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프다보면 모든게 서운하고 미워진다.
암 수술후 집에와 회복 중인 나에게 남편이 건넨 한마디.."이제 어머니는 어쩌냐?"
이런 제길.. 욕이 절로 나왔다. 끓어 오른는 분노를 속으로 삭히며
"당장 급한거 아니니깐...천천히 생각해 보자"
항암치료도 해야 되고 방사선도 해야되고.. 암은 수술후 치료와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하던데
이 시점에 잘살고 계시는 어머니 얘기를 왜 꺼내냐 말이다.
아들만 삼형제고 능력없는 큰 아들하고는 살고
싶어도 큰며느리가 싫어하니 같이 못사실테고 나중에 둘째인 우리가 모셔야겠다고 말은 안해도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다.
근데 와이프가 아프니 당장 자기엄마 못모실꺼 걱정하는것 같아 배신감에 손이 떨렸다.
암이 감기처럼 가벼운 병도 아니고 5년 10년 생사를 걱정하며 관리하는 병인데 어떤 마음으로 저런 말을
하는 것일까?
내가 비록 암에 걸렸어도 당장 죽는건 아니니 우리가 모셔야지... 설마 이런 말을 하길 원하는 것일까?
지금까지 결혼해 살면서 장남이 잘돼야 집안이 바로 된다는 신랑의 뜻에 따라 참 바보같이 살았다.
둘째이면서 티 안나는 장남 노릇 따라 주느라 시댁에 참 많이도 퍼 주었다.
우리는 전세 살면서 경매로 넘어간 시댁 집 경낙받아 살려주고 아주버니 보증서주다 빚 떠 안고 사업자금 대
달라고 해서 모은돈 다 털고 빚까지 지고....
요즘에야 신랑이 조금 정신차리나 싶었는데....
요즘 나는 몸도 아프지만 마음이 더 아프다.
살면서 이렇게 외롭기는 처음이다.
"여보, 아픈 당신 와이프 생각도 좀 해줘요..."