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연예인 가족이 멀리 다른나라에 여행을 갔더군요. 그걸 보고 있으니 난 왜 못저러고 사나 싶어 한숨이 됩니다. 여행못 가는게 한숨이 아니라 구구절절이 아내를 위하는 남편맘에 그리고 그 남편의 사랑을 당연시 받아들이는 아내가 참 부럽네요. 결혼 11년차입니다. 크게 남편과 다툰적도 서로 미워하여 웬수같이 싸운적도 없어요. 남편이 바람을 핀다거나 오락에 빠져 가정을 소홀히 한다거나 놀고 먹자는 백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남자가 있거나 혹 다른 사치와 향락에 빠진것도 아니고 근데 나는 남편의 손길이 부담스럽습니다.
은근한 눈빛도 싫고 다정스레 건네는 말도 싫고 아이들 걱정하는 듯한 말투도 싫습니다.
남편과 나는 지금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사업을 하던 남편이 몽창 말아먹어서 딴 지방에 가 있은지 한 6개월 정도됩니다. 마누라 자식둘 떼어놓고 가 있으려니 맘이 편치않고 또 우리사는 집이 주택가에서 조금 떨어져 걱정이 많이 되나봅니다. 아침저녁 으로 전화하고 중간에 또 한번씩 해서 하루 서너번은 기본으로 전화합니다. 근데 나는 왜 그조차도 싫을까요. 전화벨 소리에 공포가 있어 벨이 울리면 가슴이 철렁내려앉습니다. 혹 무엇이 잘못돼 나쁜 소식을 전하는 전화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전화벨 소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구 전화든지 간에 벨쇠리가 울리면 불안함이 먼접니다. 그래서 남편전화도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가족모두 여행을 갔으면 하면서도 남편과의 서먹함에 망설여 지기도 합니다.
결혼전 남편의 자상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 끌렸습니다. 아이를 낳고도 그 마음이 변치않아 늘 결혼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치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은 나보다 더 속이 좁다는걸 알게되었고 얼마나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인지 알게되었습니다. 요즘 주름잡는 탤런트들 겉모습은 꼴딱 속아넘어갈듯 철철넘치는 매너지만 저 속은 내남편과 똑갈을거란 생각에 전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같이 살면 다 그 놈이 그놈일거란 생각한지 벌써 오래전입니다.
어떡하면 내 남편이 예전처럼 멋있을까요. 작은 눈도 멋있있고 지나 간 대통령선거때 어머님이 찍으라고 해서 정주영을 찍었다던 그 말이 그렇게 순하게 들리더만 이젠 아무것도 아닌일에 감동을 받은 내가 웃겼네요. 친구를 많이 좋아하고 오지랖이 넓고 식구들보다 자기 지인이 먼저고 자기가 재밌으면 식구들은 뒷전이고 그러면서도 식구들 위하는 체 하는 그 이중성에 제가 질린것 같네요. 여행가면 꼭 친구랑 동반해야하고 아니면 우리 여행지가 친구집이여야 하고 거래처여야하고 우리끼린 정말 아무데도 간곳이 없어요. 애들은 자꾸 커가는데 이제 같이 가자해도 안간다는데 아빠랑 해서 여행간곳이 하나도 없어요. 겨우 우겨서 한번 갔다왔는데 힘들어 죽을 뻔 했다며 얼마난 두고두고 얘기하는지 손바닥 쫙펴서 머리를 소리나게 때리고 싶은걸 억지로 참았어요.
아마 이런일에 지친것같아요. 이런일에 정이 뜬것같아요. 남편에게 있어 우리가족은 언제나 뒷전이었는데 이젠 앞에서 챙겨준대도 이런맘이 너무 굳어서 내가 정이 안가네요. 그냥 사는거라고 살지 남편이 없으면 죽을 것 같아서도 아니네요.
사랑하면서 살고싶은데 남편에게서 너무 마음이 떠나버린것 같아 나도 속상합니다. 아직 한창 재밌게 살아야 하는데 아이도 아직 어리고...
어떻게 정을 낼까요. 어떡하면 남편이 예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