모시는거 당연한거라고 무슨 조선시대에 사는 사람마냥 말도 안통하고 그래서 두달을 매일 싸우며 살았고...... 내가 대화하자고 하면 남편은 암말 안하고 서재로 쑥 들어가버리고 그래서 대화도 안되고..... 나혼자 끙끙 앓다가 친정언니가 너 요즘 도대체 뭐가 안좋은 거냐고 막 추궁해서 결국은 말했더니 언니가 이혼도 생각해보라며 아기는 우선 갖지 말라고 그러고........ 정말 심각했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경제력이 없는것도 아니고 다만 시댁과의 문제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 시댁 문제에 있어서 남편은 정말 조선시대 사람같다........ 이 문제로 싸우면 끝이 없다.......
그래서 내가 대화를 하자고 매달리면 더 말안하는 남편을 '위해서' 이젠 내가 말 안하기로 했다. 남편이 어쩌다 나한테 미소를 지어도..... 말을 시켜도 ...... 난 말을 안하기로 했다....
얼마나 답답한지 너도 당해바라 였다...... 하도 시댁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아기도 안생겼다......
남편은 아기를 위해서인지......... 아님 자기가 좀 너그러워지려고 결심을 해서인지 몰라도 무뚝뚝하고 말없는 나한테 안하던 짓을 하더라..... 쇼파에서 누워서 티비보고 있는데 이불 가져와서 덮어주고...... 친구랑 저녁약속 후에 집에 늦게 들어오면 현관까지 나와서 왔어? 하면서 웃어주고......... 남편이 변하더라.............
시댁 문제에 있어서 근본적인 대화는 결국 못했지만 내가 그렇게 무뚝뚝하게 하는데도 자기딴에는 결심하고 잘해주려고 하는게 보여서 그냥 맘을 풀기로 했다....
그 이후부터는 남편과 나 시어머니 다 잘 지내고 있다..... 시어머니는 집에만 있기 심심하고 외롭다며 매일 한동네에 하나씩 있는 약장수 따라다니면서 매일 사은품 얻어오는 재미에 아침에 나가셔서 오후 5시에 오시고 남편은 남편일 하고 나는 혼자서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고 친구도 만나고 집에서 뒹굴 거리면서 잘 지내고 있다.....
그러면서 저녁 9시 반쯤되면 옆동의 시댁에 가서 10시에하는 미니시리즈를 보고 집에온다...
어머니가 매일 도시락 싸들도 다니신다기에 역시나 효자인 남편은 어머니 이제 우리가 도시락 싸겠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이젠 내가 매일 어머니 도시락 싸서 남편이 출근하면서 어머니한테 드리고 간다.... 말이 우리가 싸는거지 결국엔 내 몫이다.... 아침밥 먹으면 위가 부담스럽다고 남편이 아침안먹고 다녀서 늦게까지 자는데 요즘엔 아침마다 도시락 싸느라 일찍 일어난다.
이것도 어머니가 부담된다고 자기는 대충 먹으면 된다고 싸지 말라는거 남편이 괜찮다고 우리가 싼다고 그러고 나도 옆에서 도시락 대단하게 싸는것도 아닌데 괜찮다고 부담 안가지셔도 된다고 그래서 요즘은 어머니도 별말없이 도시락 잘 드신다......
그래도 어쨌든 요즘 편하다...... 그래....누구는 아침저녁으로 옆에 사는 시댁에 가서 밥차리는 효부라고 해도 나는 내가 편한대로 어머니가 편한대로 살련다.... 점심저녁 안챙기고 어머니랑 부딪힐일 없으니 사이가 더 좋아지는거같다.... 내가 봐도 어머니도 편해하는거 같다....
아마 남편은 그래도 어머니를 내가 잘 모셨으면...(남편 말로는 식사 챙기는게 지극히 당연하다는데....;;;<------ 이게 잘 모시는거....) 하는 바램이 지금도 내눈엔 보인다....
도대체가 어머니랑 나 둘이 이렇게 하는게 맘이 편하다는데 왜 주변 사람들이 더 난린지 모르겠다.... 그럼 자기가 모시면 되지..... 남편이 어머니를 위해서 우리가 OO할게요....하는 말들은 결국은 다 내가 하는거다......... 그렇게 내가 어머니 잘 모시고 어쩌구가 신경쓰이면 아들인 자기가 하지 왜 나를 들들 볶는지 모르겠따(이젠 덜그러지만...)
친정언니가 그러더라.... 형부도 그런다고.... 자기 어머니 어쩌고 저쩌고 좀 안좋은 소리 하면 난리나고 결혼하면 안그러던 사람도 더 효자가 된다고.......
내 남편은 정말 더더욱 그런거 같다.... 결혼한 사람들 얘기를 많이 들어봐도 내 남편은 정말 조선시대 사람같다.....
또다른 옆동에 사는 시누이한테 (한 아파트 단지내에 우리, 어머니, 시누이네.. 이렇게 산다)어머니가 자주 가시나보다..... 아무래도 며느리보단 딸이 훨씬 편하고 좋으니까..... 내가 어머니였어도 며느리 한테 안가고 딸한테 갔겠다..... 그래서 거기서 손주들도 보고 저녁도 가끔 드시고 그러나 보다...... 남편은 이 얘기가 어머니입에서 나오면....(오늘 걔네집에 가서 놀다왔다... 이런소리...) 나한테 눈치를 준다. 그러면 나도 괜히 잘못하는거 같아서 좀 죄송스럽다.... 그래서 지난 주말엔 저녁에 어머니 우리집에 오시라 하고 저녁같이 먹었따.....
역시나.... 저녁 드시고 과일드시고 난 집에서 쉬어야 겠다.... 이러시면서 바로 가셨다;;;;
우리집에 계시는 동안 정말 별말씀도 안하시고 되게 불편한 자세와 표정으로 계시면서 가셨다.....
역시나.... 어머니는 불편한가부다......... 이래서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그야말로 시어머니와 며느린가 보다.
이제껏 이렇게 살다보니 결혼한지 네달밖에 안됐는데 어머니 비위 맞추는 재주가 생기는거 같다. 기분 나쁘면 고대로 내얼굴에 드러나는 성격인 내가 기분 안좋아도 어머니한테 하하 웃으면서 말한다....;;; 어머니 한테는 무조건 웃으면서 말해야 한다..... 평소대로 하면 절대 안된다. 그래서 어머니댁에 갈때는 정말 긴장한다.... 그래서 어머니네 같다가 집에 오면 안도감에 기분이 넘 편해진다.
남편은 3년 뒤에 어머니집과 우리집 팔아서 넓은 평수로 옮겨서 같이 살거랜다...... 미칠노릇이다. 어머니랑 부딪힐일 없어서 편한데...... 매일매일 부딪힐생각하니 미칠거 같다....
친정언니 한테 차라리 합치는게 낫지 매일 왔다갔다 하는거 넘 힘들다고 그랬더니 언니가 그러더라. 니 시어머니 성격에 같이 살면 너 똥싸는거 머리감는거 하나하나 뭐라 그럴거라고....
생각해보니 그럴것도 같다......하지만 74세 이신 시어머니를.... 혼자사시는 분을..... 하나밖에없는 아들며느리가 안모시면 욕먹을 일이다..... 수족을 못쓰시면 그때가서 모시고 싶지만 주변에선 안좋게 볼게 뻔하다..... 정말 부모님 전상서같은 그런 드라마는 안나왔으면 좋겠다
거기 나오는 며느리를 뭘 그렇게 잘들 하는지..... 시어머니가 말도안되는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도 며느리는 가만히 있더라..... 일하면서 집안일도 완벽하게 잘하더라..... 그런드라마 보면 정말 짜증난다.....
자유가 그렇게 소중한지 몰랐다...... 눈치로 연명해서 사는거 같아서 어머니 눈치에 옆동 시누이 눈치에................. 남들은 이사가라 그런다..... 이사가면 나야 좋지..... 남편한텐 씨도 안먹힌다.... 내가 이사가잔 소리하면 그때부터 또 한달은 내내 싸울거다......
지금은 편하고 좋은데...... 정말 남편 말대로 3년뒤에 합치면 어떡하나..... 평수 안늘려도 좋으니 그냥 이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한단지내에 시댁에 시누이에 이렇게 산다그러면 남들은 너 힘들겠다 이러지만 난 이것만 해도 족하다..........
지금은 좋은데 불안한 미래를 생각하면 막 떨리는건 어쩔 수 없다......
참.... 많은 분들이 일을하라고 그러시는데.... 저도 하고는 싶은데 애를 가지려고 노력중이라 일시작하고 애가 생기면 바로 얼마 못하고 그만 둬야 하는 상황이 싫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그러네요.... 애는 안생기고......에고.....
그냥 주절주절 써봤어요..... 요즘들어 생각이 많아지네요........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