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3달만에 한 것 같다. 전화는 거의 내가 하는 편이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아마 연락이 끊겼거나 그랬을 것이다.
어쩌다가 그 친구가 전화라도 나한테 하면 항상
넌 왜 전화도 없냐고 타박받기 일쑤였다.
비단 친구뿐만이 아니라, 나하고 지내는 거의 모든 지인들이
항상 전화대화의 첫마디가 왜 연락도 없어?라는 것이다.
그 소릴 듣고 가만 되짚어보면, 나도 그 사람들한테 먼저 전화를 받아 본 기억이 거의 없다는 거다...ㅎㅎㅎ
내가 하거나 길에서 만나면 왜 연락안해? 이런다...
우리 시어머니도 마찬가지~내가 전화안드리면 절대 전화를 안하신다.
그리고 시댁을 방문하면 전화가지고 계속 꾸지람....
그럴수록 난 전화를 더 안하고....내 고집도 대단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도 나하고 싶은대로 살고 싶어졌다.
암튼 오늘은 친구한테 오랜만에 궁금도 하고, 여름은 잘 지내는지 안부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왈~전화비 많이 나오니까 나더러 전화 좀 해달란다.
그럼 난 전화비 안나오나?
난 전화하지 않았다. 하기 싫었다.
3분정도 통화했나? 대뜸 그러는데 너무 속상했다.
그 친구는 자꾸 나를 자기와 비교한다.
매우 부유하게 잘 자란 친구이다.
그에 비해 난 시골농부의 형제많은 집에서 그럭저럭 생활력 강하게 자란 타입.
결혼하고 세월이 지나 40줄에 들어서니
사는 것이 약간씩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난 공부하는 신랑만나 초년고생을 많이 했다. 내가 벌어서 학비며 생활비를 책임지고 살았다.
것도 의지할 곳 없는 외국에서...
7년 외국생활 마치고 귀국해서 대출끼고 이집 장만하기까지 5년.
그리고 올해는 10년된 차가 말썽을 부려 차를 바꿨다. 중형으로~~
그 친구는 서울 강남권에 집을 장만해 줄 정도로 괜찮은 시댁 만나서
힘들지 않게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지금도 공무원 남편만나 큰 굴곡없이 산다고
난 생각한다. 우리보다 3달쯤 전에 차도 바꿨다. 것도 시댁에서 사주었다. 우리보다 한 급 낮은 차이지만
좋은 차다.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오랫동안 보아온 친구의 성정으로 미루어,
아마도 차가 발단이 된 거 같다.
우리가 더 좋은 차를 사게 된 것이 별로 인거 같다. 난 기뻐서 친구한테 차를 샀다고 전화했더니,
왈, 잘 나가네~하더라. 그 친구가 차를 산다고 나한테 전화왔을 때 난 기꺼이 기뻐해주었는데...
2종류를 가지고 고민하길래, 이왕 시댁에서 사주는 거니까 더 좋은 차를 사라고 권하기까지 했는데.....
절대로 자기 감정을 못 숨기는 친구란 걸 알기에
몇 번 이런일이 있을 때마다 그냥 받아주고 너스레 떨며 넘어갔는데
이번엔 나도 그러고 싶지 않다.
내가 자기보다 못할때는 나를 엄청 위해주었다. 그게 위선이었던 걸까?
난 나보다 잘 살던 친구도 그냥 친구였을 뿐인데....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속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