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있는데요 캠퍼스 커플이었거든요
졸업하고 제 남자친구는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정말 착해요 요즘 남자같지 않게...순진하구요
지금 대학원생인데 교수님한테 이쁨도 많이 받아서, 교수님댁까지 가본 사람은 제 남자친구가 유일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만큼 사람이 예의바르고 싹싹하고, 또 교수님 프로젝트에서 제 남자친구가 없으면 안되거든요... 그래선가 제 눈엔 능력도 있어보이네요
집안도 좋아요, 그런 내색 잘 안하는데 언뜻 듣기로는 할아버지도 고위공직자셨고, 시집간 누나도 잘살고, 부모님도 검소하시지만 알부자시라고... 집도 100평이 넘는 전원주택에 살더라구요
무엇보다 집안 분위기가 진짜로 좋아요
사람들이 전부 왜 얼굴에 그림자가 없이 밝은거 있잖아요. 남친 별명도 "스마일맨"이에요^^
식구들이 기본 표정이 입가에 약간 미소를 머금고 있는...거기 있으니 덩달아 저도 기분좋아지더군요. 매형(?)되시는 분도 진짜 인상 좋아보이시고, 능력도 있는 사람이고,
누나가 남자친구한테 그러더군요 " 저자식은 내꺼 안사입어가며 지 옷이며 신발 사줘도 내 생일날 전화한통이 없어요... 어휴 저런놈이 뭐가 이쁘다고 백화점가면 저놈것부터 보이는지" (누나가 진짜 짠순인데, 남자친구한테는 이것저것 잘 사준다고...제 남자친구도 짠돌이에요)
그랬더니 남자친구가 "걱정마 내가 장가가믄 챙길게" 하면서 절 봅니다,ㅡㅡ+
누나 왈 "얼씨구~ 큰일났네.. 세상에 제일 못난놈이 여편네 손 빌어 효도하려는 놈인데, 이놈은 더한놈일세"
아버지께서 누나더러 "너 시누노릇하면 집에 발도 못들일 줄 알아라"
그랬더니 누나가 "아이고 됐심더~ 전 올케 생기믄 얼굴 볼일도 별로 없을텐데요 뭘... 명절이나 뭐 이런때 내가 시댁갔다 오기전에 애들 보내세요... 시누는 룰루랄라 친정오는데, 시댁에 눌러붙어 앉아있어봐~ 그 시누가 뭐가 이뻐보이겠어~ 나 출발한다고 전화하믄 바로 사돈댁으로 xx도 보내요" 라고
누나가 한번 화나면 말로는 아무도 못당한다고 하던데, 그래서 찍히면 인생 피곤해진다고... 그래도 틀린말은 안하니까 누나한테 잘보이면 시집살이가 한결 수월할거라고는 하더라구요... 아니다싶음 절 대신해서 부모님하고 싸워줄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_-
어머니는 말수도 굉장히 적으시고, 한마디씩 던지시는데 굉장히 웃기시고, 깔끔하시고, 이쁘세요-_- 완전 동양미인형이더라구요. 워낙에 조용조용하고 할 말 다 안하고 사셔서 부부싸움 나면 누나랑 아빠랑 싸우고 있다고...ㅜㅜ 그렇다고 누나가 대가 쎄거나 그래보이진 않아요... 남자친구 말로는 평소엔 그렇게 겁많고 약해보이다가도 화나면 변신을 한다고 하던데
참, 제가 제일 나이도 어리고 하니까 말씀 놓으시라고 하는데, 아무도 말을 안놓으시더라구요. 사람 불편하게스리... 제가 언니 언니 하면서 편하게 말 놓으세요~ 이랬더니 그게... 제가 원래 사람들한테 잘 말을 못놔요... 동서들어오고 올케 들어오면 어떻하나 진작부터 고민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안될것 같네요 하더라구요. 그러고선 어머님께도 어머님도 말씀 좀 놓으세요 저 불편해요~ 하니까 내가 얠 낳아서 키웠는데, 나라고 뭐 다르겠어요? 시간 지나고 편해지면 그때 놓을게요 하시더군요 ㅜㅜ
하여간 다 좋은데요...
이사람이 몸이 좀 안좋습니다. 군대도 면제라고 하더라구요
어려서 뇌수막염을 앓았데요... 그래서 중학교 출석일수가 반밖에 안된다고 하던데
그럼에도 고등학교 시험봐서 들어갈때 전교 1등했다고... 내신은 좀 안좋았지만
제가 봐도 참 똑똑합니다.
근데 수능은 오랫동안 보잖아요... 수능을 끝까지 다 못보고 양호실에서 봤다더군요
죽을뻔한사람 살아난거라고 다들 그러더군요
할아버지께서 재산 공증하시는데, 손주들한테 재산을 똑같이 나눠주시기로 하셨다나봐요
근데 누나가 자긴 안받을테니 그거 동생한테 주라고 했다네요...
부모님께도 자기 앞길은 자기가 알아서 살테니 아픈 동생 몸이라도 편하게 동생 다 주라했다고
남자친구가 숨길 생각 없다고. 이걸로 날 떠난대도 자긴 절 원망하지 않을거라면서
같이 병원을 갔습니다. 굉장히 큰 종합병원 원장실로 바로 가더군요
그분이 수술하셨고, 집안하고 어찌어찌 아는 사이라나봐요
다른건 큰 문제가 안되는데, 가끔 경끼를 한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뭐 자기가 미리 신호가 와서 알아서 대처를 해서 저는 아직 한번도 보진 못했습니다.
식구들도 한번도 못봤다더라구요
다만 그러고 오면 좀 신경이 날카로워진다고...
선생님 말로는 마흔 넘으면 그 증상은 사라질거라고 하던데..
정말 걱정입니다.
이사람 교수님이 교수하라고, 자기가 밀어주겠다고 했다하고
집안 재력도 그걸 충분히 뒷받침 해줄 능력이 되거든요?
그때 갔을때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남자친구가 자기는 끝까지 공부할 자신이 없다고 그러니까 아버지께서 요즘 슈퍼마켓 하나를 할래도 몇억이 드는데, 교수가 될수만 있다면야 한 십억 못쓰겠냐? 니 몸 혹사시키는 일 없도록 할테니 도전이나 해봐라 그러시더라구요
정말 이사람 키도 훤칠하고 다른건 다 좋은데, 몸이 그렇게 안좋다는게...
저는 신경이 안쓰이는데, 저희 부모님이 어찌 받아들이실지... 정말 걱정입니다.
저는 그야말로 평범 그 자체고 저희 집안도 뭐 딱히 내세울것도 없는데
이사람 아픈것만 아니었음 저보다 훨씬 나은여자 만났겠죠?
이사람이 그래도 아프다는 핸디캡이라도 있으니 저를 만난거겠죠?
그래도 사람이 건강을 잃으면 다 잃은거라던데...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 사람과의 사랑이 이것밖에 안되나, 내 자신이 실망스러우면서도 그래도 현실은 현실이잖아요
이런 집안 혼처로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