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은 여자는 애를 낳지 말걸 그랬다.
할 수 없이 꼭 낳아야 한다면 하나만 낳을 걸 그랬다.
여섯살,세살 아들 둘 정말 장난아니다.
딸 하나있는 엄마들 힘들다고 하면 가소롭다.
왜 첫아들 낳고 그렇게 좋아했었는지 나자신이 한심하다.
정말 하루종일 청소만 한다.
그래도 우리집 무지 지저분하다.
몸은 항상 피곤하고 무기력하다.
첫아들 낳은 뒤부터 단 하루도 맘 편하게 자본 적도 없다.
남편이 못돼먹은 것도 아니고 시댁식구가 그다지 유별난 것도 아닌 것 같다.
내 생활이 이렇게 감당 안되는 걸 처음에는 시댁식구들이 귀찮게 굴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근데 아니다.
알고보니 난 아이들을 감당할 수 없는 여자였던 것이다.
말투가 짜증으로 굳어버렸다.
애들이 엄마라고 부르는 것도 귀찮고 듣기싫다.
다른 여자들은 대단들하다.
어쩜 아이에게 조분조분 얘기도 잘 해주고 화도 안내고 여기저기 좋은 곳이라면 다 데리고 다니며 많은 경험을 하게 해준다.
집에가면 반찬은 언제들 그렇게 만드는지 그 옛날 내가 먹었던 엄마가 만들어주신 그런 음식들을 아이들과 남편에게 먹인다.
애가 아프다고 하면 여기저기 좋다는 것 다 해다 먹이고...
부지런히 정보수집해서 교육도 잘도 시킨다.
게다가 알뜰살뜰 재테크까지!!!
내가 보기엔 세상은 온통 수퍼우먼들로 가득찼다.
아침먹고 설겆이 끝나면 또 점심준비 해야 하는데 도대체 언제 그 많은 일들을 해내는지?
애들만 없으면 밥 안하고 굶으면 딱 좋겠다.
웬수같은 새끼들 지들끼리 좀 같이 놀지 하루종일 싸운다.
옛날 모기소리같던 내 목소리는 아파트가 떠나가라 왠종일 바락바락 악을 쓴다.
거울을 보면 인상 나쁜 여자가 날 노려보고 있다.
남편이 날 쳐다보면 부끄럽고 자존심 상한다.
둘러쳐진 뱃살에 굵은 허벅지 구부정한 어깨...어디하나 예쁜 구석이 없을거다.
엄마가 이 모양이니 애 둘 병원 엄청 다닌다.
동네병원약은 절대 안듣는다.
종합병원 지긋지긋하다.
구멍이란 구멍은 다 병이난 큰 아들, 감기만 걸리면 입원까지 가는 작은 아들...
내몸도 넘 아픈데 돌볼 여유가 없다.
예쁘고 살림 잘하고 애 잘 키우는 엄마들 너무 부럽다.
새끼들만 아니면 칵...죽어버리고 싶다.
너무 힘들다.
다 때려 엎어버리고 싶다.
그러면 또 청소하느라 나만 힘들겠지?
참자 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