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큰 아이를 데리고 아동 상담소엘 다녀 왔다.큰 아이가 교우관계를 힘들어 하기 때문이다.
심리검사는 오래 걸려서 다음에 한다고 했고,아이의 성장배경등을 적는 질문지 작성과 부모면담,아이면담등을 했다.
남편은 처음부터 여기 오길 바라지 않았다.남편은 내 자식은 모든게 잘났다고 생각하고,단점도 장점으로 말바꿈하는 재주가 있다.큰 애라면 언제나 애지중지,큰 애가 자기자신도 모르고 나 역시 모르는 1mm의 긁힌 자국만 있어도 난리가 나는 사람이다.아이한테 싫은 소리 한마디라도 했다가는 애 앞에서 나를 잘못한 애 나무라듯 하는 사람이다.나는 가끔 이 사람이 나 못 미더워서 어찌 직장에는 갈꼬? 하는 생각을 할 정도다.
아이가 학교에서 자꾸 문제가 생기자,남편은 전문가에게 내 아이가 모든게 정상이고 오히려 옳다는 것을 증명받자는 자세로 상담소엘 따라왔다.
상담결과는 아이가 또래집단에 대한 사회성이나 대인관계시의 기술이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그리고,자발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자,남편이 나를 몰아 세우기 시작했다.엄마가 잔소리가 너무 많아서 자발성이 떨어진다고.그리고,엄마가 집에 사람 오는거 싫어하기 때문에 애가 또래 접촉을 덜 해서 그런거라고.
너무 기가 막혔다.나는 남편의 과잉보호 때문이라 생각하는데.난 원래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고, 잔소리? 그건 남편 전공이다.물론 애 한테는 절대 안한다.애한테 잠깐씩 어떤 안 좋은 점이 보이면(말을 잘 안 듣는다거나) 애 하나 못 구슬린다고 나를 닥달한다.그래서 한마디 하면(난 소리 지르거나 하질 않는다,그냥 보통톤으로 얘기한다) 또 애한테 잔소리해서 스트레스 준다고 한다.그럼 자기가 애한테 얘기하던가,자기는 애 위하는 척하고 아무 말도 안 하면서 나더러 어찌하라고 그러는건지...
난 다른 엄마들에 비해 잔소리가 많은 편도 아니다.내 교육신조가 웬만하면 남들에게 피해 주는거 아니라면 원하는 무엇이든 하게 하는 편이다.혹, 좀 위험하거나 더럽더라도 중상을 입거나 목숨이 위태로울 경우만 아니라면 그냥 놔두는 편이다.본인 스스로 그게 위험하다거나 더럽다거나 하는 걸 느껴야 한다는 주의다.그리고,어려서는 많이 노는게 공부다 해서 사교육이라곤 수영밖에 시킨게 없다.그것도 본인이 간절히 원해서.
그리고,집에 사람 오는거 싫어한다고? 그건 말이 안 된다.난 원래 사람들이랑 많이 어울리는 편은 아니지만,아이를 위해 사람 만나는 일을 많이 만드는 편이다.지난번 살던 동네에선 인터넷으로 동네 동아리에 들어가 거기 엄마들과 애들과 많이 어울리고 놀러 다녔고(내 성격은 한두 사람 만나 조곤조곤 이야기 하는걸 좋아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성격을 바꾸려 노력했다),우리 집에도 유치원 친구들이 이틀에 한번 꼴로 놀러왔다.그 애들 부모는 대부분 맞벌이어서,아직은 어린 작은 아이 병치례 잦은 작은 아이 들쳐업고, 내가 걔네들 밥해 먹이고 간식주고 장난감으로 완전히 뒤집어진 집 정리하고 그렇게 살았다.
남편 고집으로 강남으로 이사 온 뒤부터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했고,작은 애가 아직 어리고 아무데도 안 다니고 집에 데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난 학급 임원을 하며 열심히 엄마들 만나서 애 붙여주려고 노력했다.놀러오라는 엄마들이 있어서 놀러갔지만,애가 그 애랑 놀지 않거나 트러블이 생겼고,우리집에는 놀러오라고 해도 작은 애가 아직 어려서 나 힘들까바 그러는지 사람들이 안 놀러온 것 뿐이다.난 남의 집에 놀러가는거보다 우리집에 오는게 더 편하다.가끔 집안이 아주 심하게 어질러져 차마 사람들을 부르기 창피할 때도 있지만,그런 경우가 아니고는 난 사람들이 우리집에 오는거 싫어하지 않는다.
남편이 나를 하도 몰아치니,상담소장이 일단은 엄마가 주양육자니까 아빠 말씀대로 잔소리가 많다면 잔소리를 줄이도록 하고,아이들과의 접촉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라고 한다.
난 잔소리도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아이들과의 접촉기회도 최대한 만들어주고 있는데,아이가 그 아이들과 놀지 못하니 내가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리고,상담소장 하는 말이 엄마의 잔소리가 많다면 아이도 마음 속에 분노가 쌓일 수 있으니 자제하라고 한다.
상담소에 갔다오면 뭔가 시원한 구석이 생길 줄 알았는데,상담소 갔다 온 후 남편과 큰 아이가 남처럼 느껴진다.
큰 아이한테 신경쓰느라 거의 방치되어 커온 작은 아이,새 것이라곤 거의 사준 적이 없는 작은 아이,그러면서도 너무나 바르고 착하고 어린 나이에도 남을 배려하고 공감할 줄 아는 작은 아이,이 아이가 오늘따라 더 측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