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우리집 열쇠를 왜 시부모님이 달라고 하냐고요.
우리 분가할 때 열쇠 부터 챙기시더군요. 뭐 비상시에 쓰시겠지 싶어 드렸습니다.일부러 필요없다는 엄마한테도 해 드리고요. 나 없을 때도 들어오셔서 살림 뒤져보시구... 참 황당한 경험 많았죠.
한번은 일찍 퇴근한 김에 대청소나 하려고 집안을 뒤집었나이다. 아시죠? 대청소하려면 뒤집기부터 해야죠. 식탁의자 다 빼놓고 빨아야 하는 묵은 빨래 꺼내놓고... 그러고 있는데 신랑이 전화해서 동호회 약속잡아 놨다고 빨리 나오라고... 같은 동호회에서 결혼했거든요. 결혼후 잘 못 뭉쳤는데 저도 신나서 나갔죠. 물론 시간이 너무 촉박해 신랑이 자기가 약속 잡고 늦을 것 같다고 빨리 나가주길 바래서 하던 거 모두 팽개치고 나갔죠. 오랜만에 동호회 사람들과 흥겹게 놀다가 신랑이랑 손잡고 기분좋게 들어오는데 ..음..시간은 11시30분쯤? 우리집 문이 열려있고 웅성웅성... 오잉? 뭔일이야? 그러고 들어갔더니.. 어메메 시부모 우리엄마 도련님까지..와있고 들어서는 우릴보고 비난하는 눈초리...
알고보니 우리 시부 우리집에 전화했더니 전화 안받자 휴대폰을 날렸고 지하술집에 있어서 전화를 안 받자 급기야 우리집 열쇠를 따고 들어가 보니 집안은 엉망...청소하다말고 나갔으니.. 시부 우리가 부부싸움 끝에 나간 줄 알고 사방으로 전화 해서 찿고 급기야 우리 친정엄마한테 전화해서 우리가 싸우고 내가 친정에 간 게 아니냐.. 우리엄마 안왔다고 하자 못 믿겠다 좀 오셔야겠다. 결국 엄마는 한시간 걸려 오셔서 시부모와 함께 이제나 저제나 저흴 기다렸다는 거죠... 근데 저흰너무나 사이좋게 손잡고 룰루 랄라.. 들어오니
시부- 너네 어떻게 된거냐?(무지 화난 목소리)
나- 모임이 있어서 신랑이랑 같이 갔다 왔는데 무슨 일이세요?
시부 - 집 꼴이 이게 뭐냐.응. 싸우고 나간 줄 알았잖냐(무지 무서운얼굴로)
나 - 청소하려고 뒤집다가 갑자기 신랑이 전화해서요.그러게 대충 정리하고 간다니까
신랑 - 아 갑자기 늦게 생겼는데 그럼 내가 약속잡고 늦으면 안되잖아 어휴.별일도 아닌 걸로 왜그러세요
시부 - 그제서야 둘러보니 싸우느라 살림 집어던진게 아니라 청소하던 모양새 맞음.
전화는 왜 안 받냐 응? 걱정되게(여진히 화난 목소리)
신랑 - 지하에 있었거든요. 뭐 일부러 안 받았겠어요?
시부 - 일찍일찍다녀라 왜 이렇게 늦냐. (여전히 무서운 얼굴로)
신랑 - 어휴 회사 퇴근 하고 밥먹고 맥주 한잔 한거예요. 아무 일도 아닌 걸로 장모님 까지 오시게 하셨어요.
시부 - 너네 싸우고 쟤가 혹시 친정 갔나했지. 알았다 쉬어라...
우리가요.뭐 던지고 싸운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걸 보고 좀 치우고 나가지.. 라고 생각하면 모를까 싸운것 같진 않았답니다. 글구 우리 엄마가 제가 안 왓다면 그런 줄아시지 굳이 오시라 하구요. 큰일이라도 난 줄알고 오신 우리 엄마 딱 보고 급히 나가느라 그런 줄 아셨대요.
그 이후로도 열쇠로 마구 열고 들어오셔서 황당했던 적 여러번이었구요
저희 직업이 바뀌어 밤에 일하고 낮에는 자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힘든 일이라 낮에 세상없어도 자야 되고 또 낮에 자는건 신체적응이 안되서 한 번 깨면 잠들기가 어렵고 그래요. 어쨌든 어느날 낮에 자는데 우당탕탕... 덜컥덜컥... 시부모 큰아버님내외분이 들어오셨답니다. 잠결에 거실에서 떠드는 소리.. 저희집 냉장고에 뭘보관 하시려 오셨더라구요. 냉장고에 뭘 잘 박아놓으셔서 항상 냉장고가 모질라세요.반면 저희냉장고는 항상 여유있으니 그런 식으로 잘 이용하세요.
근데 저 자는 안방으로 큰아버님 내외를 모시고 들어오시는 거예요. 전 거의 반라로 자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러니까 전 안방문 여는 소리에 깬 거예요. 거실까지 들어오신건 꿈인지...생신지... 하던거구요. 놀라 기절하는 줄 알았슴다... 시아버지 말씀이 안방에도 화장실이 있단 걸 큰아버님 내외분께 보여주신다고... 참고로 저 집들이 다 했거든요. 그때 집구경 다 하셨고 또 요새 아파트 안방에도 화장실 있는 거고 저희집은 평균에 못 미치는 인테리어라 구경할 것도 없는데요...
어쨌든 빤스바람으로 자다가 심장 떨어질 뻔한 저는 성질이 이빠이 나서 신랑한테 성질을 부렸고 신랑은 우리 열쇠를 하나 잃어버렸다고 어머님 열쇠를 빌려달라고 해서 여태 안 드리고 있어요.
근데 이 분들은 아들집열쇠가 없으니 허전해 미치겠나 봐요. 열쇠 갖고 오라고 어찌나 성화신지.. 아니 아들집열쇠 왜 꼭 갖고 계셔야 하는 데요? 처음에는 갑자기 아프거나 하여간 비상시를 생각해서 갖고 계셔야 겠다길래 드렸는데 세상에 바로 코앞에 사시면서 제가 산후조리간 한달간 한 번도 안 와 보셨더라구요. 저 애기안고 들어가니 그제서야 청소기 돌리시네요. 갑자기 진통와서 먹던 밥그릇 식탁에 놓인 그대로더이다.
뭐 바라진 않지만 워낙 한식구라 하시니 그정도는 해 주실 줄 알았죠 뭐...
몇달째 안 드리고 있는데 이핑계 저핑계 대면서요. 딱 부러지게 열쇠 못드리겠다 말하면 울고불고 난리날거 같아서죠. 이정도면 눈치로 아 애들이 열쇠 주기가 싫은가부다 짐작하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 아직도 열쇠 빨리 복사하고 가져오라고 성화이십니다...
어떻든 버티는데까진 버텨보려구요.
저희 친정엄마? 시어머니 해드릴 때 해 드렸는데 어딨는지도 모르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