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전세방을 빼었는데요.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방도 보고 오시고, 계약도 하시고 했어요. 계약 전, 계약 후 도합 5번을 오셨는데, 아들이 살 집이라는데 아들은 한번 보고 며느리는 못 뵈었고, 귀찮았지만 나이 드신 분이 추운 겨울 날 다니시는 게 그래서 내색은 않았구요.
도배를 하고 싶다면서 방을 계약 날짜보다 일찍 빼달라셨어요. 돈은 계약 날짜에 주신다고 했구요. 그리는 안하는 걸 알지만, 나이 드신 분이 몇 번 부탁을 하시니, 마침 저희 입주할 집도 비어 있고 해서 편의를 봐 드렸어요. 이틀을 먼저 이사를 했어요. 대신 그 동안 도배만 하고, 이사는 약속한 날짜에 오기로 하시고.
그 이틀 동안 여러 일이 있었는데, 집을 더럽게 썼다고 하여 저희가 페인트 값 20만원과, 여차저차 하여 장판값의 반인 10만원을 드렸어요. 집이 작고.. 페인트도 부분.. 장판도 안방과 거실겸주방만 교체. 페인트 값은 주인께, 장판값은 새로 오신 분께 드렸구요.
그 집은 이제 5년 된 빌라인데, 여러 가구가 세들어 살고, 주인은 다른 곳에 사세요. 집을 더럽게 쓴 것은 사실이에요. 부끄럽지만 제가 지저분해요. 아이들도 둘이 있구요.
나무에 아이들이 낙서하거나 그런 것은 없는데, 누래져서 지저분해서 페인트값은 드린 거구요.
나중에 전세금을 받았는데요. 돈 받고 오늘이 열흘째인데, 집을 너무 더럽게 썼다고 싱크대 상판을 갈아야 하는데, 돈을 반은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전화가 왔어요. 싱크대가 사재인데, 나무 같은 곳에 뭘(시트지?) 붙인 거였는데, 그게 한 귀퉁이가 떨어졌어요. 떨어져 나간 것은 아니고, 나무에서 약간 벌어진. 몇 달 전부터 그랬어요. 제가 험하게 써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물이 세게 안 나와 설거지 하느라 힘들었고, 집 지은 지 5년이고, 저희 전에 총각이 살아 저 들어올 때도 도배도 누렇게 변색도 되고, 변기도 그렇고(바닥과 안쪽 위가 누런 건지.. 뭔지.. 아무리 닦아도 뭐가 붙은 것처럼 지저분), 변기도 흔들리고.. 했는데.. 전 게으른 대신 좋은 게 좋다 넘어가는 성격이라 별 말 안하고 살았구요.
괜시리 집 보러 다니신 노인들 생각해서 집 일찍 비워주었다가.. 도배하는 것 보러 주인이 와서 꼬리를 물고 트집을 잡히는 것 같아 속도 상하고..
남편은 안 된다하는데, 욕하고 악담을 하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영 속이 안 편하네요.
그래도 전 너무 더럽게 써서 미안해서 이사한 후
남편이랑 둘이 비워진 집에 다시 가서 빗자루로 청소 싹 하고, 오시는 분 잘 사세요. 집 나올 때 혼잣말로 덕담도 해 주고 나왔는데.
도배, 장판, 칠.. 할만큼 했는데, 집 전체를 팔려고 내 놓으셔서 그런가..
어째야 할까요? 반반 부담하면 수리하는데 한 10만원 된다는데...
페인트 값, 장판까지는 남편이랑 저랑 .. 우리가 더럽게 썼으니 이만은 주어도 된다.. 생각하고 드렸는데.. 지금 또 전화가 오니.
가만 있자니 영 맘이 안 편하고, 주려니 속이 상하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