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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란걸 해보니


BY 별거중 2005-08-19

잠시...

생각좀 해보자.

공백기간을 가져보자.

냉정한 시간을 가져보자.

그리고...대화하자......

 

 

란 말로 시작한 별거였어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맘속 깊은곳에서는 긍정적인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

너나, 나나...

이렇게 떨어져있음으로써

서로에 대해서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다보면,

서로에 대한 생각이 바껴있을것이다.

늘...혼자만 옳다고 생각했었던것,

조금은 나도 잘못한 부분이 있었구나 하는 반성의 시간도 될것이고,

같이 살다부딪혔었던게 오히려 행복이었구나 하고,

느끼는 부분도 있게 될것이다라고....

 

 

더 잘살아보자는 의미의 별거였어요.

 

그런데.

막상 별거에 들어가니,

처음 얼마간은,

남편이 없는 집안이

허전하고, 외롭고...이상하고,

마치, 늘 있어야할 물건이 제자리에 없어져버렸을때

어? 뭔가 허전하네..하는....그런마음...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다보니,

편해지더라구요.

우리나라 부부관계가 그렇찮아요.

아내는 남편을 보필하고 내조해야 하는입장.

속옷빨아대령해야 하고,

와이셔츠 다려줘야 하고,

밥해줘야하고,

집안에서의 아내의 역활이란게 남편을 보필하는 입장인것이

아직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아내의 역활이잖아요.

 

그런데,

남편이 없이 애들하고만 지내다 보니,

우선 반찬걱정이 없어지네요.

애들은,

그져 감자볶음 하나로도 진수성찬이고,

가끔 돈까스 튀겨주면 우와.....맛있다하면서 잘먹고,

남편빨래 없이 애들옷만 빨아주니 세탁시간줄고, 빨래 널고 개고 하는시간 간편해지고,

애들 좋아하는 야외놀이터 데리고 나가서 실컷 놀려주고,

땀에 젓은애들 목욕뽀송뽀송하게 싰겨주고

재밌는 옛날얘기 하나 해주면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꿈나라고 가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하하..이게 천국이지 , 뭐...천국이 별거 아니더라구요.

애들 재워놓고는,

남편눈치 안보고 나하고 싶은 웹서핑도 하고,

술도 한잔하고,

파라다이스가 별건가 싶은생각이 드는것이..

 

그러다 하루

남편이 돌아왔는데,

일단 아침밥부터 걱정이 생기는겁니다.

애들하고 먹을때완 다르게 국이나 찌게 올려야 하고,

눈에 안보이면 속은 편했었는데,

이런저런 감정의 골이 깊어 별거에 들어간 남편이 내눈앞에 보이니,

그 얼굴보는것 자체로도 심사가 뒤틀리고, 아니꼽고,

 

빨리 가줬음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막상 별거에들어가

처자식냅두고 시댁에서 생활하는 남편,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남편때문에 맘고생했었던것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이젠 아이들과 지내는 생활이 너무 편해져 버리네요.

 

애들과 너무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수영장도 가고,

도서관도 가고,

뮤지컬도 보러가고,

외식도 하고,

 

이젠 월급만 가져다 주라..

우린 너없이도 너무 행복하다가 되버렸어요.

 

별거...

다시합치기 위한 수단이라면

남자쪽에서는 안하는게 좋을듯 싶어요.

여자, 아내는 아쉬울게 없더라구요.

돈만있음 거추장스런 남편

없는게 편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