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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버려야하는데...


BY 나 2006-03-15

몇일동안 정말 잘했다.

어제 저녁까지만해도 잘 참았다.

내가 더 기분나쁘고 내가 더 힘들고 말자라는 생각에

걍 홧병으로 죽어도 나하나 죽고 말자라는 생각에 꾹 참았다.

 

울 아들..

중1

어제 학부모 총회까지 갔다왔다.

매사가 대충 가이꺼인 아들이지만

학교친구관계는 상당히 양호하고 성적은 아직 잘 모르지만

몇일전 입학다음날 본 국영수 진단평가에서  반에서 3등하고...(평균96)

그럭저럭 외적으로 문제가 없는듯도 보인다.

하지만...

 

학원(이제 7달째 다니고 있다)에선 거의 집중못하고산만하단다.

그 산만함으로 학원시험 그 정도 해내는것보면 분명 머리 하나는 기차게 좋은 넘이란다..

그래..그래도 참았다.

공부는 자기가 하는것이고 나중에 철들어 공부하고 싶을때 넘 기초가 없어서

공부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게 기본만 하자는것이 내 생각이라서

평균 85에서 90언저리정도만 유지해주면 불만없다 생각하기로 맘을 비운상태다.

 

내가 아이의 학교생활에 참지 못하고 오늘 폭발한건 가방챙기는 문제였다.

 

초등학교땐 교과서를 거의 사물함에 넣고 빈가방으로 다녔다.

(선생님들이 시켰다)

그래서 아이는 거의 가방이란걸 챙겨다니지 않았고

나도 그다지 신경쓰이는 일이 없었다.

근데...중학교는 다르지 않은가.

매 시간마다 교과담임이 들어오니 시간표는 칼같이 챙기고 준비물 어김없이 대령해야한다.

그건 배우는 자의 자세이고 남을 향한 배려이고 나를 돌보는 수신의 첫걸음이며 선생에 대한 예의이다는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 매일 저녁 시간표 챙기라는 잔소리를 빠지지 않고 했다.

물론 어제 저녁에도...아들넘은 다 했다고 대답했고..

 

오늘 아침 체육복을 챙기면서 혹시나 하여 책상을 둘러보다가 경악했다.

모든 교과목을 가방안에 다 넣어서 쑤셔박고 다니는 아들....

심지어 2학기 수학책까지 다 들고 다니는데 책과 공책과 프린터물(중학교에선 프린터물이 점수다)이 엉겨 쓰레기통도 그런 쓰레기통이 없다.

가방속에 있는 노트를 못찾아 (찾는게 이상하지) 알림장에 필기해온 아들...

몇대 쥐어박다가 팔뚝을 깨물어버렸다.(미친 엄마)

엉엉 울면서 지각하고 학교로 간 아들...

 

공부 잘하란 말보다 자기 스스로 잘 챙기란 말을 더 하며 키웠는데

이 넘의 생활태도가 오늘아침 날 너무 우울하게 만든다.

 

아들아.

엄마는 정말 너랑 잘 지내고 싶은데

왜 이리 힘이드니...

걍 책가방 잘 챙겨서 학교가는게 그렇게도 어려운 일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