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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울렁거리고 화병이 생기는거 같아요


BY 아리맘 2006-05-31

요즘들어 속이 울렁거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제가 너무 바보같다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남편과 결혼한걸 후회하죠...

 

작년겨울 시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시고

모든것이 조금씩 조금씩 틀어지기시작했어요..

 

시어머니는 아주버님이랑 형님이랑 사이가 안좋아

시골에서 같이 안살고 직장 나가는 시누이집 살림하다가

쓰러지셨어요..   쓰러지시고 나서도 아주버님이랑 형님은

거의 남의 말하듯이 하고 남일처럼 형식적이죠..

근데 문제는 시누이들과 제 신랑이예요.

신랑은 원래 착한 아들이였죠.  모든 굳은일을 다 알아서 하죠

병원도 자기가 다 알아보고, 주말마다 가고 평일에도 짬내서가고

그럴수록 형은 더 무관심하고..  시누이들도 오빠는 그러려니하고

동생이 하는건 당연하게 생각하죠..

 

저는 이제 손많이가는 애가 둘이예요.

아침에 눈뜨면 애둘치닫거리하는걸로 시작해서

하루종일 이유식하고 기저귀갈고 청소하고 밥먹이고

올겨울 돌쟁이가 계속 아팠어요.  장염지나면 감기 다시

후두염 다시 장염 다시 감기 .....

시어머니 병원에 자주 갈수 없었어요.

그리고 남편과의 사이는 점점 벌어지구요..

남편은 퍽하면 술먹고 늦에 들어와 쓰러져 잤어요.

불쌍한 엄마 앞에서 제가 애둘키우면서 낑낑거리는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결국 시누이들한테 전화가 왔어요.

애가 아프면 큰병원가서 빨리 고쳐라

애만 끼고 있을꺼냐?

그리고 최소한 성의를 보여라

시어머니 침상도 가끔 지키고

낮에도 잠깐잠깐씩 병원에 가라

우리엄마한테 뭐 불만이 있었냐?

아니면 왜그러느냐??

 

애도 계속 아프고, 신랑이랑 사이도 안좋다고 말해도

그건 둘이 알아서 풀어라 그런 식이다.

 

그 다음부터 속이 울렁거리고 감슴이 답답한게 이상했다.

자존심이 상하고 내가 바보같고, 착한 콤플렉스에 빠진

우리 신랑이 너무 싫고, 지 오빠한테는 아무소리 못하면서

착한 동생내외가 만만했는지 할소리 다 하는 시누이도 싫어졌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내가 나쁘다고 하겠지.

시어머니가 아프면 당연히 할 도리는 해야겠다고

근데 왜 하는 자식은 죽어라 하고

장남이면서도 모른척 하는 사람은 모른척하고...

그런 콩가루 집안이면서 누구한테 이래라 저래라 큰소리인지..

 

우리 신랑...

시어머니가 거의 다 나아도 형을 못믿어 어떡해 맡기겠냐며

누나들이랑 상의해야한다고 한다.

효자 마누라는 피곤하다더니...  딱 내 이야기다.

헤어지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초롱초롱한 애들 눈을 보니 눈물이 날것같다.

요즘 시대에도 애들때문에 나같이 바보같은 여자가

있을까??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면 내 인생은 뻔하다.

뻔하기 전에 탈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