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장에 갔습니다.
오후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붐볐습니다.
등에 짊어 지는 가방을 메고 다녔어요.
지갑은 넣지 않고
약봉투에 몇만원만 넣어서 시장을 보려고 했죠!
처음 들른 노점상에서 방울 토마토를 샀어요.
검은 봉지에 담아 주길래
그 봉지안에다 약봉투에 담긴 돈을 넣고 장을 또 보려 했어요.
다른 과일을 사려고 멈춰 서 있는 순간에
누가 내 등에 짊어진 가방을 뒤지는 느낌이 있어서 쳐다 봤더니
나이 40대의 남자가 내 가방을 뒤지는 거였어요.
술을 먹은 냄새가 나더군요.
순간적으로 내가 "아저씨 왜 내 가방 뒤져요?"라고 말을 했더니
얼른 자리를 피하더군요.
그 상황에서 난 어찌할 바를 몰라서
몇발자국 떨어진 가게에 도움을 청한다고 들어가서는
저 남자가 내 가방을 뒤졌다고
그런데 지갑은 내가 손에 든 봉지에 있기에 분실물은 없다고 했더니
그 가게 직원은
"다행이라고 했는지 어쨌는지, 집에 가라고 했는지 어쨌는지...........뭐라 얘기 했어요..."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워 신고는 못하고 곧바로
집을 향하는 걸음을 또 재촉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고 길이 좁아서 한걸음씩 내딛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무조건 사람을 밀치고 집을 향하는 걸음을 재촉해야만 했습니다.
몇걸음 갔나? 싶었는데
아까 도움청하러 갔던 가게 아줌마가 나에게 가까이 오시더니
"'범인이 나를 뒤쫒아 간다"고 말씀을 해 주시네요.
범인 얼굴 쳐다 보지 말고 계속 가라고 말씀하셨던것 같아요.
무서워서 아무도 못 쳐다보고....
다리는 후들거리고, 어떤 상황 판단도 안서고, 무조건
이 시장을 빨리 벗어 나야 겠다는 생각에 사람들을 밀치다 싶이 해서
도망을 치는데 안되겠더군요.
많은 사람들 틈에 얼른 빠져 나가기는 힘들고,
덩치가 좀 큰 어느 어머니를 붙들고
"제가 지금 어떤 나쁜 사람한테 쫒기는데 도와 주세요"라고
말을 했어요.
이 생각 밖에 머리속에는 안들어 왔어요.
휴대폰으로 경찰에 신고 하는것도
무서웠어요.
내가 휴대폰만 꺼내 들면 그 범인은 나를 잡아서 때릴지, 아님 무기로 나를 해코지 할지....
어떤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고... 너무 무서웠던 나머지
다리가 후들거리고
그 어머니는 저를 안전한 곳은 가게 안이라고 하면서
어떤 가게에 들어 갔어요.
다시 상황을 얘기 했는데
그 범인은 안쫒아 왔나봐요...
무서웠고
다리는 후들거리고,
주변 사람들은 신고는 생각지도 않고,
나만 두려운 상태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몇분 뒤, 가게 밖을 보니 그 범인은 안보이더군요.
큰길까지 빨리 빠져 나와서 공공건물인 은행(신협)에 들어가서는
가만히 서서, 밖의 상황을 다시 지켜 봤어요.
그 범인이 안온다고 판단이 섰기에
얼른 택시를 타고 집앞까지 왔는데
집에 들어와서도 불안감이 가시질 않아서
현관을 안에서 잠그는 버튼까지 걸고서는
경찰에 신고를 했어요.
아직도 두렵고 며칠간은 후유증이 나타날텐데,
막상 범인의 얼굴을 목격하고, 신고도 못하는 상황에서
두려움에 떨고...
주변 시장인들은 나보고
범인 얼굴 쳐다 보지 말고 계속 가라 하는데
너무 무서웠던 상황인지라.............
왜 시장 상인들은 범인을 보고서도 신고 하지 않을까요?
나는 피해자로서 무서웠기에 신고는 못했지만
그 상황에서 시장인들은 신고 할만도 할텐데......
무서웠고 힘들었기에
집에 와서도 정신이 제대로 차려지지 않아서
저녁 내내 안절 부절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