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딸아이 학교 보내고 나니
이젠 텅 비어 버린 엄마방이 더욱 썰렁해 보인다.
어제, 애써 눈물을 감추며
반은 울먹이다가 반은 꺽꺽 울음을 토하며 엄마 물건을 안보이는곳으로 치워 버렸다.
이젠 바보가 되어 버린 울엄마
사람이 오가는 지나 제대로 아는지 눈도 못뜨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대구병원에 누워 계신데 큰언니가 가니
아주 들릴락 말락한 소리로
"다솜이가?다솜이가"
하며 우리 딸애 이름을 부르더란 소리에
난 그만 통곡을 하고 말았다.
울 엄마 올해로 87세.
내가 모신지는 햇수로 육년째.
세상에 둘도 없이 별나고 유별나던 울엄마.
대구에서 홀아비 오빠랑 늘 생활하시다가
83세 되던해 기력도 떨어지고 아무것도 할수없는 지경에 이르러서
어쩌는수 없이 부산으로 내가 모셔 왔는데
처음엔 잘 걷지도 못하고 우울증에 빠져서 신경정신과 약을 한 일년여를 복용했나?
차츰 회복하더니 요즘은 울 아파트 경로당에도 나가고
날씨 좋은 여름날엔 나무 그늘 벤취에도 하루 종일 앉아서 노시곤 하더니
경로당 다른 할머니 갑자기 돌아가시는걸 본 이후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는지 수도 없이 많은 약을 지어 오고
내내 설사, 오줌을 하루에도 몇번씩 싸대고
눈만뜨면 아프다 하고 앓아대고
좋은병원 가서 진찰한번 받는게 소원이라 해서 이병원 저병원 순례하게 만들고
이웃들에게, 돈뺏기고 쫒겨 낫네 어쩌네 하며 온동네 소문내서 딸인 나를 난처하게 만들고
밤중에는 화장실 못찾아서 이방 저방 문열고 기웃거리고
밤새 중얼대고 욕설 퍼붓고.
어디 그뿐이랴 본래 남을 배려 하는성격이 못되는지라 늘 다른이를 불편하게 하고
끊임없이 자신만 아는지라 그렇게나 나를 스트레스 받게 했는데.
언니들이 둘이나 되고 다들 잘살면서도
엄마 한번 안 모셔가고
어짜다 내가 속상해서 전화하면
"니가 좀더 참고 이해 해라'이러기에
나도 참으로 많이 속상했다
'아이고 울엄마 와 안죽노?이제 살만큼 안살았나..
엄마가 내게 돈 물려준게 있나? 유산 남겨줄게 있나?
그렇다고 시집올때 떵떵거리게 한 재산 해준게 있나?
공부를 많이 시켰나?
자랄때 남들처럼 일 안시키고 키웠나?
별의 별생각이 다들고 묵묵히 참고 지켜 봐준 남편에게도 미안했고
이제 막 고등학교 입학한 딸애는 엄마랑 내가 싸우는 소리에
"할매 대구 보내라 엄마만 자식이가?"
그렇게 5년여를 버티다가 기어이 대구 오빠네로 보냈는데
갈때는 멀쩡히 무궁화 열차 타고 갔는데 화장실 가다 넘어 지면서
이제 눈도 못뜨고 말도 잘못하는 바보 처럼 되버렸으니
난 진짜 엄마 가버리면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차라리 죽어버리면 춤이라도 너울 너울 출것 같았다
오죽하면 내 주변 친구들이 내가 가장 잘한것중의 하나가 엄마 대구 보낸거 라고 할까.
그런데 말이다 그런데....
왜 내가 이렇게나 마음이 아플까?
왜 자꾸 눈물이 날까?
엄마만 없으면 내 세상일줄 알았는데
억수로 편할줄 알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