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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 나도 모르겠다


BY 짜증 2007-05-06

시어머니가 우리집에 오신지 열흘정도 되었다.

우리 시어머니는 아버님과 형님과 같이 살고 계셨었는데

형님은 교수고 아주버님은 건축사무실 다녀도

씀씀이가 대단한 관계로 돈한푼 못모은게 안타까워

어머니 전재산으로 아주버님 집사주고 같이 살고 있었다.

 

약 10년넘게 형님네 두 아들을 돌봐주며 살림해가며

아버님 잔소리 들어가며 생활하다가

드디어 문제가 발생했다.

 

어느날 부터 말을 더듬더듬...손을 허공에 져으며 이상발작 증세가 나온것이었다.

가족중 어느누구도 병원한번 데리고 가지 않고

서울사는 작은 아들가족인 우리에게 미루기 시작했다.

 

형님네 집에 가서 본 어머니 모습은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넘어져서 얼굴에 패인 흉이며 가슴에 멍이며 다리에 멍이며...

넘어져 생긴 상처도 있고 정신이상증세때문에 갑갑해 하던 아버님이

손을 대셨다고 어머니가 이성을 잃고 고함을 치시고 계셨다.

 

대학병원에 우리 부부가 진료를 하기위해 접수한다고 하니

간호대학 교수인 우리 형님이 아주버님과 함께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

"접수도 안되고 어머니 치매니깐 그냥 동서네도 잠자코 있는게 좋을꺼야...어쩌겠어..저렇게 된걸..."

 

그래도 병원진료 한번 제대로 못받게 한것이 맘에 걸리고 해서 대학병원에가서

진료를 했더니

병명은 "노인성 우울증"

의사랑 상담을 하고나서 의사가 나만 불러서 이야기를 했다.

"형님네 가족하고 아버님하고 어머니가 엄청 불화가 있는듯 싶습니다. 격리치료를 약 보름간

하고 나서 상담과 약물을 같이 해야될듯 하네요."

 

남편이 내게 어머니를 모시고 가잖다. 보름이잖냐...하면서

그래서 그러자 했다.

집에 오신 어머니는 첫날 둘째날은 완전히 정신 이상자였다.

아무때나 소변을 누시고...

애들한테 손찌검 하시고...힘들었다.

열흘동안 가끔 정신이 나가 흥분상태가 유지될때마다 긴장이 된다.

 

문제는 내 마음가짐인데

단물만 다빼가고 나몰라라 하는 형님은 정말 미워 죽을 맛이고

그래도 큰아들 큰손주 밖에 몰라서 나한테 막대하시는 우리 어머니도 미워 죽겠고

몸안좋은 마누라를 병원한번 데리고 가봐야겠네 하고 생각조차 못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아버님도 미워 죽겠다.

 

다 싫고 답도 없는 집구석에서 도망가고픈 마음 뿐이다.

어머니가 정신이 나가서 나 한달있다 갈련다. 하시는데 마지못해 그러시라고 했다.

그래도 도망가고푸다.

 

어제 새벽에도 화장실에 소변을 아무때나 지려놓고 해서

거실에서 소변내가 진동해오는게

정말 견뎌내기 힘들정도다.

짜증밖에 나지 않고 인상이 절로 써진다.

잘해드려야 되는데 웃음이 나질 않는다. 이런 내마음 나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