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홉살짜리 딸아이랑 둘이서 시댁에 얹혀살고 있는 신세랍니다.
남편은 아이가 두살때 시부모님과 함께 주식에 올인을 했다가
그만 다날리고 우리가 따로살던 집을 팔아 시댁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지요
그당시 내가 그렇게 남편과 시아버지를 말렸는데도 오히려 큰소리치시며
"두고봐라 돈벌면 그게 우리꺼냐 다 니네꺼되는거지~" 하시더니
남편도 시부모님도 그렇게 큰돈을 투자하면서 나한텐 상의한마디 없더니
결국 그렇게 되었지요...
다행히 남편은 좋은 직장을 얻어 꽤 많은 돈을 벌고는 있으나
주식할당시 발넓은 시어머님의 친구분한테서 사채로 진 빚이 너무 많아
그 이자 갚느라고 등골빠지고 있죠
그러느라 남편은 회사 숙소에서 먹고자며 집에 거의 못들어온지가 벌써 6년이랍니다..
일주일에 한번정도 잠깐 집에 들러서 밥만먹고 부모님 용돈드리고 나 용돈주고
또 간다지요....
이건 내가 과부도 아니고...
시댁에서 독수공방 신세된지 6년..
안방에선 시부모님 하하호호소리가 밖까지 들립니다.
무슨 팔자가 그리도 좋은지
아들은 이렇게 처자식과 떨어져 살게하고....
언제 한번은 남편이 어머니에게 그 이자 그만갚으면 안되냐고
그 이자갚을 돈으로 벌써 처자식이랑 지낼 집한채는 샀겠다고 했다가
시어머니 차라리 내가 죽겠다고 집안 뒤집어지고 난리였지요
남편이 워낙 효자라 이제 그런소리 절대 안한답니다...
집에 가끔와도 꼬박꼬박 부모님 용돈드리죠...
시어머니는 자식보다는 자기자신의 위신이 더 중요하신가봅니다.
워낙 발이 널ㅂ으시고 대인관계가 많으셔서 이자 못갚았다고 소문나면
큰일나는가 봅니다...
그치만 같이 살고있는 독수공방 며느리를 보면 딱하지도 않으신건지...
시어머니는 혼자 능력으로(정말 혼자 능력인지 아들의 용돈인지)
친구들과 유럽으로 여행을 가셨답니다...
정말 속편한 양반...
그런데 내인생은 뭔지... 자꾸 나는 피해자라는 생각이 드네요
시누이 시집가기 전에 4년동안 한집에 살면서 끔찍한 시누시집살이 겪었죠
손아래시누인데 세탁기 돌리는거며 설겆이하는거며 사사건건 트집이더군요...
지금은 시집가서 좀 덜 부딪히지만 자주 친정에 오다보니 아무리 잘해줘도
한번 비위안맞으면 또 틱틱거리기 시작이지요
얼마나 신경 거슬리는지 문밖에 시누네 아이 오는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벌렁벌렁 하네요...
이런 시아버지가 또 있을까요?
저는 결혼전 시아버지를 상상할때
탤런트 송재호씨같이 좀 점잖고 자상한 시아버지를 상상했는데
정반대....
수다스럽고 목소리 엄청크고 욕도 하고 성질 엄청 급하고...
자기 자식,자기 마누라는 얼마나 끔직이 여기는지
맛있는 반찬 있으면 "아유 우리 딸00이도 오라그래라 이런거도 못해먹고있을텐데"
날씨가 추우면 "아유 우리00이 춥지나 않나모르겠다 전화좀 해봐라"
날씨가 더우면 "아유 우리 00이 더워서 어떻게 지내는지 전화기좀 가져와봐라"
남편이 저쓰라고 가져다준 다리맛사지기 제방에 놓고 잘쓰고있는데
시누이가 부탁했는지 시아버지 제방문 두드리시며
"00이가 직장다니느라 다리가 붓는다니 그것좀 보내달래는데.."
그러시니 어떻게 안된다고 하겠어요...내드렸죠
그랬더니 홀랑 차에싣고 딸네집으로 가시데요
또 절약정신 강한 시아버지땜에 보일러도 세게 못틀고
추위 잘타는 저 쓰라고 남편이 가져다준 전기난로도 시아버지께서
딸래미 집에 보일러 고장났다고 그거라도 틀고자라고 해야겠다고 가져가시고...
그래서 남편이 또하나 사오긴 했지만...
시어머니는 활동적이고 취미생활과 대인관계에 심취해계셔서 거의 집에 안계시지요
반면에 시아버지는 별다른 일이 없으셔서 낮에도 불쑥불쑥 들어오시고 집에 계시는 시간이 많지요
그러다보니 자잘한 잔소리는 주로 시아버지한테서 듣습니다.
주전자에 보리차 끓일때도
"물끓는다 불꺼라"
하셔서 가보면 이제 겨우 끓기시작하려고 방울방울 올라오고있는데....
원래 수돗물 끓일때 5분정도 뚜껑열고 끓여야 중금속이나 수돗물냄새가 날아간다고 하던데
주전자 불에 올려놓고 다른일 하고있으면 시아버지 어느새 불꺼버리시고
와서보면 보리차 하나도 안우러났더군여..ㅡ.ㅡ;;
한번은 또 꺼버리실까봐 다끓을때까지 지키고서있었더니
"뭘그렇게 오래끓여?" 하시길래 수돗물은 5분정도 끓여야한데요" 했더니
"무~슨! 수돗물처럼 깨끗한게 없다더라" 하시데요...
자신이 드신 설겆이는 직접 하세요..
그런데 보면 기름기며 밥풀이 그릇에 그대로 있고
드시던 컵 을 설겆이대 위에 그냥 엎어놓으시니
아래층에 깨끗이 설겆이 해놓은 그릇들에 보리차자국이 누렇게...
정말 짜증나요...
성격이 얼마나 급하신지
저녁먹을시간 아직 안됬는데 오후 5시쯤되면 배고프다 밥없냐 하시고
밥앉혀서 다될때까지 못기다리시고 꼭 찬밥에 김치하나로 자신이 꺼내 드시지요
뭐 반찬 하나라도 뚝딱 만들려하면 "됬어됬어" 뒤돌아보면 벌써 다드셨지요
아파트인데 한겨울에도 보일러 온도 최저로 해놓으시고 그나마 낮에는 집에 사람있는데도
밖에 나가실때 보일러 꺼버리시고
아이와 제가 지내는 건넌방 추워서 전기난로 잠깐 키면
"전기난로 꺼라 전기세좀 아끼자"
세금고지서 날아오면 "우리집 물세가 아파트에서 제일많이 나왔어"
"아유 무슨 전기세가 이렇게 많이나와"
그러면서 시어머니 깜박증때문에 욕실 물 틀어놓고 나오셔도 암말 안하시고...
마누라는 아무리 밖에 나가돌아다녀도 상전모시듯이 한답니다...
저희집에는 시어머님이 왕이에요...
아들도 효자 딸들도 효녀 아버님도 완전 애처가....
그러니 어머님 기세가 기고만장....
며느리한테 못마땅한게 있으시면 직접 그때그때 말씀하시면 좋으련만
제앞에선 암말 안하시고 안방 들어가셔서 딸이나 남편에게 궁시렁궁시렁 하시고...
그러고나면 시누이나 시아버지 저를 대하는게 틀려지시죠
벌써 뒤에서 시어머님의 조정이 있으신거죠
시누들하고 잘지내보려고 비싸게 주고산 아이 동화책 전집도 장난감도
아낌없이 물려줬건만
언니언니 하는건 그때뿐이고
또 뭔 말을 들었는지 갑자기 싸늘해져가지고....
6년을 그러고 살았는데 이젠 한계가 느껴지네요
30대 중반 한창때인데 남편하고 떨어져서 이렇게 시댁식구들과
기가눌려 지내는것 이젠 정말 그만하고싶네요
내가 이집에서 왜 살고있나 싶어요....
남편한테 시집오려고 좋은직장 그만둔게 이제와서 너무나 후회되고
친정엄마 혼자계시는데 아이랑 거기가서 살고싶지만
경제적 능력이 안되니 고민이네요...
아이 전학도 시켜야하고...
그냥 속상하고 답답해서
넋두리한번 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