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맞벌이 때문에 친정에 맡겨둔 아이를 보러 갔었다
점심을 먹고 실실~ 실없이 웃으며 TV 앞에 앉아 있는데
과일을 깍고 계시던 친정 엄마가 얼굴도 들지 않으시고 뜸금없이 그러신다...
"정~ 힘들다 싶으면 참지말고 그냥 헤어져....다른 걱정 하지말고..."
순간 얼마나 당황했는지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런 말씀을 쉽게 하실 분이 절대 아니다.
엄마는 공무원을 지내시던 엄한 집안의 장녀이며
장손 집안의 며느리로 가정을 중히 여기시며 살아온 분이시다.
내가 이혼을 하겠다고 먼저 나서도 그냥 참고 살아라..하실 줄 알았다....
무엇을 느끼셨을까?
나는 지난 5년간 한번도 표현한 적이 없다.
엄마 앞에서 울어 본 적도 없다.
남편 역시 친정에 오면 착한 사위 노릇 할려고 노력한다.
무얼 얼마나 알고 계시길래....
알게 모르게 내 속이 보였나....
짧은 시간동안 많은 생각들이 바람처럼 머릿속을 가르고 지나갔다.
참 싱겁다는 듯 웃으며 '뭐~얼??'...한마디 내뱉고는 욕실로 들어가
오랫동안 샤워를 했다......
소리 내지 않고 우느라 얼마나 용을 썼는지 온몸이 뻐근하다.
정말??
정말 그래도 될까??
5천만원이나 되는 돈을 어디에 퍼 부었는지도 알려주지 않은 채
늘 나에게 빚에 떠넘기는 남편....
릴레이 하듯 끓이지 않는 그의 애인들...
신랑이 진 시댁 빚까지 그는 능력이 안되니 나에게 갚으라고 독촉하는
모자란 개념의 시댁 식구들...
당당히 벗어 나도 되는 걸까??
사실...제일 맘에 걸렸던게 친정이었는데 막상 그런 얘기를 듣고나니
심장이 두근거릴만큼 빛이 보이는 듯 들뜨면서도...서럽고 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