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이의 담임 선생님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희 아이로 말하자면,선생님이 그리 좋아하는 성향의 아이는 아닙니다(비록 공부는 잘 할지라도요).
특별히 뭘 잘못한다기보다는 성향이나 사고 방식이 좀 독특하고 좋아하는 것에는 거의 미친다 할 정도로 몰두하고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그런 아이입니다.그런 저희 아이를 보고 어떤 사람들은 영재성이 있는 아이 같다 하지만,제가 보기엔 그렇게까지 똑똑한 애는 아닌거 같습니다.
아이가 좀 다른 애들과 다르다보니 아이들과 어울리기가 쉽지 않은게 사실입니다.저도 아이를 학교 보내면서 그 부분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었구요.
좀 성향이 독특한 아이라 선생님께 사랑 받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담임 선생님들이 미워하시거나 그러지는 않으셨습니다.힘은 좀 드셨겠지만요.
그런데,올 담임 선생님은 좀 다르십니다.
아이의 독특한 성향이 선생님이나 부모인 저를 힘들게 하는건 저도 압니다.하지만 제가 여러가지 정황을 봤을 때 선생님께서 저희 아이를 너무나 미워하십니다.
저도 저희 아이의 독특한 성향때문에 항상 죄인처럼 살아왔는데,문제는 그런 저희 아이 성향과는 무관한 어떤 일이 아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어 그로 인해 안 그래도 아이가 상처를 받고 있는데,거기서 생긴 오해로 인해 아이가 왕따를 당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작년까지 저희 애의 독특한 성향 때문에 저희 아이랑 별 상관없이 지내거나 안 친하게 지내는 아이들은 있었어도 올해처럼 대놓고 골탕먹이고 무리지어 왕따 시키며 상처를 준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담임 선생님은 그 사실을 모르시는건지 알면서도 저희 애가 미워서 그러는건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계십니다.제가 짧은 전화로 몇번 말씀드려도(구체적인 얘기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 말씀이 없으시고 저희 아이로 인해 선생님의 불편한 점만 말씀하십니다.게다가 오히려 아이들 앞에서 심하게 인격모독을 주면서 왕따를 부채질 하고 계십니다(저희 아이 거의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고 이러다 뭔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중입니다).
전 학교에 부모가 꼭 가야할 일 아니면 안 가는 사람입니다.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선생님의 처신이 내 방식과 다르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선생님 권한이니 학부모가 그 권한을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그리고,지금까지 촌지 한번 내민적 없고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주변에 제가 아는 보통 엄마들과 초등학교 선생님들(제 친정쪽 친척중에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좀 많습니다)에게 저희 아이의 특성과 반복되는 어느 사건들에 대한 선생님의 태도에 대해 상의를 했었습니다.그 분들 모두다 저희 아이를 실제로 만나봤고 알고 있고요.모두들 선생님의 행동에 대해 좀 이해가 안된다는 식으로 얘기했고 한번 선생님을 찾아보는게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아는 엄마들이 저에게 그럽니다.빈손으로 가지 말라고요.어쩜 엄마가 너무 학교를 안 가니까 뭔가 원하는데 안 오니까 그런거 같다고 그럽니다.
하지만,전 저희 담임 선생님의 이해 안 가는 몇몇 행동이나 사고처리에는 불만이지만,선생님이 그런걸 바라시는 분이라고는 생각지 않고 지금까지 촌지란 쓸데없는 일이라 생각해왔고 절대 안 한다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아는 엄마들이 그럽니다.저의 소신은 알겠지만,그렇다고 계속해서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는 없지않냐고,자기들도 촌지는 안된다 생각하고 자기들 남편도 촌지라면 펄펄 뛰는 상황이지만,우리 아이 같은 상황이라면,이렇게 상처를 받고 있는 상태라면(오해는 오해를 계속해서 낳는 법인데) 현실과 타협할 수 밖에 없을거라고,저와 우리 아이를 위해서 해주는 말이라고 그렇게 말합니다.
저도 궁지에 몰리다보니 정말 그래야 하는건가? 아니야,지금까지 죄인처럼 살아왔지만 아니건 아니라고 똑바로 얘기해야지.이 두 마음에서 정말로 왔다갔다 합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