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아들은 다른 아이들처럼 컴 게임을 무척 좋아합니다.
매일 하는건 아니고 주말에만 하기로되어있는데 게임이라는게 시간만 되면
하고싶은게 아이들 맘이겠죠.
사건은 어제 아침에 아들이 컴을 하려고 하는데 제가 오후에 외갓집가면 할꺼니
공부좀 하라고 했습니다.
남편도 무슨 컴이냐고 하면서 한마디 하구요.
화가 난 아들은 제 방에서 나오질 않았지요.
그러다가 점심때가 조금 지나서...
점심을 먹는데 남편이 아들을 야단 치면서 니가 대학을 들어가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다며 니 인생 니가 알아서 하라고 말하는데 제가 남편은 흘겨보았습니다.
남편은 손님이 오셔서 벌써 식사를 끝낸 상태고 우린 손님이 간 후 막 식사를 하는 중이었죠.
당연히 저와 아들은 밥맛이 좋을리 없어서 밥을 먹다가 수저를 놓고 말았지요.
예정대로 하면 모두 친정집을 가야되는데
남편이 우리더러 가지말고 근신하면서 집에 있으라 함서 혼자서 다녀오겠다 하여 저도 화가나서
남편도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친정집에는 명절인데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들과 준비를 하고 그냥 가려다
남편에게 가자고 마지못해 손을 내밀었는데 거절을 하면서
아들을 야단칠때 내가 아들 역정을 들었다며 다시 제게 화를 내는겁니다.
전 말을 가리지 않고 하는 남편에게 눈 한번 흘린것 뿐인데요.
오늘 오전에 독서실과 게임방을 갔다온 아들을 점심을 먹으러 왔다가
컴을 언제 갖다 놓을꺼냐며 내게 묻길래 모르겠다 아마 3개월 하지 못하지 않겠냐 했더니
아들이 돌변하는 겁니다.
모니터 당장 갖다놓게 해라, 왜 내가 좋아하는걸 아빠라는 이유로 못하게 하느냐,
컴 못하게하면 공부도 필요없다...한번인 세상 대충 산다고 하면서 부들부들 떨면서 흥분하는데
이제껏 이런모습은 처음이라 제가 순간적으로 겁이나더라구요.
아들에게 야단을 치면서도 저도 무엇때문에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맘에 맘이 아프답니다.
그래서 달래면서 주말에는 컴을 할 수있게 해 줄테니 어서 밥먹고 독서실 가라고 했더니
다 소용없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있네요.
아마 또 잠을 자는것 같은데 저는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강하고 아들에게 유독 일방적이고 명령적이 남편이 아들과 제대로 대화를 해서
이 난국을 슬기롭게 해결하길 바라는데 남편 성격상 그게 어려운걸 아니 제마음이
지옥이네요.
왜 딸에게는 너그러우면서 아들에게는 자주 부딪치는지 모르겟어요.
낼모레가 모의고사인데 저러고 있으니 제 마음이 오죽하겠습니까?
이럴때 일수록 한발작 뒤로 물러서야지 하면서 저도 제 마음을 쓰다듬고 있는데
뾰족한 해결책이 없네요.
지금 한숨을 쉬어가면서 자판을 두두리는데 눈이 잘 안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