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후 아이들이 아주 어릴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직장을 다녔습니다
그렇지만 나이 마흔이 다 된 지금에도 23평짜리 집한채 달랑 가진거 외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것도 융자를 잔뜩 낀.
남들은 맞벌이 한면 남자 혼자 버는 집보다는
훨씬 잘 살더구만
왜 나는 날이 갈수록 사는것이 태산인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은 레미콘 기사죠
비가 와서 놀고 추워서 놀고 더워서 놀고 일이 없어서 놀고
한달에 15일 정도 일하면 많이 하는겁니다
어떤달은 일주일도 못할때도 있죠
이러니 제가 직장을 안 다닐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자연 집안은 늘 엉망입니다
아이들도 잘 챙겨주지 못하니 항상 대충대충 이죠
준비물을 챙겨 보내지 못할때도 더러 있죠
제 아들은 초등3학년인데
아직 제 앞가림을 제대로 못합니다
숙제도 불러 도와주어야 하고
방도 지저분합니다
남편은 집에서 노는 날이 많으면서도 집안일을 잘 도와주지 않습니다
가끔 청소나 하고 그것도 쓰는 것만.
가끔 아주 가끔 저녁밥정도 해 주지요
제가 힘든것은 어쨋든 참을수 있느데
남편은 아직 어린 아들을 너무 족칩니다
오늘도 회사에서 일하는데 전화가 왔더군요
아들방이 너무 지저분하다고
이 녀석 오늘 학교마치고 오면 몽둥이로 정신이 번쩍 나도록 때리겠다고 합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또 얼마나 멍이 나도록 맞을지..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아들은 제 방청소를 잘 못합니다
그러니 늘 아빠한테 자주 맞습니다
제가 직장을 그만두면 청소도 깨끗이 하고
아이들 공부도 가르치고 하겠건만,
못난 부모를 만나 자식이 고생인거 같습니다
그런데 남편을 그런 생각이 안드나 봅니다
아이들이 뭐든 척척 알아서 하길 바라니까요
직장을 그만두자니 생활이 안될것 같고
그냥 다니자니 아이들이 불쌍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편 보란듯이 직장 그만두고
정 생활이 안되면 집이라도 팔아서 생활비에 보태 살아야할까요
제가 그만두면 남편이 정신을 차릴까요
정말 제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게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