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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죠?


BY 이혼하고픈사람 2006-08-31

 

내 나이 서른아홉 결혼 15년차 남편과 죽도록 사랑해서 집안의 반대를 뒤로 한 채 결혼해서 10년 동안은 행복했는데 구 후론 최악이었다. 물론 내 가정을 지키지 못한 내 책임도 크지만 남편의 다른 여자에 대한 욕망은 내 힘으로도 어쩔 수가 없었다. 

 

남편은 5년 전에도 채팅에서 알게 된 몇 명의 여자들과 바람을 피워서 어떤 여자 남편에게 두들겨 맞고 파출소까지 다녀왔었다. 그 후론 좀 잠잠한거 같더니 2년 전부터 또 다시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예전에 남편은 자상하고 착하고 너무 가정적인 사람이었는데 뭐가 그 사람을 그렇게 변하게 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간다. 생전 안하던 욕도하고 애들이나 나를 무시하는 건 다반사고 무엇보다도 그의 눈빛이 너무 무서웠다.

 

내가 가정으로 돌아오라고 사정하고 애원하고 싸워도 보고 무시도 해 봤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답은 묵묵부답과 무시뿐이었다. 누구한테 고민을 털어놓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내 자존심으론 허락되지 않았고 또 남편과 같이 안 살거면 모를까 살면서 내 피붙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내 남편의 허물을 얘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싫었고 그런 사실을 남편이 알면 더 멀어질까봐 두렵기 까지 했다. 너무 지치고 힘들다 보니 나라는 존재는 없는 것 같았다.

 

급기야는 그 여자와 같이 나가서 잠적해 있다가 나와 그녀 남편이 17일만에 찾았다. 기가 막혔다. 그들은 그의 직장에 출퇴근 할 수 있는 한 시간 거리에 방까지 얻어놓고 살림 도구를 사러 다니던 도중에 잡혔다. 그걸 본 순가 피가 거꾸로 솟았고 마지막 남은 가느다란 실오라기 같은 희망의 줄이 끊어져 버린 느낌이었다. 그 여자는 남편에 이끌려 집으로 가고 남편도 3일만에 집으로 들어왔다.

 

이젠 나에게 희망 같은 건 없다. 지금은 이혼이란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고 있다. 절대로 이혼만큼은 해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남편도 그걸 원하고 있지만 위자료문제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 남편은 전혀 손해보지 않고 몇 천만원 해 줄테니 나한테 애들 데리고 나가란다. 애들 키우기 힘들면 애들은 놓고 나 혼자 나가라는데 그렇게는 도저히 할 수 없다. 내가 어떻게 내 자식들 고생이 뻔히 보이는데 그 인간같지 않은 인간한테 애들을 맡기고 나 혼자 살자고 나가겠는가. 경제적으로 힘들더라도 애들과 함께하고 싶은데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평상시에 뒷주머니라도 챙겨둘걸 하는 후회가 물밀 듯이 밀려오지만 그렇게 못한 내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