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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를 낳고 싶지가 않아요 어떡하죠?


BY 걱정이 2006-02-20

연애 6년에 결혼한지3년째 입니다.  제 나이는 33 이구요.

주위에서는 다들 이제 아이 낳을 때 됐다며, 더 늦으면 산모도 아가도 힘들다 합니다.

14년간 다녔던 회사를 지난달에 그만 뒀는데요, 그게 연봉은 꽤 높았는데(4천정도)

사람들이 싫어지고, 일도 지겹고, 매일 아침 7시 반에 나가서 퇴근 후 집에 오면 11시가

넘었었거든요.  그래서 몸도 힘들고 너무 내 생활이 없으니까 마음의 여유도 없어지고,

자꾸 더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지는 것 같아서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사표를 냈습니다.

그동안 다닐 만큼 다녔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지금 이렇게 휴식을 갖게 된게 한달이 조금 안됐는데 아침에 베란다 창가로 들어오는

햇살을 받는 기분이, 그 여유로움이 너무 포근하고 좋아서 다시는 회사 생활 같은건

하고 싶지 않아지더라구요.

조금 늦은 아침엔 어학원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저녁쯤엔 요가를 배우고 있습니다.

다음달 부터는 운전면허시험장에 다녀보려구요...

 

문제는요...

 

저는 지금 아가를 갖기 싫다는 겁니다.

제 나이 생각하고 태어날 아가를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당장 낳아 길러야 하는데,

도무지 마음이 열리질 않습니다.

주위 친구들이나 언니들은 전부다 한두명씩 아가들이 있는데요.  이상하게도 저는

아가가 그다지 좋지가 않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얘기합니다. 

힘들어 죽겠다.  내 생활이 없다.  우울증이 오더라.  내자신이 없어지는 기분이다.....라고

이러면서 저보고는 아가를 낳으라고 합니다.

불편한 점을 느끼면서도 저보고 낳으라고 합니다.

저희 엄마는 요즘 세상이 무섭고 건강치 못한 아가를 낳을까봐 겁나서 그러는거 아니냐고

하시던데,

사실 그 부분도 많이 차지하고요.

제 자신이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도 많이 되고요.

저는 지금 신랑과 둘이 지내는게 너무 좋기만 해서 둘이 여행다니고 좋은 거 먹으면서

편히 지내고 싶은 생각도 큽니다.

아이는 낳으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평생 신경쓰며 살아야하는 부분이라서

책임 같은거 느끼기 싫기도 하고.......................휴...

 

지금 이런 마음과 이런 정신상태로 아가를 가졌다가는 우울증 걸리고 아가 잘 못키울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마음이 열리고 아가를 기다리게 될까요?

사실 2003년과 2004년에 자연유산 경험이 있었습니다만, 이것 때문인 것 같지는 않아요.

신랑은 아가를 너무너무 이뻐하고 기다리고 있지만, 내가 원하지 않으면 낳지 않아도

상관없다고는 합니다만, 많이 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얼마전엔 혼란스럽고 어떻게 할 줄 몰라서 갑자기 눈물이 났었습니다.

낳으려면 마음 정한 후에 빨리 낳던가, 아니면 다른, 하고 싶은걸 해보던가 를 빨리 결정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결정된게 없으니까 견디기가 힘들었어요.

 

지금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건... 일본유학을 한번 다녀오고 싶어선데요.

신랑은 오랫동안 회사다니다가 관뒀고, 아가도 내년쯤엔 갖는 걸로 하고,

2006년 한해를 내게 선물해 주겠다며, 일본 유학을 다녀오랍니다.

저도 선뜻 그러겠다고는 했지만, 나이도 많고, 아가 문제도 그렇고 뭐가 우선인지

결단을 내리기가 버겁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고 여유롭게 배부른 소리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만,

저도 나름대로 많이 힘들고 자괴감까지 들어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아가를 가진다는거... 꽤 많은 노력과 좋은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야 하는걸 아니까

이러는 겁니다. 

제가 뭔가를 잘못 생각하고 있다면 알려주세요. 

지금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