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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정신병자같은 ~'글을 보니 내 얘기도 생각나서..


BY 찐드기시러 2009-02-21

진짜 싫은 사람이 내 옆에서 얼쩡거리는 거 싫다

한 두 달 전 쯤 이제 겨우 떼어버렸나부다 했는데 그저께 또 전화왔다.  등신..

이 사람과의 인연은 21년 전으로 간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들어간 첫 직장,

선배 여직원의 텃세가 엄청나게 심하고, 지방색 심하고 남녀차별 심하고 정말 심하게 보수적인 집단에서 나이도 어린 내가 눈물바람하며 사회생활 시작할 때 그 직장에서 처음부터 거의 유일하게 내게 친절하고 상냥한 남자직원이었었다

뭘 모르는게 있어도 맘놓고 물어볼 사람이 이 사람뿐이었으니

그러던 사람이 입사 3개월쯤에 부산으로 발령이 났다

유일하게 선배노릇 안 하고 편하던 사람이었는데..  스무살의 난 눈물이 펑펑 났었다

그렇지만 이성으로 좋았던것은아니다

솔직히 내 타입은 정말 아니었다

예나 지금이나 난 질척거리고 말수많고 체격 외소하고 비실거리는 사람 진짜 싫다

그런데 그 눈물이 그 사람이 처음 착각을 하게 한 요소인것 같다 (그러고보니 내 탓인가??)

우쨋든 일이년 후 다시 서울 발령나서 오고 그냥 여전히 친한 동료였다

툭하면 밥 사주고 술 사주고 너무 고마워서 그 사람이 과장 단 기념으로 그 사람 생일에 맞춰 내가 상아도장 하나 선물했었다.  상아도장이 좀 과한 선물인건 사실이었지만 그간 그 사람이 툭하면 내 친구만 와도 괜히 오라지도 않는데 쫓아 나와 돈 쓰고 그런게 부담스러웠고 동료지간에 생일선물이 작은 관행이던 회사여서 좀 무리를 해서 신세를 갚았다.

그리고 난 내 남편 만나 결혼을 했다

하늘에 맹세코 이 인간 이성ㅇ,로 좋아한적 없다

그런데 이 미친 인간은 이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화질이다

첨엔 우리 애기 본다고 기저귀랑 쥬스 사들고 우리집에 오고(물론 우리 남편 있는 일요일에)  처음 집장만했을땐 축전보내고 일년에 한두번씩 꼭 전화하는거 솔직히 실없어보이긴 했지만 일년에 한두번쯤이라면 참아줄만했다.

사실 누가 애엄마된 날 기억해주랴 하는 맘에 그정도엔 밝은 목소리로 전화받을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놈의 인간은 조금만 친절하면 인간이 넘친다.

마치 애인에게 하듯 전화질이고 메일보내고 답장 안쓰면 바로 전화질이고..

성질 더러운 내가 왜 싫은티를 안 냈겠는가

그러면 한 육개월 전화 안 오다가 ..  어김없이 또 온다.

문제는 작년 초여름 내가 가게를 오픈했을때다

전화로만 소식 알다가(전화번호를 잊지않는 이윤 울 남편도 한 회사였고 연결되는 사람이 있어서 그 인간이 아는거다)

우리 가게로 날 보러왔다     12년만의 만남이었다

그래도 한때 친한 동료였고 12년 만이어서 반갑게 맞았었다  나가서 맥주한잔하고 헤어졌다

물론이런모든 사실을 우리남편도 다 안다  솔직히 숨길게없다

그런데 이 덜 떨어진 인간이 그뒤로 이삼일에 한번씩 전화질에 주책을 떠는거다

하는 말도 가관이다

지 인생에 여자가 셋 있는데 하난 어머니고 하난 와이프고 하난 나란다

내가 준 상아도장 아직도 간직하고 있단다

내가 맘이 따뜻한 여자란다

문자메세지가 와서 씹으면 당장 전화질이다  왜 답장 안하냐고

내가 한번도 먼저 전화 안하는 것이 서운하단다

이쯤에서 내가 뚜껑이 열렸다

유부녀인 내가 유부남인 남자한테 왜 이런 소릴 들어야하나

그것도 유부남,유부녀인게 가슴아픈 매력적인 남자도 아닌 이런 질척거리는 짜증 지대로나는 남자한테서..

그인간  마누라는 남편이 나가서 이렇게 질척거리는거 알려나

내 그 마누라도 같은 동료여서 잘 아는지라 참 할말이없다

대놓고 뭘 하자는것도 아니고 옛정을 생각해서 심하게 안한게 잘못이었나보다

그래서 지난 연말 전화 오면 계속 안 받다 받아서아주 싫은티를 팍팍 냈더니 몇일있다 메일이 왔다

메일 제목이 아듀란다  어쩌구저쩌구 뭐 행복하라나..

솔직히 그 아듀라는 제목이 더 메스꺼웠다   지랑 나랑 뭘 시작했었어?  뭔놈의 아듀??

그래도 그 진상덩어리 이제나 떨어졌나보다 했다. 속시원했다

그런데...

그 진상덩이리가

그제 다시 전화 와서 도저히전화 안하고는 못 베기겠다고 하며 더 기가 막힌 건

상처줘서 미안하단다   헉

이놈의 착각은 어디서 기인한걸까

내가 뭘 그리 헤피 굴었단말인가

나 그렇게 헤프게 군 사람 아니다

울 남편도 아니까 그인간이 계속전화오고 여기이사올때 커다란 자메이카 화분 보낸것도 심상하게 받곤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옛날 눈물바람한것과 그놈의 상아도장탓이 아닌가싶다

그 인간은 내가 아가씨때 저를 좋아한줄 아는거다

뒷골땡긴다..

서슬시퍼렇게 하지 못했던 이윤 우쨌거나 내가 처음 회사 생활할때 무지 곤란할 때마다 도와준 사람이었고 20년이나 된 인연이고 사람이 못된 사람이 아닌 것은 다아는 사람인지라 그랬던거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아주 심하게 짜증이난다

지 마누라 사랑할텐데(연애결혼임) 이건 도대체 남자의 무슨 심리일까

진짜 미스 홍당무가 아닌 미스터 홍당무로 정말 삽질의 왕이 아닐수없다.(그러고보니 얼굴도 잘 빨개지는인간이다)

미친 놈

니깟 놈한테 마음갈꺼 같았으면 내 진즉에 아가씨 때 갔다

어디 매력도 없는것이 남의 유부녀에게 찝쩍거리냐

내 맘이 약해서 아직까지는 못했으나 계속 이러면 우리 남편을 동원시키는 방법도 생각중이다.

생각해보니 더 열이 오른다. 

써놓고보니 챙피도하다  솔직히 내가 헤퍼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것이고 그를 착각하게 만들었다는 의미에선 또 전혀 틀리다고 우기기도 게면쩍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 어떻게해야 정신을 차릴까

담에 또 전화 오면 어떤 서슬시퍼런 말로 정말 단칼에 잘라버릴 수가 있을까

아 이런 고민하는거 자체가 싫다.  그런 그지같은 넘때문에..

(솔직히 그 인간이 일년에한번정도만 전화를 해 주었더라면 고마운 사람일수도 있었을꺼다  잊지않고 기억해주는 옛 동료로..  그런것이 그지같은 넘까지된건 어디까지나 그 질척거리는 그 넘 잘못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