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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어둑한 저녁... 놀이터... 까만비닐봉지속의 식어버린 튀김..


BY 나쁜엄마 2007-04-24

올해 입학한 딸 아이에게 핸드폰을 사줬습니다(위치추적도 되는거요)

제가 직장맘입니다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라도 알아야 안심이 되서요

4살무렵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같이 학교에서 부터 학원까지 같이 다니고 있어요

아이 친구 엄마도 직장엘 다니세요

한달 보름정도를 지켜봤는데 학원도 늦는게 다반사고 놀이터에 가서 늦게까지 놀기도

하고... 연락이 안되는 날이 거의 대부분이어서 좋은 방법이 아니란 건 알지만

통제가 안되서 아이가 안전하게 있다는 것만이래도 알고 있자 싶어 택한 방법이었어요

하교길에 학원갈때 곧잘 전화를 해서 아이가 지금 어디쯤 있겠다 아니까 그나마

안심이 되더군요

근데 어제 7시 20분쯤 퇴근길에 전화를 하니 전화기가 꺼져있는겁니다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하고 진짜 무슨 정신으로 달려왔는지...

6시 20분쯤 놀이터에서 잠깐 놀다 들어가라고 통화를 했기때문에 차에서 내리자마자

놀이터를 향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두 아이가 놀이터 벤치에 앉아 있더군요

그때 시간이 7시 40분,,, 야단을 치고 나니 지금 이시간쯤이면 다른 아이들은 집에서

엄마가 해준 저녁밥을 먹고 있을 시간인데 하는 안쓰러운 마음에 다신 늦게까지

놀이터에 있지 마라 타이르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들어와 목욕시키고 저녁 먹이고 놀다가 아이는 잠이 들었습니다

책가방이며 학원가방을 정리하는데 가방 옆에 검정 비닐봉지가 보이더군요

아까 놀이터에서도 배고파서 튀김을 사먹었다며 한쪽 손에 이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던게

생각나  식어버린 튀김 그냥 버리면 될 것을 봉지를 열었다가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튀김 두개,,,  한개는 한 입 베어먹은 흔적,,,, 종이봉투도 없이 그냥 검정 비닐봉지에

튀김만,,, 기름기가 봉지 안에 배여서 번들거리고,,,

놀이터에서 놀았으니 손은 당연히 더러워졌을꺼고 컴컴한 놀이터에서 배고파 검은

비닐봉지에서 식어버린 튀김을 꺼내 먹었을 아이를 생각하니까 갑자기 온 몸에 힘이

빠지면서 눈물만 흘러 내립니다.

엄마가 없는 것도 아닌데... 엄마 아빠 언니 다 있는데 울 아이가 왜 그시간에 거기서

그러고 있어야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죄책감에 넋 놓고 앉아 펑펑 울었습니다

내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걸 주고 싶어 시작한 직장생활이었습니다

지금 6년차고 계약직에서 시작해 얼마전에 정규직으로 발령을 받아 연봉도 지금보다

많이 오를거라고 하는데, 울 둘째아이 기저귀도 못 떼고 어린이집 보내면서

굳은 맘 먹고 시작한 직장생활이었는데  아이가 학교에 가면서 가슴 아픈 일들이

자꾸 생깁니다

아파트 놀이방에 학원 끝나고 가라고 등록까지 해놨는데 학원이 끝나면 6시 20분

정도라 꼭 이렇게 놀이터에서 저녁때까지 놀거나 친구집에 가 있는 경우가 많아

놀이방도 이번달이 지나면 그만두려고 합니다

한 달이면 놀이방에 가는 날이 4일도 채 안됩니다

아이들이 올 시간이면 큰 딸은 학원에 가 있는 시간이라 큰아이에게 부탁할 수도

없습니다

자고 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볼을 어루만지면서 소리없이 울었습니다

아이의 가녀린 몸을 끌어안고 등을 토닥이면서... 미안함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오늘은 정말 -.- 이런 눈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아이한테 항상 그 자리에서 반겨 맞아줄 엄마가 되지 못해 가슴이 미어집니다

사랑하는 내 딸...

엄마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사랑해...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