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나이 36인데 진짜 10년은 어려보이는 외모에 어린 여자들 많이 상대하는 직업이라
왠만한 아는 여자애들 오빠~!저빠~! 하는 건 참아 줄 수 있었다.
아니 솔직히 그런 거 일일이 신경 쓰다간 나 정신병원서 종신토록 살아야할거다.
그래서 나도 적당히 즐기면서 남편때문에 힘든 것 신경 안 쓰고 지내려고 한다.
이상할지 모르지만 결혼 12년차인 우리는 오랜시간 이렇게도 살아보고 저렇게도 살아보다가
이것도 저것도 안되서 그냥 이렇게 산다.
내가 모르면 그만이고 알면 가만 안둬..이런 식이다....
남편이 원래 지 외모 과시에 관심이 많아서 그렇지 어린시절 집안 형편때문에 고생하고
첫여자 만나서 죽어라고 매달려 결혼할 만큼 순정파에다가
뭐하고 다니는 지 가만히 있어도 알아차리게 할만큼 어리숙하다.
얼마전 뒤늦게 싸이라는 걸 시작했다가
남편은 이미 나보다 훨씬 전부터 싸이질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나한텐 한마디 말도 없었는데..참나.
난 홈피에다 가족사진, 애들사진 열라게 올렸건만 이놈의 남편쉐이,
지가 총각인 것 마냥 애들 사진 마눌사진 한장 없고 100장 넘게 다 개폼 잡고 찍은 지셀카다.
남 홈피서 퍼온 앨범에는 이뇬저뇬 야사시한 어린 년들 사진...거기다가 구여버, 섹시해..
이 지랄 리플 달아놓고 다이어리에는 사랑이 어쩌구 니가 떠났네 내가 못잊네...
프로필에는 다시 사랑할 수 잇을까나 뭐 어쩌구...마눌 얘기, 아이들 얘기 하나 없고
마치 지가 총각인 것처럼 홈피를 운영하고 있었다....
아는 사람말고도 랜덤으로 돌아다니면서 지지배들 방명록에 글 남기고 그랬는지
거기서 사귄 사람들도 꽤 되는 듯하고...
방명록엔 순전히 오빠~저빠하는 년들 뿐이고.....
그것들 홈피 가 보면 내 보기엔 다 그렇고 그런 뇬들 같아 보이고..
그년들 홈피 죄다 찾아가서 년들아 그 어빠, 아빠라는 건 알고 그 오바 떠는 거니?
하면서 글 올릴까하다가
내 자존심이 불쌍해서 걍 남편에게 나 탈퇴할테니깐 너도 알아서 자퇴해라. 그랬더니
설설 기면서 알았다고 하더니만 쿨한 나~ 아니, 미련한 나~
바로 그 말하고 탈퇴하고 지도 했겠거니 하고 일체 관심 안 가지려고 애썼다.
파고들면 나만 골 아프니깐...2달동안 싸이 들어가 보지도 않고 말도 안 꺼내고 있었는데
내 여동생이 형부 싸이 뭐 어쩌구 하길래 여동생 아이디로 들어가 보니
아직도 그러고 앉았다!
동생이 아는 사람들 다 찾아보다가 형부 이름 치니 홈피가 뜨길래 반가운 마음에 글 올리려다가
형부가 민망해 할까봐 그냥 나왔단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그랬겠지...에구 동생한테 쪽팔려서 내가 못 살아.
그날 저녁 앉혀 놓고 젊잖게(그게 더 무섭다) 물으니 어떻게 탈퇴하는 지를 몰라 그랬다고?
나보고 탈퇴 시켜 달라고 하길래 당장 메일주소 비번 달래서 내가 탈퇴 시켰다.
외로워서 그랬다...힘들어서 그랬다...그냥 재미로 그랬다...
별 의미 없으니 바로 탈퇴 시키라고 하잖냐..하면서 울적한 표정으로 변명을 하더라..
왠만해야 봐주지...남들처럼 가족적인 분위기로 운영했다면 내가 왜 그랬겠나.
이것 역시 내가 몰랐다면 모를까 알았은 즉 이렇게 처리할 수 밖에.
지난번 사업채 하나 문 닫고 한참 다운 되더니 그걸로 돌파구 찾은 모양인데
내가 혹시 그의 유일한 재밋거리를 없애 버린건가하니 불쌍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모른 척 지나가 주기엔 아내된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남편 사진들은 일일이 다운 받아 놓았다...나중에 정신 들어 가족홈피 만들때 쓰라고 할라고.
어린 나이에 여자라고는 나밖에 모르고 일찍 결혼한 사람,
난 2년여간의 격정적인 그의 구애에 넘어가 집안도 별 볼일 없는 이 남자랑 결혼했다...
사람이 워낙 착하고 진실해 보였다....
술 싫다, 외출 싫다, 헬스 다니지 마라, 그 친구 만나지 마라...
살면서 그가 요구하는 건 웬만한 거 다 들어줄 만큼 나는 맞춰주면서 살았다....
바깥 일 하는 사람 잔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게 내조라면 내조라고 생각하면서.
그러는 동안 그는 어린 여자애들이랑 오빠~저빠~하면서 나이 든 나를 외롭게 하고
즐길 거 다 즐겨가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뻘쭘하게 하고....
세월 가면서 순수하기만 했던 그는 자기 외모에 대한 관심과
어린 여자애들과의 노닥거림만 좋아라하고 나는 점점 드센 아줌마가 되어가고....
첫애 낳을 때도 산모는 멀쩡한데 아빠인 지가 우울증에 걸려가지구서는
아빠가 된다는 게 두렵다...어쩌고 저찌고 하면서 질질 짜더니
결국엔 오늘날 이렇게 영원한 총각이고 싶은 채로 살고 있구나.
어떻게 고칠까요.
적당히 무시하면서 나도 즐기면서 살고는 있는데
아이들이 무슨 죄랍니까.
아빠는 있으되 아빠없는 모양새로 크고 있으니
(집에오면 잠만 자고 나가니 아이들이랑 밥 먹을 틈도 없음)
물론 집에서 나가면 일터로 가는 것 외엔 내가 모르는 틈은 내기 힘들어서
특별하게 대단한 바람을 피우고 다니지는 못합니다만, 암튼 자기 일하고 자기밖에 몰라요.
어떻게 하면 다른 아빠들처럼 아이들이랑 목욕탕도 가고 인라인도 타고 눈썰매장도 갈까요?
애들사랑은 맘으로는 무진장 하면서 함께 하지 않는 사랑...무슨 의미일까요.
지네 아버지가 그렇게 키웠다더만...지도 지애들 그렇게 키우려고 하네요.
그럼 울애들도 그런 아빠가 될 확률이 더 높겠네요.
참 속상합니다.
영원히 총각이고 싶은 이 남편....조언좀 해주세요.
(쓰다보니 스스로 열받아서 욕도 많이 들어갔네요...양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