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이랑 많이 비슷하네요.
우리 신랑도 친구 엄청 좋아하고, 모임 많고, 시댁 식구들 엄청 챙깁니다.
저는 결혼 13년차인데 지금도 우리 신랑은, 시어머니와 도련님을 일주일이나 10일에 한번씩밥 사주고 용돈도 주고 합니다.
또 결혼하자마자 자식은 많지만 오갈데 없는 우리 시할머니(당시 83세) 를 모셔와서 10년 같이 살았읍니다. 사전에 동의한번 구하지도 않았고, 그후에도 누구하나 설명 해주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김치도 그냥 담아줄 법도 한데, 시어머니는 공짜로 주는 법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맞벌이였기 때문에.
시댁에서 자꾸 돈을 요구하고 또 신랑이 시댁에 돈을 자주 해주는 집이라면 맞벌이를 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결혼후 7년 일하고 지금은 집에서 살림만 하는데 훨씬 편해졌어요.
시어머니가 돈 주라는 소리도 훨씬 덜하고 제 눈치도 보는것 같아요.
제가 그당시 얼마나 힘들었으면, 시할머니 모시고라도 시댁에서 제일 먼데로 이사가자고 졸랐을까요?
저도 엄청 그동안 신랑이 미웠어요. 아무런 조건없이 우리 시할머니 받아들이고, 집안의 대소사에 모든 경조사에 신랑이 다 관여했으니까요. (집안의 장손임)
하지만 상당 부분은 시간이 많이 해결을 해주는것같아요.
우리 신랑은 등산과 수영을 제일 좋아하는데 꼭 저랑 같이 하기를 바랐어요.
하지만 저는 운동을 엄청 싫어해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오전에 헬스하고, 토요일 일요일은 수영을 한답니다.
아들 (초6)도 수영을 잘 하니까, 신랑이 엄청 든든해하고 행복해한답니다.
지금 힘들다고 용기 잃지 마시고, 천천히 하나씩 바꿀려고 해보세요.
가족이 함께 취미 생활을 한다는 것은, 가족을 더 단단하게 해주는 연마제같다고 생각을 해요.
우리가 부모 밑에서 사는 것은 20 몇년이고, 신랑과 함께 사는 것은 4,50년 되잖아요.
길게 보고 희망 잃지 말고 사세요.
언젠가는 저처럼 남에게 도움말을 해주는 그런 시간이 분명히 올 거예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할게요.
저도 신랑이 미워서 십년 가까이 흉만 보고 살았어요. 상황이 이러니 그러지 않겠어요?
하지만 일요일날 눈이 하도 많이 와서(전라도 광주) 치킨을 시켰는데, 신랑이 콜라를 마시다가 너무 차가와서 앞이빨이 깨져버렸어요.
원래 앞이빨이 안좋아서 3년전에 심을 박아논 상태였는데, 사단이 난거예요.
그래서 저는 걱정이 돼서 한숨도 못자고, 어제 대학병원에 따라갔어요.
사실 저도 헬스를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까 다리 근육에 무리가 와서, 토요일날 병원 가봤더니 고관절에까지 무리가 왔다고 하더군요.
그런 상태로 병원을 따라 갔어요. 검사만 하는데 오전이 다 가더군요.
그래서 오는 길에 신랑한테, 어젯밤에 걱정돼서 한숨도 못잣었고 , 당신이 보기에는 마누라가 철이 없어 보이지만 걱정말라고 위로해주고 앞으로 음식 조심하고 찬물 더운물 조심하라고 이야기해줬어요.
그랬더니 신랑이 어제는 일찍 들어왔드라니까요.
누구나 결혼해서 10년은 적응하느라고 고생하는거 같애요.
힘 내시고 앞으로 다가올 좋은 일 기다려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