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째, 아이들 둘의 맞벌이부부 , 속사정을 모르는 남들 눈에 우린 부부다.
그럭저럭 살아가는 부부.
요즘 들어 우리 집은 심하게 흔들린다. 남편의 여자문제, 돈문제, 폭력문제? 다 아니다.
그렇다. 누구 눈엔 나의 고민들이 배부른 소리이겠지.
그와 난 결혼 하기 직전부터 많은 갈등을 겪었다. 참으로 많이도 싸웠다.
친정집에 다녀올 때마다 사소한 것이라도 맘에 안 들면
두고 두고 나에게 그 날의 불만을 늘어놓으며 내가 듣기 싫어하는 가족들의 험담을 늘어놓았다.
나는 내가 듣기 싫어서라도 상대방의 부모나 형제를 그런 식으로 말을 못하는데
왜 그는 항상 나와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내 친정 가족들을 함께 걸고 넘어지는 지 모르겠다.
육아나 가사분담으로 내가 힘들어서 당신도 가사의 40% 정도는 하라고 요구하면
그는 왜 유독 너만 그러느냐 대한민국의 여자들이 다 그렇게 산다며 나보고
이기적이라며 오히려 날 비난했다. 맞벌이가 뭐 대단하다고 지금 자신보고 유세하냐고
되려 큰소리다. 자신은 밥먹자 마자 그릇하나 안 치우면서도
어쩌다 뭔가를 하면 대단히 뭔가를 많이 한 줄로 안다.
그는 기본적으로 배려심이 없고 상대방의 힘든 부분을 감지하는 것과 요구에 무디다.
그는 생활하다가 맘에 안들면 버럭 화를 잘 낸다. 난 순간 순간 화 내는 걸 싫어한다.
대신 내가 어떻게 행동하면 좋겠고 어떻게 하면 싫은지 또박또박 말로 표현하는 걸 잘 한다.
그가 그럴 때마다 처음엔 몇 번 참았는데 그럴 때마다 난 내가 왜
이런 대우를 받고 이렇게 무시받는 듯한 느낌으로 살아야 하는지 화가 났다.
그래서..버럭버럭 화내는 그에게 뭐라 몇마디 하면 바로 싸움이 시작된다.
배려없고 무디고 화잘내고 걸핏하면 우리집 식구 험담하고 또 갈등 스트레스를 못이겨
걸핏하면 이혼하자고 하고 그냥 부부지간에 해결하고 넘어갈 일도
기여이 어머니까지 끌어들이는 그가 이젠 싫다.
10년간 살면서 그냥 그렇게 산 날 조금, 싸우고 괴로워하며 울기도 하고
냉전을 거듭하던 게 여러 날, 그가 고맙다거나 좀 살만하다 싶은 날 조금.
지금 이혼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난 그렇게 살 것 같다.
노력한다고 될 부분과 노력해도 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텐데
우린 정말로 많은 대화와 약속을 했지만
그의 감정이 평정심을 잃으면...어김없이 난 이혼하자란 제의를 받고,
난 여러 불행한 생각에 괴로워하고
그의 억지소리가 싫어서 옳고 그름을 가리고 따지다 보면...진흙탕에서
또다시 엉망이 되어있는 나와 그의 모습이 이젠 싫다.
아이들의 아빠로만 남으라고
나의 남편..사랑하는 남자로 안 남아도 좋다고 생각하고
접고 살려 했는데...이젠 다 싫다.
그는 자신의 말에 절대 순종하고 토달지 않는 여자가 좋고
난 그런 여자가 못되고 자기 생각과 요구사항을 잘 나타내는 그의 눈에
별로 안 좋은 여자이다. 그래서 더욱 서로를 불행하게 여기는 것 같다.
이혼? 그래, 아이들 장난 아니다.
그는 아이들 하나씩 갖고 헤어지자고 한다.
여태까지는 늘 내가 아이들 봐서라도 참고 살자고 구슬렸다. 하지만 이젠 싫다.
나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 성격이 너무나 안 맞아...내가 두 아이 다 데리고
그와 이혼해 살고 싶지만...그가 그렇게 해 줄 일은 절대 없을 것이고
이젠..나도 그에게서 멀찌감치..떨어져...평안히 살고싶다.
전에는 이혼녀가 된다는게 무척 무서웠다.
주변가족과 아이들에게 줄 충격, 그리고 외부의 시선 등등
아직도 좀 무섭긴 하지만...
인생을 이런 식으로 살 바엔
그렇게 사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도 변해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