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구색 맞추기로 있는 며느리,아내이다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은 아이들뿐
친정에서도 월급봉투째 바칠때만 밥값정도 하는 취급을 받았었지
내 체력의 한계를 넘어 쓰러지고
인내의 한계를 넘어 운동장애를 일으킬 때까지
일하고 참고 웃고 좋다 좋다 하여도
나긋나긋한 웃은 얼굴로 하는 말이어도
남는 건 구색 맞추기용 딸
나 때문에 인생 꼬였다고 울부짖던 엄마,아버지
나때문에 막내동생 때문에
부자 친구들 사이에서 지가 제일 거지 같다는 큰동생
잘 살려고 행복하려고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기에
엄마가 원하는 딸에 가까우려고 노력할때
지랄한다는 말과 함께 쏟아내던 엄마의 불만과
크고 작은 내 실수들
당신딴엔 겸손하라는 작전에서 한 그 말들은
사위와 사돈 앞에서 할 말이 아니었지 절대로...
난 부모형제를 벗어나선
성실하다 성격 좋다란 평을 받는 사람이었는데
결혼하고 나니
부모형제와 시부모형제 시가 친인척을 벗어나야
사람 취급을 받는
밖에선 그냥 그런 사람
안에선
새벽에 짐싸들고 나가도
'미친년 누가 지를 신경 쓴다고 냅둬'란 말이 닫힌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그래
밥만 먹고 살게 해주면 감사히 모셔야할 남편에게
교육비 생활비 주택마련 보험료 노후대비 여유자금의 필요성을 말하며
직장 다닌답시고 보이는 곳만 치우는
하루 건너 하루는 사 먹는 저녁밥을 주는
작업복 아님 애어른 구분 없이 세탁하는
가사분담을 하던지
작은 아이는 시댁에 맡기자는 나는
애가 보기 싫거나 돈에 환장한
신경쓸 가치도 없는 미친년 맞겠다
그러네 진짜
돌아갈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한귀퉁이에 쭈그리고 있다가 뒷정리 할 때
빈말로 인사 듣는 엄마는
엄마가 받았던 그 처우는 부당한 거였구나
우리 엄마 괜찮은 사람이구나 하는 그런 생각
내 아이가 그런 생각을
적어도 친정에 갔을 때만이라도 그럴수 있다면
나에게도 친정이 휴식이 될수 있다면
주인집 사람들 사담을 엿듣는 가정부 같은 느낌
남편이 근엄한 사장님 같은 느낌
난 여기 왜 있는걸까
오늘 하루만 참자
내일 점심때만 지나면
그런 생각으로 지내는 구석자리
말라버린줄 알았는데
길거릴 걸으면서 눈물이 쏟아져서
맘껏 우는 댓가로 택시비를 이만원이나 썼다
한 10년쯤 훌쩍 늙어 버리는 방법은 없을까
내가 많이 이상해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