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8년이 넘었습니다.
신혼초 2년간 맞벌이하면서 토요일에 시집에가 자고 일요일이면 오곤 했지요. 어쩌 자지 않고 가는 날이면 별의 별 싫은 소리를 다 들어야 했고 남편 또한 자고 가고 싶어했어요.
남편은 딸 같이 살가운 효자에 시어머니는 아들을 남편같이 의지하고 애인같이 사랑하는 분이십니다. 결혼하자마자 그집 식구들이 둘은 너무 특별한 사이이니 저보고 알아서 잘해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떠들더군요. 그래서인지 결혼후 6개월만에 시어머니 우울증 걸려서 우리만 가면 우셨어요. 아들을 뺏겨서 의사가 그렇다고 했데요. 지금 생각하니 너무 우스운 이야기인데 어릴때 결혼한 저로선 정말 내가 더 잘해야 겠다 뭐 그런 생각을 했던거 같아요.
그간 있었던 일을 나 쓰려니 가슴이 또 먹먹해와 힘드네요. 친정을 모욕하는 언사는 물론 부모님까지 들먹이고 참 별의 별 수모를 다 당했었죠. 남편이 저보다 조건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 제가 졸업한 학교까지 주변에 창피해서 말 못하겠다 거짓말하고 저한테도 시키고....참, 염치란게 없는 사람들입니다. 전 서울에 있는 사립대를 나왔고 남편은 지방분교 출신이거든요. 그정도는 뭐 애교에 속하는 사람들이죠. 하여간 다 쓸려면 손이 아픈 사람들입니다.
유치한 인신공격은 물론이고 거짓말로 자신을 꾸미는 게 인생의 좌표랍니다.
남편은 그런 자기엄마를 세상에 없는 천사로 알고 어쩌다 억울함을 토로하면 오히
려 절 나쁜년 만들고 끝나곤 했으니 남편도 너무나 밉습니다.
자기가 아들 뒷바라지를 좀만 더 잘 했으면 널 만나지 않았을거라고 웃으면서 말하더군요. 그런 비수 꽂는 이야기를 늘 웃으면서 분위기가 좋을때 한다는 거죠. 그걸 듣고만 있었던 제가 병신이지만 서도요. 술취한 시누가 한밤에 자기 엄마 혼자 있어 무서우니까 가서 같이 자라고 하면 택시타고 가서 자고 했으니까요. 병신이죠. 저.
그게 내가 너무 잘해줘서 그렇다는걸 알게된게 얼마 안됬죠. 그래서 최근 2년간 사생결단 한다는 심정으로 남편과 싸우고 시집에도 싫은 내색을 어느 정도 해서 이젠 절 좀 조심하는 것도 같습니다. 그것도 제 착각이고 언제 또 뒤통수 칠지 모르지만요.
그런데 8년이나 지났는데 그간 받은 상처가 아직 아물기미가 전혀 안 보입니다. 아직도 어제일처럼 기억나고 정말이지 극단적인 생각마저 품게됩니다. 내가 왜 아일 가졌을까 싶구요.
자다가도 벌떡벌떡 깨서 치를 떨게 되요. 오히려 증오심이 더 깊어만 가는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전 주변의 만류도 잇고 차이가 나지만 사랑해서 한 결혼이라 생각했는데 그쪽에선 제가 모자라는양 늘 얼토당토 않게 구니 억울한 맘도 컸지요. 직장에서 만났는데 결혼 발표하니 직장 상사가 제 동료에게 남편네 집에 돈이 많냐.. 뭐 그런 질문을 할 정도 였으니까요. 대학친구들은 제가 첨 그사람소개하고 프로필 얘기 했을때 저에게 우리 회사 사주 아들이냐고 물었답니다. 저 그렇게 속물 아니지만 정말 조건으로만은 차이가 났었죠. 그래도 전 남편을 사랑하고 학벌 돈 그런게 다가 아니고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결혼까지 한거지만요.
요즘은 우울증 증세도 있고 내가 정신병자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보지 않고 있을때도 늘 머릿속에 있어서 가슴이 불타는것 같아요. 살의 같은것도 느껴지고요. 사는게 사는게 아니지요.
이민만이 살길 같지만 남편은 전혀 꿈쩍도 않구요. 또 설사 간다해도 아들따라 이민올것도 같아요. 제 앞에서 딸은 빨리 이민 안보낸다고 사위를 닥달하고 바로 그자리에서 1분 아니 5초도 지나기 전에 저보곤 자기는 아들 못보고는 슬퍼서 눈물만 흘리며 살거라고 했으니까요. 남편은 괴로움을 호소해도 우울증은 배부르고 한심한 사람들이나 거리는 병도 아닌 것이라 치부합니다.
제가 아무리 나의 상처와 증오심에 대해 남편에게 이야기해도 저보고 별나고 자기 식구 같은 사람이 없다고 하며 윽박지르기만 합니다. 남편을 사랑하지만 이혼하고 싶은 맘도 크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있어 그건 포기한 상태구요.
저보다 많이 사신 인생선배님들 정말 세월가면 이런 상처들도 치유될 수 있을까요? 그저 세월이 약이 될수 있을까요? 정말 죽고만 싶습니다. 증오심은 나 자신을 죽이는 가장큰 독인거 같습니다. 그치만 도저히 용서가 되질 않습니다.
죽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