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이 지났다.
꼭 1년
작년 바로 오늘 난 그 여자와 통화를 했다.
남편의 여자
남편의 바람을 알게 된것은 우연이었다.
작년 8월 초 어느날 남편은 핸드폰을 가져가지 않았고 혹시나 중요한 전화가 올까 내가 전화기를 가지고 있었다.
한통의 전화,
내가 받지 않은 ...
직감은 참 묘한것이다.
다음날 그 번호로 전화를 했고 그 여자는 자기는 그런 전화 한 사실이 없노라는.
그리고 그냥 잊었다.
남편의 불륜을 눈치채기에는 그는 너무 완벽하게 나와 아이들에게 잘 했으므로... 그건 그냥 소설속 이야기리라 생각했다.
우연히 열어본 그의 핸폰에 있는 동일한 번호만 없었더라면 아마 그들의 행각은 좀 더 지속되지 않았을까.
신중해야했다. 이상행동을 감지해야 했고 이런일에 흥분하고 싶지 않았다.
퇴근 후 그는 칠판 가득 크게 써논 그 번호를 보고 대부분의 꾼들이 하듯 무표정한 얼굴이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일주일간의 설득과 협박으로 그는 자신의 본 모습을 조금씩 천천히 하나씩 말해나갔고
그것은 거의 경악할 수준이었다.
그 전해의 12월초 초등학교 동기 망년회를 영등포의 한 나이트에서 했고 그곳에서 그 동네 아줌마들과 부킹을 했고 2차를 노래방으로 가자는 제안에 흔쾌히 따라나선 그여자와 핸폰번호를 주고 받았고 설마하며 건 전화에 그여자도 싫어하지 않았다는것
두아이의 엄마이고 30대 중반이라는것 남편의 외도와 폭행을 하소연하는 불쌍한 여자라는 것 이게 그 여자에 대한 남편의 설명이다.
그 후 그들은 관계를 지속했고 어떤 관계인지는 말하고 싶지 않다.
모든 실타래가 엉키는 느낌, 내가 일구워 온 삶의 터전이 부서지는 소리, 내 온생애의 분노가 폭발하는 느낌
그 어떤것도 아니었다.
한 순간의 회오리 후 난 침착과 냉정을 유지했다.
그 여자한테 전화했다
바로 1년전의 오늘 추석날. 그당시 유행했던 빠리의 연인 주제곡이 흘러 나오고.....
이미 눈치챈 그 여자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어렵사리 그 여자의 아이가 전화를 받아 엄마에게 전해주었다.
당신이 성**냐고 내 남편의 여자냐고 묻는 내 말에 자기는 그런여자 아니다 왜 전화 하느냐 있는대로 길길....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편에게 바꾸어 주니 난 당신 모른다 왜전화해서 괴롭히냐.길길...
아마도 주변에 있는 시집식구들을 의식한 듯.
전화 후 남편은 그 여자가 맞다고 했고 난 남편에게 물었다
이렇게 상스런 여자를 그렇게 착한 여자로 알고 있었냐고 이런 험한 말 당신때문에 내가 들어야 하느냐고...
추석연휴가 끝나자마자 예상대로 그 여자는 남편에게 전화했고 난 제안했다 내 이 고통을 빨리 끝내야 하겠으니 3자 대면을 하자고 내가 보고 해결하겠다고.
남편은 그런 종류의 남자들이 늘하듯이 미안하다를 반복했고 그도 아마 내심 빨리 해결되길 바랬으리라.......
우리는 그 두 사람이 늘 만났다고 하는 화곡역 부근의 모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처음 그 여자를 보는 순간 난 너무도 어이가 없어 화조차 나지 않았다.
30대 중반으로 보기 어려운 세파에 찌들린 얼굴 , 세련되지 못한 외모와 행동 ,그리고 한10년전쯤에나 유행했을 그 옷차람.
아이고 저런여자로 인해 내 집안이 흔들리다니....
두사람은 연방 자기변명을 했다.
난 최대한 냉정을 잃지 않았고 그 여자에게 같은여자로서 부끄럽다고, 자식이 혼자 집에서 기다리는 밤에 무슨기대를 갖고 다른 남자를 만냐냐고.
그여자는 저남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고 남편은 쉬운여자여서 노는의미였다는말을 했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어쨌든 우리모두는 다들 침착했다.
내가 수표 두장을 그여자에게 주며 그 동안의 댓가라고 말하기 전까진..
실제 그랬다 노래방여자는 이만원 술집여자는 이십만원짜리라는 걸 대부분은 다 아는 사실이니까.....
물론 그 여자는 뛰쳐나갔고 나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남편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치 전쟁을 치른 군인과도 같이... 당당하게.
그 후 그 여자의 황당한 전화 사건도 있었지만 남편은 전화번호를 바꿨고 그 여자도 1주일을 버티다 전화번호를 바꾸었다.
나는 여자로서의 치욕을 맛보았지만
내 자존심과 가정이라는 양팔 저울에서 가정에 더 무게를 두었다.
결코 평탄치 않은 1년이 지났고 나는 아직도 제 2의 자아를 가진 두 얼굴의 나로 살고있다.
그러나 나는 서서히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고
그 당시 했던 내 선택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와 나의 부부로서의 관계는 풀어내야 할 숙제이다.
내년 이맘때의 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