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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과 어떻게 지내면 좋을까요?


BY 녹색바람 2007-03-12

재혼을 했습니다.
남편과 아이 둘.
전 아이가 없었습니다.

남편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습니다.
성실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줄 아는 사람이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마음에 듭니다.

시아버지도 괜찮습니다.
문제는 시어머니신데 머리가 터질 지경입니다.

남편이 벌어놓은 돈은 없고 빚만 있어서 결혼하자마자 5천만원의 빚을 제가 갚았습니다.
그 빚은 전처가 남겨놓은 빚이었죠.
시어머니의 양해아래 전처가 담보대출을 해간 돈이었습니다.
빚을 갚고 가전제품과 가구를 포함한 살림살이와 두 아이의 속옷까지 모두 새로 사느라 천만원이 조금 넘게 소비되었습니다.
남편의 옷이 너무 시원찮아서 그걸 사는데도 몇백을 썼지만 불만은 없었습니다.-남편의 직장이 정장을 입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맞벌이를 했습니다.
남편의 월급이 180만원. (예전에는 상가 월세로 생활비를 보충했다고 했습니다)
저는 직장을 옮기면서 200만원 정도를 수령했습니다.
그 돈으로 네 식구가 사는 데는 그리 불편하지 않더군요.
보험도 조금 넣었고 저축도 했으며, 두 아이의 학원비도 댈 수 있었습니다.
아빠와 사는 동안 집안 형편때문에 학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아이들은 너무 좋아했죠.

하지만 시어머니 덕분에 신경이 날카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퇴근을 했다 싶은 시간의 30분 후쯤이면 영락없이 집으로 전화를 하셨습니다.
제가 일때문에 퇴근이 늦어지면 바로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죠.
'너는 애들 밥을 굶길려고 그러냐? 집에 빨리 가라. 니가 낳은 새끼 아니라고 밥도 제대 안 주냐?'
아이들이 고등학생이고 중학생이었습니다.
제가 혹여라도 늦으면 밥을 먹을 수 있게 해놓았기에 차려먹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밥을 해서 밥솥에 있고, 반찬과 국만 데워서 먹을 수도 있는데, 거기에다가 아빠와 세식구가 살때는 지들끼리 밥도 해먹은 애들이라는데 유별스럽게 구시더군요.
하루는 일때문에 일요일에도 출근을 했습니다.
점심때쯤 시어머니의 전화를 받았죠.
'니는 애들 밥도 안 주고 혼자 그렇게 나가있으면 내가 모를 줄 알았냐? 빨리 집에 가서 애들 밥 좀 챙겨먹여라. 지가 나은 새끼가 아니라고 아주 굶긴다. 누가 새엄마 아니랄까봐 그러냐?'
머리가 팽그그르로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동서의 얘기를 들어보면 예전 아이엄마는 일주일에 단 한번만 식사를 준비할 정도로 집안일에 소홀했다던데 그때는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궁금해서 여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시어머니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걔는 지가 나은 새끼니까 굶겨도 욕은 얻어먹지 않는다. 너는 계모이니까 무조건 잘해야 된다. 그게 니 팔자다.'

그날이 시작이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왕복 15시간이 걸리는 시댁을 보름에 한번씩 다녀가라고 하시더군요.
예전며느리는 15년의 결혼기간동안 딱 12번을 시골에 간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명절에는 아예 가지 않았죠.
그랬는데 저한테는 보름에 한번씩 그 먼거리를 다녀가랍니다.
처음에는 갔습니다.
한번 다녀오면 교통비에 반찬거리까지 15만원은 족히 드는 곳이었습니다.
'생활비도 부쳐라'
예전 며느리에게는 오히려 돈을 보내주었다는 사람이 제게는 돈을 부쳐달라고 하시더군요.
위로 아들이 셋이나 있는데도 굳이 제게 달라고 하는 이유를 몰랐지만, 남편에게 말하기는 껄끄러워 매월 20만원을 보내드렸습니다.
'예전에 애들 엄마는 내가 반찬을 보름마다 해서 보내주었는데, 너한테는 못해주겠다. 니가 해 먹어라.'
예전 며느리에게는 김치에다 양념까지 보냈다는 것을 동서가 말해주었습니다.
'네. 제가 해먹을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랬더니 대답이 엉뚱합니다.
'그래 니가 해먹어라. 그게 재혼하는 여자들이 할 일이다. 그리고 니가 돈을 더 번다고 신랑 기 죽이지 마라. 그러면 니는 우리집에서 못 산다.'

시어머님은 입만 열면 '예전에 걔(남편의 전처)는 내가 딸 삼아 여겼다. 그래서 어쩌다 집에 와도 아까워서 일도 안 시켰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너무 힘이 들어 시골행을 중단했습니다.
그냥 무슨 기념일(명절, 어버이날, 생신, 제사)에만 가겠다고 했고, 남편이 시어머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흔쾌히 찬성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래놓고선 지난 설날에 남편이 없는 사이에 제게 퍼붓더군요.
'다른 집 며느리들 하는 것 한 번 봐라. 누구집에 새 며느리(재혼해서 들어온 며느리)는 용돈을 얼마씩 주고 안부 전화도 잘하고, 애도 잘 거두고.........'
한시간을 그렇게 얘기하는데 저는 별 말도 못하고 딸아이가 한마디를 하더군요.
'그 집은 할머니가 잘 하시는 가봐요.'
나중에 시어머님이 말씀하신 집을 남편이 화가 나서 알아보니 정 반대였습니다.
애들은 가출했고, 시댁과는 의절상태.

남편이 화가 나서 '엄마는 생각이 있는 사람인지?'하자, 시어머님은 '억울하다'며 엉엉 우시더군요.

엄마 말도 못 믿고 알아보는 싸가지 없는 놈을 아들로 두었다면서요.
없는 사람의 없는 행적까지 들먹이며 절 길들이려는 어머님의 레파토리는 항상 하나입니다.
'니가 애 못 낳는 죄로 우리집에 시집을 왔으니 그 죄값을 해야 된다. 무조건 잘 해라'
제가 첫 결혼을 실패했거든요.
남편의 외도로 아주 짧게 끝이 났는데 시어머님께서는 그걸 항상 '애 못낳은 죄'로 이혼을 당했다고 말씀하십니다.

작년 겨울방학에는 아들이 낳은 엄마에게 1개월 보름을 가 있었습니다.
가고 싶다고 해서 보내주었죠.
물론 애들을 낳은 엄마도 애가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외도를 해서 이혼을 했기에 딸아이는 엄마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데, 아들은 어릴때 헤어져서인지 보고 싶어 했죠.
그런데 방학이 끝날때까지 데리고 있겠다고 했는데 방학이 끝나기 보름전에 아이가 집으로 왔습니다.
엄마가 남자를 집으로 데려와서 자는 통에 잠을 잘 수 없다고, 다시는 안간다고 하더군요.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애들을 낳은 엄마가 소송이 들어왔습니다.
1개월 보름간 애를 데리고 있었던 양육비로 2천만원을 달라고 하더군요.
그동안 저는 양육비를 한번도 그쪽에서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남편도 마찬가지였죠.
그랬는데 자신이 40일간 데리고 있었던 양육비가 2천만원이랍니다.
저의 시어머님.
그 돈을 주랍니다.
이혼할때도 그렇게 많은 돈을(상가, 금융자산 포함 3억) 전처가 가져간 증거가 있는데도-남편은 1억정도만 챙겼더군요- 불구하고 그 돈을 주랍니다.
왜 줘야 하냐니까 '그냥 애들을 낳았으니 자격이 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못 준다고 했다가 욕을 신나게 들었습니다.
못됐다. 니가 낳은 애가 아니어서 그 돈을 못 주느냐?는 엉뚱한 말씀까지 하셨습니다.
결국 남편의 전처가 소송을 들어왔고, 한푼의 양육비도 지불되지 않았습니다.

법정에서 그러더군요.
그걸 두고 시어머님은 그러십니다.
'니가 참 독하다. 우째 그걸 안 주냐? 그러니까 이혼했지.'

일주일에 세 번은 저희집에 전화를 하셨습니다.
애들을 붙들고 아침반찬은 뭐였냐? 저녁은 뭘 먹었느냐?를 꼬치꼬치 캐물으십니다.
학교 급식은 몸에 해롭다고 두 아이에게 도시락을 싸주라고 해서 도시락을 싼 지 2년이 되어가는데 아직까지도 도시락 반찬을 뭘 싸주었는지 애들을 붙들고 물으십니다.
남편이 전화로 당부를 하더군요.
'아이들은 애 엄마가 잘 거두고 있으니 신경을 끄고 사세요. 예전에는 애들한테 관심도 없더니 갑자기 왜 그러세요?. 제가 애들하고 셋만 살때 우리한테 신경이나 썼나요?'
남편에게는 '알았다' 하신 시어머님.
제가 회사로 출근하자 마자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셨습니다.
'니가 낳은 새끼가 아니라고 건성건성 키우지 마라. 내가 두 눈 똑바로 뜨고 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어머님 손주이니 직접 키우세요. 저도 이제 어머님께 질렸습니다'
그날 저희집은 폭발했습니다.
시어머님께서 남편에게 전화를 하여 난리를 치셨죠.
그리고 제게도 전화를 하셨더군요.
'니 새끼를 내가 왜 키우냐? 니 새끼는 니가 키워야지'
언제는 계모라고 했다가 불리하니 제 새끼라는 시어머님.
여름 휴가때 두 아이를 데리고 가도 그 흔한 수박 한통도 사주지 않으시는 분이 해도 너무 하시더군요.
그날 처음으로 남편과 한바탕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남편은 왜 그런 얘기를 하지 않고 혼자서 끌고 나오냐며 저더러 미련스럽다고 하고, 저는 시어머니 자리가 이런 성격인 걸 당신은 알았을텐데 애초에 결혼을 안해야지 왜 했느냐고 했죠.

결국 시어머님의 전화를 남편이 차단하고서야 전화 노이로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남편의 전화, 집 전화, 제 전화, 두 아이의 전화까지 번호를 바꾸었습니다.
시어머님은 무지 답답하셨겠지요?
위로 있는 세 아들들과도 연락을 못하는 형편인데 저희들까지 연락을 끊어버리니 답답하셨을 것입니다.

그래도 기념일에는 꼬박꼬박 다녀왔습니다.
그때마다 남편에게 전화번호를 가르쳐달라고 하셨고, 남편은 거절하더군요.
'엄마 때문에 집이 편할 날이 없으니 못 가르쳐 주겠다. 엄마가 예전 며느리한테도 잘 하지도 못했으면서 잘 한척한 것처럼 집사람 속을 왜 뒤집느냐? 형수들도 엄마때문에 명절조차도 안 오는 것을 왜 모르느냐?'
덕분에 조금 바뀐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며칠전에는 '병원가야겠다'고 하시길래 부랴부랴 시골에 가서 기분좋게 모시고 올라와 종합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별 이상은 없었습니다.
종합 검진을 받느라 며칠간 저희집에 계셨는데 또 시작을 하셨습니다.
'니는 애들 방이 저게 뭐냐? 결혼할때 해준 가구(이제 4년되었습니다)를 아직도 쓰게 하고 있냐? 애들 방에 침대하고 책상하고 전부 좀 바꿔주어라. 니가 낳은 새끼가 아니라고 저리 박대하냐? 니도 참 못됐다. 새엄마 노릇을 하려면 사람이 후해야 되는데 니는 속이 밴댕이 속이다. 봉급은 좀 올랐냐? 올랐으면 내 생활비 좀 올려봐라.'
'어머님! 00가 대학교 3학년입니다. 00혼자서도 한달에 백만원 넘게 쓰입니다. 올려드릴 여유가 없는데 형님(시누이)께 부탁을 조금 해보면 어떨까요?"
그날 폭탄 맞았습니다.
'니는 그러면 대학생 애 밑에 그 돈도 안 쓸라 그랬나? 그게 뭐가 많이 든다고 그러냐? 그러니 새엄마라 그러지.'
'어머님! 00가 아르바이트라도 좀 하면 좋은데 도통 안 해요. 애는 착한데'
'00가 왜 아르바이트를 해야 되냐? 돈 버는 새엄마가 떡 하니 있는데 왜? 그런 건 할 필요없다. 만약 한다고 하면 내가 니는 안 볼거다. 알았냐? 애들이 엄마라고 불러주는 것 만도 감지덕지 해야지 별수없이 계모구나. 너한테 애들을 계속 맡겨도 될지 모르겠다.'

저, 이제는 정말 시어머니와 인연을 끊고 싶습니다.
나이가 드셔서 힘들까봐 매월마다 반찬을 해서 시골로 택배를 보내 드렸고, 명절등 기념일도 휴가를 내서라도 한번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위로 형님들이 한분도 오지 않으시니 일도 모두 제 몫이었죠.
남편은 미안해서 이민을 가야겠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아이들도 '시골에 그만 가요'라고 말하죠.
할머니가 하는 말씀과 행동이 뭔가 맞지 않다는 것을 안답니다.
이번에 딸아이가 시어머님께 이런 말을 했죠.
'우리집은 할머니하고 연락이 끊기면 편해요. 제발 엄마 좀 괴롭히지 마세요'
시어머님은 딸아이의 그 말을 시골에 가자 마자 이웃에 퍼뜨리고 다니십니다.
'요물이다. 그렇잖고서야 어떻게 새엄마가 전처 애를 저렇게 구워삶아놓을 수 있냐? 내가 요물을 며느리로 들였다.'

인연을 끊자니 자식들과 두절되어버린 두 노인의 일상이 너무도 고독하고,
인연을 연결하며 살자니 속이 다 탑니다.
그 와중에 '나중에 아프면 너하고 살아야겠다'고 말씀하셔서 억장이 무너집니다.
저는 모시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남편도 같이 살지는 않겠다고 합니다.
부모이지만 너무 힘들게 하는 분이라 양로원에 모셔야 하지 않나 하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가진 재산이 전혀 없는 분들이라 집 전세금 2000만원이-시골이라 독채 전세 가격이 이 정도더군요) 전부입니다.
이 돈으로는 양로원도 안되겠지요.
그래서 제가 무조건 '네 네' 하면서 나를 죽이고 살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것도 너무 힘이 듭니다.
남편이나 아이들과는 사이도 좋고 행복한데, 시어머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