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은 밖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합니다.저 만나기 전에도 괜히 버스 타고 왔다갔다하고(혼자서) 여기저기 걸어서 구경다니고 그랬데요.반면 저는 집에서 책 읽고 음악듣고 이런 걸 좋아하지 돌아다니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거기엔 차타면 약간의 멀미를 일으키는 탓도 있고요.
저희 남편은 주말에 혼자 나가서 하루 종일 자전거 타고 돌아다닐 때도 있고 어쩔 땐 애들을 데리고 그렇게 합니다.
여행을 가면 꼭 차타고 4~5시간은 가는 곳으로 가려고 하고요.차타는걸 무서워하는(?) 저로써는 상당히 힘이 듭니다.
그런데,저희 남편은 가족들의 컨디션을 봐가며 움직여야 하는데,몸이 굉장히 피로한 상태이거나 감기 초기라서 좀 쉬면 나을 것 같은데,그럴때도 이런식으로 가족들의 몸을 혹사시킵니다.어쩔때보면 꼭 못 돌아다녀서 안달이 난 사람 같고요.놀러 나가지 않으면 누가 뭐라고 할 것처럼 그러네요.틈만 있으면 놀러 다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것도 같고요.
저희 남편은 쉬는 날 만약 집에 있게되면 종일 자거든요.안 그러면 이렇게 하루종일 돌아다닙니다.
어제(월요일) 하루 종일 당일로 하는 캠프가 있어서 아이가 분명 피곤해할 것 같고해서(감기 기운이 약간 있었지만 이미 돈도 내고 오래전에 계획된거라서) 일요일은 좀 쉬자해도 애 데리고 나가서 하루종일 놀리더니 밤 11시가 넘어서 들어왔습니다.저희가 서울의 거의 남쪽 끝인데,일산까지 가서 놀고 왔다네요.
그러더니 오늘(화요일) 새벽부터 애가 고열이 나고 끙끙 앓아요.해열제 먹여도 열이 안 내리고요.병원을 데리고 가는데 애가 힘들다고 아프다고 자꾸 울고 짜증내고...사실 저도 요즘 몸이 안 좋았고 큰 애 아프기 직전에 작은 애도 같은 증세로 아팠는데,이때도 계곡가서 놀다가 집에 오니 밤 10시 넘었고요,그날 밤부터 작은 애도 고열에 시달렸고 저도 한 일주일 내내 매일 애 안고 업고 시중드느라 너무 지쳤어요.
애들이 아빠가 너무 데리고 나가니까 좋아하면서도 어쩌다 한번씩 아빠 오늘은 집에서 좀 쉬자,고 그럽니다.
애는 이렇게 아픈데 요번 주말에 또 강원도에 놀러가자네요.못 놀러 다녀서 죽은 귀신이 붙었나,전 차타면 너무 힘든데 강원도까지 갈 생각하니까 미리부터 지치네요.
남편에게 얘기하면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합니다.
여행이 즐거운게 아니라 완전 고역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