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3년차 주부입니다.
곧 40대 문턱에 들어서는데, 며칠전 병원에서 고혈압 진단받고 많이 맘이 슬픕니다.
1녀 4남의 세째며느리인데 결혼하면서부터 시부모 모시고 살다 시아버님 돌아가시고 지금은 시어머니만 모시고 삽니다.
결혼초부터 뭐 시집살이 다 그렇겠지만 스트레스 많이 받고 살았지만 워낙 성격이 무딘편이라 그럭저럭 살았습니다.
결혼후 살도 20키로 늘었고요
다 이거 시집살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친정에선 말하구요
남편 그런소리 엄청 싫어합니다.
그런데 며칠전 병원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후로 맘이 많이 울적합니다.
이것이 다 나의 잘못된 판단으로 시작한 결혼생활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하니 서글픕니다.
시아버님은 며느리 사랑이 각별한 편이라 힘들게 하지 않으셨는데 시어머니 현재 중풍으로 6년째 거동 불편해 화장실만 겨우 출입하실 형편이라 바쁜 중에도 늘 시어머니 식사수발등으로 집 비울 시간없이 살아온 나날인데 그런거 뭐 나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감수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며느리에게 당당한 시어머니의 염치없는 행동입니다.
며느리 아니면 물한잔 당신손으로 떠 마실수 없는데도 며느리에게 이것저것 귀찮게 시키는거 너무 당당하고 미안해하거나 고마워 하는거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아들은 끔찍히 아낀다고 누워서 빈둥거려도 아들 부르는 법 없습니다.
식탁에 앉으면 하루도 잔소리 안하는 날이 없습니다.
아침에 맛있게 드신 반찬 점심엔 짜다하고 점심에 맛있게 드신 밥 저녁엔 되다하고 오늘은 아침에 질기다고 쳐다보지도 않던 고기 점심엔 안준다고 뭐라하고 ...
난 당신을 13년 모셔왔는데 당신은 날 위해 13년 봉사한 줄 아십니다.
농사를 짓고 있는데 들에서 일하셔서 우리집 부자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하십니다.
당신 병원비며 수술비며 칠순잔치며 아버님 장례까지 거의 남편이 대다시피 치뤄왔는데, 그거 아주 당연히 생각하십니다.
당신에게 오는 전화 외에는 다 집에 없다고 안바꿔주고
시누는 하루 서너번 전화해서 아침먹었냐 점심먹었냐 저녁먹었냐 찬밥먹었냐 새로한밥 먹었냐 올케는 뭐하냐 어디갔냐 우리집 소식을 누구보다도 먼저 압니다.
며느리 친구네 놀러가서 한시간도 엉덩이 못붙이고 다시 집에 와서 시어머니 밥 드릴라면 조금만 늦어도 잔소리합니다.
바쁜철도 아니고 한가한때에 제때 밥도 안준다고 아침에 밥 점심에 준다고 아주 당당히 큰소리칩니다.
당신만 당당한가요?
나도 당당합니다.
나도 여름내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고 애 셋키우고 결혼후 13년중 12년 반은 집안식구 병수발했습니다.
시아버님 내내 편찮으셔서 병원 모시고 다녔고 남편 사고로 3년 병원 신세졌고 시어머니 대수술 두번했고 시아버지 중환자실 신세 서너번 졌고 중풍으로 수저도 못드시고 누워서 대소변 1년 받았고 (이것도 시어머니 남편 기저귀 갈기 싫어서 들로 도망갑니다. 며느리 애 등에 업고 시아버지 밥 떠멕이고) 애낳고 누워있는 석달 외엔 제가 누워있을 시간이나 있었겠습니까?
그랬으면 그렇게 살아온 며느리 한가한 겨울철 마실이라도 다니면 생각있고 양심있는 시어머니라면 한끼 좀 늦게 먹는다고 그날로 죽습니까?
한끼 우유에 빵이라도 떼우며 며느리 생각해주면 그렇다고 며느리가 굷기겠습니까?
나중에 남편에게 큰소리치기 위해서라도 정말 밥주기 싫은 날도 많았지만 하늘에 맹세코 시어머니 밥 안드린적 한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60다된 시누이 며느리같은 올케에게 한다는 말이 "엄마가 매일 배고프대"
올케앞에선 고생한다 수고한다 그러고는 뒤에서 모녀 흉보고 수근거리는 거 왜 모르겠습니까
올케 못마땅하다고 어느날은 자기가 모신다고 큰소리내며 택시불러 동생에게 돈까지 얻어서 모시고 가더니 전화한통화없이 5일만에 시외에서 어머니혼자 택시태워 보내더이다.
엄마가 하도 못살게해서 미안하지만 보냈다고 나중에 변명을 하며 올케는 천사라고 구역질나는 칭찬을 끌어모으더니 한달도 못가 올케가 지어미하고 싸우면 전화해서 지랄지랄합니다.
저는 못모시면서 딸은 못모시면서 생판남남 며느리가 얼마나 잘모시라고 그리 큰소리치는건지 웃기는 모녀아닙니까?
형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서가 지들보기에 등신같고 만만해서 착하다고 칭찬하며 떠맡겼어도 웃사람 도리는 해야하는거 아닙니까?
한번도 스스로 어머니 모셔가겠다고 안합니다.
도저히 못견뎌서 남편에게 닥달하면 남편 형들에게 의논하곤 한달이나 모셔갈까 하곤 그만입니다.
시어머니 우리집에 계실때는 전화도 안하고 오지도 않더니 자기집에 모셔가면 하루에 몇번
씩 전화합니다
어머니가 이랬다 저랬다 싸웠다
참 속으로 비웃습니다.
그거 한달도 못참아 전화질이냐? 동서는 몇년을 살았는데 그거 한달도 못참니?
물론 속으로만 하지요
저 착한 사람되려고 꾹 참고 사는거 아니예요
딸만 많은 우리엄마 내가 나중에 모시고 살려고 그때 남편에게 당당하게 모시려고 지금 참고 삽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방법을 터득해서 스트레스 별로 안받는 단계까지 왔었습니다.
그냥 무시하는거죠
시어머니 뭐라뭐라 하면 난 중얼중얼 그럽니다
저건 개가 하는 소리다 사람이 하는 소리가 아니다 저건 말이 아니다 귀신 곡하는 소리다
그냥 그렇게 중얼거리고 나면 정말 상대안하고 나면 스트레스 안받습니다.
그런데 머리가 아프고 얼굴로 피가 쏠리는것 같고 둣목이 뻐근해서 병원에 갔더니
고혈압을 오랫동안 방치했다더군요.
특별한 일 아니면 별로 혈압안재쟎아요
셋째낳고 병원에 누워있을때 재곤 안재본거 같아요
첫날은 170에 110 나오더니 다음날은 180 다음날은 200 점점 올라가는 혈압을 보니 갑자기 매사가 스트레스로 느껴지는 거예요
시어머니에 대한 태도도 무덤덤하다가 갑자기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다 시어머니탓이다 생각하니까 그런것 같더라구요
당분간이겠죠
살찐것도 스트레스가 아니고 많이 먹어서인거라고 생각하는 남편이
혈압 오른것도 스트레스가 아니고 살찐거 때문이라고 생각하겠지요?
제 건강 제가 지켜야겠죠
남편에게 의지 하지도 말고 스스로 관리해야겠다는 생각 처절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것도 스트레스를 풀기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길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