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혼한지 3년이 된 남자입니다.
나이는 이제 34이 되었습니다.
사실 아주 오래전에 이 게시판에서 너무 힘들 때
정성어린 답글들을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문득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여기 계신 분들에게 '이혼남'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혐오, 증오의 대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정말 염치 없게도 답답한 마음에 질문을 드려 봅니다.
이혼한 후에 솔직이 다시 여자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했었고요.
어쨋든 제가 사랑한다고 했던 한 여자를 '이혼녀'가 되도록 한 것이고
전 와이프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는
죄책감이 무척 힘들더군요.
물론 저 스스로에게도 끊임없는 자괴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2년여 넘게 진심어린 상담도 받고,
이기적인게 사람이어서 그런지 어쨋든 여지껏 그래도 회사생활
제대로 하면서 또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제 자신도 좀 찾은 듯 합니다.
물론 경제적으로는 이제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한 셈이지만요.
그동안은 정말로 그럴 기회도 없었고 누가 물어보아도
'내가 무슨 또 연애니 결혼이니 하겠나'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심으로...
그런데 얼마전에 어떤 기회로 한 여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분도 이혼한 경험이 있는 분입니다.
뭐 저도 원래 (결혼전부터) 연애 경험이라고는 별로 없는 편인데다가
제 상황도 그렇고 하도 오랫만에 그런 만남을 가진 셈이라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지금껏 두 번을 만났습니다.
물론 제가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도 그 분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든다는 것이 자주 만나고 싶고 그래서 대화를 해 보고 싶다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그 분의 마음을 잘 모르겠고, 따라서 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화를 하면 두 번에 한 번 정도 통화가 되는 것 같고,
문자 메시지에 대해서는 전혀 답을 하지 않습니다.
전혀 부담스러울 만한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고
전화도 하루에 한번 시도, 문자메시지도 하루에 한 번 시도...
두 번째 만나서는 서로 이혼한 것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제 이야기를 묻길래 어렵게 어렵게 이야기를 했고,
그 분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전남편분과 아주 짧게 연애한 후에 급하게 결혼을 했고,
결혼을 한 후에 갑자기 사람이 변해서
- 좀 심한 의처증 쪽으로... -
힘들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저와의 관계도 아직 좀 불편하다, 부담스럽다...
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전 어떤 결론을 빨리 내리고 싶은 생각은 저도 없으니
부담스러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다음 만날 약속은 없고,
제가 전화를 해서 물어보아야 할 상황인 듯 싶습니다.
실은 지금도 스스로 '내가 이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가...'
싶어서 실소가 나기도 합니다.
좋은 사람인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에 조금 더 가까워 지고
편해 지고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감정.
또 다시 누구를 좋아하게 되고 거절당하고 상처받는 것이 두렵다는 감정.
그냥 이쯤에서 포기하는 것이 좋을지...
이제는 혼자 사는 것에 어느정도 이력이 났다고 자신했는데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는 것이 당황스럽고
한편으로는 좋기도 하고 또 힘들기도 합니다.
쓰다보니 무슨 질문인지도 모르겠네요.
지워버리고 싶지만
그냥 혼잣말이라도 한 셈 치면 안될까요?
제대로 정신차리게 한마디 해 주시는 것도 차라리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