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162에 62킬로... 42세... 얼큰이...
주변에 가까운 친구 한명도 없음.
가족들에게 별로 대접 못받음.
스스로 행동을 그렇게 함(그러고 싶은건 절대 아닌데 내 능력이 부족한듯..)
시모 병문안 갔는데 그 병실 전체에서 내가 제일 뚱뚱하고 확실한 아짐스탈에 촌스러워 보이고
옆에 있던 시누가 티브이 보면서 그냥 내뱉듯이 하던말,"요즘엔 늙으나 젊으나 뚱뚱한 사람이 많아." 그 소리가
분명 날 보고 한 소리라고 느껴진다.
시댁 식구들 모두 얼굴 작고 키크고 호리호리하다.
생김새는 별거 없다. 사는 환경도 친정만 못하고...
그런데도 시댁 식구들 마주하면 괜히 사람 기죽는다. 왠지 날 너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듯하다.
내가 그럴 이유 전혀 없는데... 나는 2년제대학이라도 나왔지만 손위형님,시누, 아주버님 모두 중졸이다.
뭐 그깟 거기서 거기인 학벌이 중요한건 아니지만 어쨌든 유복하게 살아도 내가 더했는데
난 좀 둔하고 눈치코치도 없으면서 지레 넘겨집는건 잘해서(남편이 그런다.) 내가 생각해도 항상 삐딱하게 세상을
보긴 본다. 그에 비해 시댁 식구들은 성격들이 강하고 결단력들이 있고 자신감들이 넘치는 전부 o형들이라
망설임도 없고 답답한 사람을 되게 못견뎌한다.
특히나 며늘이 둘뿐인데 유달리 약하고 호리호리한 형님에 대한 안쓰러움들이 많으신것 같다.
다른곳에서는 이토록 내 몸이 ,튼튼해서 슬프거나 덩치 크다 느껴지거나 하지 않는데
시댁식구들 앞에서는 형님과 비교대상이 되면서 왠지 내가 미련곰땡이 같다 느껴지고 그렇게들 보는것 같다.
하긴, 나 스스로도 외출전 차리고 나서 집에서 거울 볼때엔 괜찮았던것 같은데 사진을 찍거나 그러고 나서 보면
참 몇년새 몸이 체중도 늘었지만 스탈자체가 변한것 같아 우울하다.
더구나 오늘 민소매를 입고 갔었는데 병실의 다른 보호자들마저 모두들 호리호리해 민소매밖으로 나와있는 내 팔뚝이
넘 부끄럽고 숨기고 싶고 그런 심정이었다.
정말 내가 이렇게 살때문에 스스로의 몸을 처참하게 생각하리라곤 예전엔 몰랐는데...
이젠 이게 현실이다.
더군다나 오늘 내내 기분 가라앉은 이유는 손위 형님의 한마디 때문...
입이 거친 시모에 대해 노인네가 고집이 세고 욕을 많이 하고 아직도 욕심이 많아서 기가 꺽이지 않는다며
두 형제 부부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전 어머니가 그렇게 욕 하시고 뭐라 하시고 그러면 무섭던데 형님은 같이 오래사셔서 그런지
세게 대하시더라구요. "
"받아주면 안돼. 노인네가 그러면 수발해주는거 고마워도 할 줄 모르고 만만하게 봐"
"그래도 전 어려워서 감정표현 못하겠던데... 혹 제 말 때문에 어머니가 상처받으실까봐..
지난번 저희 집 와계실때도 자꾸 남은반찬 같이 다 먹어치우자고 그러시는거에요. 남편한텐 안그러고..."
했더니 형님이 하는말.
"어머니가 동서를 제일 만만해 한다. 제일 막 대하더라" 그러는거다.
순간 기분이 팍 상하면서 내가 참 우스운 사람이다 싶었다.
아닌게 아니라 내가 평소에도 남편에게 그런말 했다.
시모가 형님한테는 큰소리도 못치고(워낙 물려준 재산도 없이 얹혀산다 싶으셔서인지) 부탁도 못하시는데
나 한테는 시어머니 행세를 하고 싶으신지 편하게 대하시는것 같다.
그거야 그렇다치고 가끔 밖에 나가서도 나더러 형님 커피까지 챙겨오라는둥 뭐 시킬일 있으면
내 몸을 툭툭 치시고 "야, 이것 좀 갖고와" 그러시기도 한다.
워낙 몸도 불편하시고 형님 눈치보고 사시니까 그나마 가끔씩 보는 막내며늘이 좀 만만하다 싶겠지
좋게 생각하려 했는데 형님의 한마디를 듣고 보니 내 신세가 참 보잘것 없는 존재라 느꼈다.
아마도 그건 내 스스로 만든 내 위치겠지.
내가 무언가 허술해보이고 부족해보이고 서툴러보이니 내가 제일 만만하셨겠지.
형님에게도 가끔 기센 목소리로 언성을 높이시긴 하는데 야!라고도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내게도 늘 야!라고 하시는건 아니고 어멈아! 그러기도 하시지만 왠지 그렇게 부르실때 주위 조카들 보기도
그렇고 참 창피했다. 하지만 별 의미를 안두었던건 남편 부를때도 야! 그러시고 워낙 말투가 그래서려니 했었다.
내딴엔 어머니께 며늘이라기 보다 훈계자,연장자처럼 언성 높여 면박 주시고 하는 형님의 모습이 보기 안좋고
노후에 큰아들 내외에게 그런 대접받고 사는 시모가 안되보여 되도록 존중해 드린건데 그게 시모나 시댁 식구들에겐
어리숙하고 만만한 상대로 보이나보다. 나 없을때면 얼마나 날 우스운 존재 취급할까 싶다.
시모가 하도 나에게 형님 눈치보게끔 압력을 줘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현재는 형님이 시모를 모시고 있는 상황이니
형님 앞에서는 마냥 죄인마냥 쭈구러든다.
그리고는 남편에게 화를 낸다. 내가 왜, 난 아무 죄도 없는데 형님, 아주버님 한테 절절매고 살아야해?
왜 어머니는 자꾸 나까지 형님눈치를 보게 해? 이 집은 형님이 무슨 상전이야? 하며...
나이도 3살 차이밖에 안나는데 그깟 늙은 시모 모신다는 이유로 시댁 전체에서 가장 권력자같다.
시모가 넘 원망스럽다. 자기가 자식한테 해준게 없어서 대접 못받고 살면서 왜 내게도 그 눈치보고
주둑듬을 요구하는건지... 아니, 그렇게 하게끔 하질 않나.
내가 넘 모자르고 못난 인간이다.
그래, 사실 겁난다. 나더러 시모 데려가랄까봐...
남편앞에서야 "나도 받은거 없고 형님도 이제와 그러면 안되지. 자기 애셋 다 키워주고 살림해주었는데
늙고 병들고 이제는 살림이고 뭐고 쓸모 없다고 나한테 그러면 안되지" 말은 대차게 하지만...
시댁 식구들의 카리스마 앞에서 그런 사단이 일어나서 나더러 결정해라 한다면 대차게 말 잘 할 자신이 없다.
아마 남편과 대판 싸우고 혼자 징징 울겠지.
정말 기분 더럽고 우울한 일요일이었다.
내 몸도 구차하고 이렇게 비굴하게 저자세로 비위나 맞추는 못난 내 모습도 미치도록 싫다.
아무것도 자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