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여자들의 싸움?”
추석 명정 13시간이 걸려 집으로 돌아온 후 친정에 먼저 가느냐, 시댁에 먼저가느냐 싸우다가 남편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에 댓글 중에 “결혼한 여자가 시댁에 먼저가는 것은 당연한데, 된장녀 여편네를 잘못만나 인생 종쳤다” 그 글 이 내내 마음에 걸려 마음이 아프다.
명정 연휴, 시어머니와 며느리, 시누의 갈등을 듣고 여자들이 문제라는 둥,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둥, 못된 시어미와 못된 며느리 잘 싸운다는 둥, 그런 댓글에 내 딸의 미래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울 시누 거의 대부분의 명절을 친정에 와 있는다. (시누의 시댁에 제가가 없다는 이유로.)
간혹 시댁에 가는 날에는 울 시어머니 시누올 때까지 나를 붙잡아 놓는다.
차막히니 일찍가겠다는 나는 붙잡아 놓고 전화통을 붙잡으시고 시누에게 언제 오냐고, 차막혀 고생하겠다고 제사가 끝나면 내내 전화 하신다.
그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꽂혀 상처가 된다.
음식 하실때마다 이건 너희 아가씨가 좋아하는 건데...
말끝마다 너희 도련님, 너희 아가씨.
제 자식을 며느리에게 칭할 때 극존칭을 쓰시는 어머님을 보노라면 내가 종년이라도 되는 것 같아 과히 기분이 좋지 않다.
신랑에게 말했더니,
신랑말이 기가 막히다.
상대를 존중할 때 그렇게 말하는 거아니냐고 한다.
해서 내가 말했다.
그럼 당신 회사 사장은 당신에게 우리 아느님, 우리 사모님 말하시니?
신랑 말이 없다.
여자들의 싸움이라?
왜 정의를 부르짖고 불의를 보면 참지 않는다는 다혈질의 대한민국 남자들은 시댁에게 가면 꿀먹을 벙어리가 될까?
시어머님께 시댁과 친정이 너무 머니 번갈아 가며 오가겠다고 웃으며 말씀드렸을 때 시댁식구 아무도 말이 없다. 시어머님만 절대 안된다 하시는데..
그와중에 울 시누가 “여자는 어쩔수 없어요.” 한다. 그런데도 이 남자들 한마디도 안한다.
명절때마다 친정에 와있는 시누가 하는 말에 아무도 토다는 이가 없다.
진정 여자들의 싸움일까?
본인들도 처가에 가는 것보단 제 형제, 제 부모가 있는 시댁에 있는 것이 편하기에 불공평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입다물고 있는 것을 아닐까?
여자도 인간이다.
명절이나 되야 흩어져 살고 있는 형제들 모이는데.. 그 때라도 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아닐까 싶다.
울 시댁, 시어머님도 시아버님도 유한 성품에 며느리에게 잔심부름과 설거지 몇 번 시키는 것이 다다. 우리 내외 편하게 있다 가라고 도련님방 내어주시고 울 아이들 이뻐라하시고 돈 없는 거 말고는 그리 불만할 것도 없는 집안이지만 명절때만 되면 가슴이 시리다.
결혼 12년차,
둘째 며느리나 며느리가 나 하나인지라 그동안 어찌어찌하다보니 친정에 가지 못했다.
그러다 친정어머니 돌아가시니 이젠 친정이라고 가봐야 쓸쓸하기만 하다.
그래서 더 가슴이 시리다.
신랑 말이라도 미안하다 말해주면 그 시린 가슴 덜할터인데..
당연하다는 듯,
명절때마다 좋게 가는 법이 없다는 둥,
이번 명절엔 너무도 화가나
따로 차끌고 갔다.
시댁가서는 아무일 없었던 듯 웃었지만 이번 명절에도 시댁에 와있는 시누를 보니 친정 형제들이 더 보고 싶다.
남자들... 제발 여자들도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여자에게도 형제가 있고 부모고 있다.
제 식구 보고 싶어 하는 여자가 왜 된장여가 되고 여자의 본분이 없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가?
여자도 인간임을 제발 알아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