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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도 너무 없는 친정...


BY 쥐뿔 2005-10-29

우리 친정에는 정말 쥐뿔도 없다.

게다가 없는데 어쩌냐며, '부모 병 들어도 자식이 안고쳐주면 죽지 뭐'가 신조다.

아빠라는 사람, 철도 들기전부터 지게작대기로 할아버지에게 날이면 날마다 맞았을정도로 대책없는 망나니다.

여자는 얼마나 일찍부터 알았는지 알 길이 없으며, 내연의 관계를 몇십년인지도 모를만큼 끌던 년하고 헤어진지도 얼마 안된다. 이년저년 가릴 것 없이 주말이면 나가서 삼천리 방방곡곡 안데리고 다닌 적이 없고, 그 짓 하고 다닐때 우리 삼남매는 엄마랑 사료용 누룽지 끓여 지긋지긋하게 먹으면서 방구석에서 살았다. 체질인지 영양결핍인지 우리는 다 남보다 몸이 약해 앓기도 잘한다.

언니 오빠는 아빠와 의절한지 2년, 아빠랑 교통이 없으니까 세상만사 편하단다. 때때로 와서 엄한 소리하면서 가뜩이나 새끼들 데리고 살기도 힘든 자식들한테 돈이나 뜯어내려 하는 무식하고 도움안되는 아빠 안보니 뱃속이 다 편하단다.

맘 약한 엄마는, 밤낮 갈라선 세 사람 이어 붙여주는 궁리로 눈이 빨갛고, 아빠라는 사람의 가장 큰 피해자면서, 외면하는 자식들을 나무란다. 엄마도 다년간 세뇌를 받아선지 제정신이 아닌듯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방탕한 생활로, 우리 집은 한 번도 저축이라는 것을 해 본 적이 없이 아빠 나이 68세를 맞았다. 늘 다음달 월급을 당겨쓰는 생활, 그게 연금수급자인 지금까지도 이어져 한 푼 모은 것도 없이 아직도 빚에 시달린다.

없으면 없는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차는 꼭 한 대 굴려야 하는 아빠 탓이다. 빚을 내서라도 겔겔대는 똥차를 사더니 계속 말썽을 부려 결국은 엄마시켜 나한테 돈 빌리고, 은행 마이너스통장까지 합쳐 차를 샀단다. 내가 이제는 줄 돈도 없다하니, 그간 자식들이 아빠 몰래 만들어준 엄마 쌈지돈 200을 주겠단다. 그 순간에는 내 엄마라도 그 어리석음에 줘패고 싶었다. 며칠을 나를 졸라 자기돈이라면 아빠가 안줄까봐 내돈이라고 속이며 빌려줬다(받을 수나 있을런지)

정말 미쳐버리겠다.

 

내가 소소하게 장보려고 따로 돈 담아두는 지갑을 열어보니, 돈 3만원이 없어졌다.

시골집에 다니러 가는 마당에 돈 3만원도 없어, 엄마가 가져간 것이다.

 

언니는 그런다, '엄마고 아빠고 빨리 돌아가셔야 한다'고.

도대체 그 사람들은 어느 세월에 정신을 차릴까? 맨날 두드려패고 부부싸움질에 먹고 죽을래도 땡전 한 푼 없는 신세.

정말, 친정만 생각하면 미쳐버릴 것 같다.

 

돈이 최고라는 남편은, 벌써 눈치깠다, 나를 아무리 족쳐도 우리 집구석에서는 동전 한 닢 나올게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내 인생이 더 고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