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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BY 바보 2006-06-22

누가 나의  답답한마음을 알수 있을까?

 

..남편은 평소에 너무 자상하고 좋은 사람이다.

모든걸 내 위주로 맞춰주고 가정일도 많이 도와주고..

얼마전 동생이 이곳에 ㅡ출장을 온바람에 일주일 쉬어갔는데..

형부같은 남자는 찾아볼래야 찾아볼수도 없을꺼라고.

다 언니 복이라며 잘해드려야 한다고 아주 당부까지 하고 갔습니다.

그래요..옆에서 본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정도로 남편은 애처가고 가정적인 남자에여.

연애할때부터 결혼하고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변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요.. 

부부일은 아무도 모른다고 하잖아요..암만 사이가 좋아보여도..또. 사이가 안좋아보여도..

당사자들만 아는거라고....

 

남편에게 주먹으로 맞고 발로 차이고,,애들앞에서 쌍소리로 내게 욕해되는 남편.

물론 자주 그러지는 않아요.

제가 좀 짜증내거나 화나는 일이 있어서 툴툴 거리기라도 하면 바로 그즉시

미친사람이 되고 마는거죠.

그래서  암만 짜증나고 화나는 일이 잇어도 남편앞에서는 살살 웃으며 기분좋은척

해야 합니다..그래야 아주 화목한 가정생활을 유지 할수 있거든요..

하지만 사람이 감정이란게 있는건데 어떻게 매일 웃고 살수 있나요..

특히 생리주기전후로..저도 모르게 짜증이 납니다..

 

오늘 아침에 큰 아들녀석이 아빠와 함께 나가겠다며 가방 매고 기달리는데

애들아빠가 후다닥 혼자서 가버리길래

"어우~애가 기다렸는데 말도 없이 혼자가고 그래요! 좀 같이 가주지.."하며

말끝을 흐리며 화를 냈더니..사실 그게 뭐 대단하게 화낸것도 아니잖아요?

말투에 짜증을 섞긴 햇지만..

 

그 한마디때문에 남편에게 지금까지 스므통이 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가만 안두겠다..두고봐라..기달리고 잇어라 가만두놔..

그런 전화를 받은 제 심정이 어떻겠어요?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식은땀이 나고,,,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들와서 발로

찰꺼같고..(안맞아본 사람들은 이런 무서움 모르시죠..)

술도 안마시고 맨정신으로 때리는 남편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 위기를 모면 할려고 자존심 죽이고 하고싶은말 한마디 못하고 싹싹 빌고..

애들때문에 참아야한다는 생각 하나뿐입니다.

큰애는 4학년인데 어찌나 어른스럽고 착한지 공부는 또 얼마나 잘하고 ..

둘째녀석도 2학년인데 늘 올백에 예의바르고 똑똑하다고 학교에 동네에 소문이

낫을정도에요..속도 모르고 남들은 아빠가 유순하고 애들에게 잘해주니.

교육이ㅡ저절로 됬나보다고, 역시 아빠가 가정에 잘하는  애들은 똑똑하고 착하다나여..

이렇게 착하고 의젓한 두 녀석들을 떼놓고,, 정말...너무 무서워서 도망가고 싶은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사실 지금도 그래요,,있다가 무슨일이 생길까 겁나요.

이대로 살아야 하는건지..억지로 웃으며 살아야 하는건지..

웃으면,,내가 화 안내면 남편도 내게 잘하니까..그냥 그렇게 웃으며 살아야 하는건지..

짜증 한번 못내고 그저 남편만 잘했다며 당신이 최고야 당신이 옳아...

그러고 살아야 하는건지...

..뭐 어찌보면 어려울것도 없이 보이지만..감정을 속이며 사는일이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지.

 

난 이러다가 내가 정신병자가 되는게 아닐까...두렵다..

소리소리 지르며 싸워대는 옆집 부부가 부럽기도 하다.

가까운 지인에게 남편에 대해 이야기 햇더니..같이 때리고 대들고 싸워보란다..

아마 그랬으면 이렇게 살아있을수나 있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