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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월요일에 나는 이혼한다.


BY 새로운시작 2006-05-04

잘 살아보려 애쓰고 애썼건만, 모두 부질없이  결국은 이혼하기로 했다.

나의 딸에게 그래도 아빠가 없는것 보단 나을거라 스스로 위안하고

참고 견딘 세월이었다.

남편에게 철저히 바림받은 오랜시간동안 나는 갈팡질팡 하고 있었다.

두려움...혼자 이 세상에서 이혼녀라는 이름으로 여린 딸 아일 키우는 나를 생각하니 자신이 없었다.

아니,사람한테 싫증이 났다고 해야하나......

마음이 혼란스럽고 그동안의 일들을 생각하니 고통스럽기만 하다.

빨리 이 고통에서 저 괴물같은 남편으로부터 떨어져나갈 수 있길...

아일 생각해서 참아온 일들이 아이때문에라도 헤어져야 한단 생각이다.

그의 호적에 내 이름이 있다는 것조차 참기 힘들다.

그를 처음 봤을 때, 너무 가난하기에 돈 귀한줄 알 줄 알았고, 못 배웟으나 예의바르길 바랬다.

자기가 불행한 유년시절을 보냈으니 내 자식한테만은 좋은 아버지가 되 줄거라 생각했다.

불쌍하게 살아온 자기 엄마를 봐서라도 나한테 자상한 남편이 되줄 줄 알았다.

결혼하지 않겠다는 나의말에 약까지 마신사람이라 나는 세상에서 나만을 바라봐줄 줄 알았다.

이 모든 생각은 나의 착각...

나의 망상에 불과했다.

보고들은것 없이 자라 아비의노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고, 어미가 당한 고통 그대로 답습하며 날 괴롭혔다. 의처증은 중증이고,화가나면 사람을  물건을  때려부쉈다.

그 증상은 최근 얼마전까지 계속되었고,  내 몸과 마음까지 병들고서야 주춤해졌다. 

 

나는 ...그와 살며 한 번도 행복하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은 그를 포기하지 않고 그의 아일 낳은 일이다.

아이가 생기면 나아지겠지하는 기대...나도 엄마가 되고 싶단 욕심에...욕심이었다.

 

나는 때론 우울함에 빠져 아일 무섭게 다루거나, 아빠를 찾는 아이에게 화가나기도 했다.

그런아빠도 아빠라고..아인 끊임없이 아빠의 사랑에 목 말라하고,

나는또 주저 앉고......

 

오늘 내가 먼저 그에게 전화 해서 이혼하자고 했다.

어떻게든 떨어뜨리고만 싶은........거머리처럼 달라붙어 나의 인생을 좀 먹는 그로부터 탈출 하고자...

나는 그에게 사기를 치기로 마음먹었다.

 

몇년전 남편이 일을 벌이다 수 천만원의 빚을 졌는데...

그 빚때문에 나까지 신용불량이 된 것이었다.

그 때,어렵게 아파트 장만해서 입주할날만 꿈에 그리던 나는 한 번 살아보지도 못 하고 그렇게  어이없이 일년사이 집 두 채를 날려버렸다.

 

문득 오늘 그동안 생각 해 왔던 일들이 파노라마가 되어 나를 부추기고 있는것이다.

이혼할수 있는 핑계를 만들자.

서류상으로 이혼하고 둘 다 파산신청을 해서 살 길을 찾자.라고....

그런다음 다시 합치면 되는거다. 라고...

...........

나는 갑자기 머리좋은 사람처럼 똘똘하게 말 한다.

우리 언제까지 빚더미에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그동안 모아온 돈을 다 빚갚고 나면 우린 아무것도 안 남는데 아이도 곧 학교에 보내야 하구...이러면서...구제 받을 길을 찾아보자라고.

말 하면서 내 자신이 무서웠다.

그러나 나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그동안 그에게 단 한번도 거짓을 말 한적 없기에 내말을 다 믿는 눈치다.

성공이다.....

내가 자기로부터 벗어나기위해 사기를 치는 줄 그는 까맣게 모르는 것이다.

한편으론 통쾌함.  그동안 수많은 거짓말로 나를 기만하던 사람.

돈 문제 여자문제로 나를 속이고도 언제나 제자리에 묵묵히 있는 나를 우습게 보던 그를......

마지막으로 복수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통화끝에 월요일로 날을 잡았다.

그날 하루 판결 받고 접수시키면 모든것은 끝나는것이다.

 

아직은 어둡고 막막하고 두렵다.

나는 이혼녀들을 볼 때,  얼마나 사는게 기가막혔으면, 오죽했으면 이혼을 할까  라는 생각을 했던 사람이다.  내가 그 이혼녀가 된다는 사실이 정신을 번쩍뜨이게 한다.

 

당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울수도 있겠지만...

나는 벌써부터 행복해지는 기분이다.

또 누군가를 만나 잘 살겠단 생각은 꿈꾸지도 않는다.

이혼하고 나면 그를 미련없이 떠날것이다 다시는 나를 괴롭히지 못 할 곳으로..

적어도 나는 이제 사람이 아닌사람을 사람일거라 믿고,노력하는일을 안 해도 된다.

나는  잘 이겨 낼 것이다.

나에겐 나의 목숨과도 같은 딸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